[헤럴드POP=이소담 기자]적어도 ‘싱글라이더’ 만큼은 안소희 연기력 논란에 대한 이야기는 나오지 않을 듯 하다. 대체 안소희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지난해 유일한 1,000만 영화 ‘부산행’(감독 연상호)에 출연한 안소희. 연상호 감독에게 스스로를 어필하며 작품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을 만큼 고군분투 했지만, 영화가 공개되자 안소희의 연기력에 대한 의문이 뒤따랐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방송된 tvN 드라마 ‘안투라지’에서도 연기력 논란에 시달린 안소희다.
그런데 참으로 신기하다. ‘부산행’과 ‘안투라지’ 사이, 그러니까 지난해 3월21일부터 5월9일까지 촬영한 영화 ‘싱글라이더’(감독 이주영/제작 퍼펙트스톰필름)에선 안소희의 이른바 발연기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물론 이후 같은 해 6월1일부터 9월26일까지 촬영한 ‘안투라지’에선 여전히 아쉬움이 남았지만. 그렇다면 ‘싱글라이더’를 촬영하던 중 안소희에겐 어떤 변화가 있었던 것인지, 이주영 감독에게 직접 물었다.
이주영 감독은 21일 서울 소격동 한 카페에서 헤럴드POP과 인터뷰에서 “안소희 캐스팅을 두고 필요이상으로 많은 사람들이 걱정을 했다. 그래서 나도 필요 이상으로 안소희가 맡은 캐릭터를 잘 표현하려고 노력했다”고 운을 뗐다.
‘싱글라이더’는 증권회사 지점장으로서 안정된 삶을 살아가던 한 가장이 부실 채권사건 이후 가족을 찾아 호주로 사라지면서 충격적인 진실이 밝혀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병헌이 실적 좋은 증권회사 지점장이자 모든 것을 잃고 사라진 한 남자 강재훈 역, 공효진이 새로운 꿈을 찾고 싶은 재훈의 아내 이수진 역, 안소희가 재훈에게 도움을 청하는 호주 워홀러 유진아 역을 맡았다.
시나리오 단계부터 안소희의 외모를 염두에 뒀다는 이주영 감독은 “안소희 본인도 영화 속 유진아와 같은 정서를 갖고 있다. 어릴 때부터 학교, 가족과 떨어져서 사회생활을 한 친구라 내게는 그런 점이 끌렸다. 그리고 안소희가 유진아란 캐릭터를 대하는 태도도 이병헌 못잖게 엄청 진중했다. 고민을 되게 많이 했다”고 칭찬했다. 이어 이주영 감독은 “호주 촬영 현장 상황이 열악했다. 시간이 없었다. 어떤 건 한 테이크 만에 오케이를 해야 했다. 찍을 수 있는 기회가 단 한번 뿐인데 잘해줬다. 중국 식당 앞에서 길을 건너는 장면 같은 경우는 안소희가 비틀거리며 넘어지고 그래야 하는데 도로 통제가 풀리기 직전이라 촬영을 한밖에 할 수 없었다. 사실 본인도 수차례 연기해서 그 중 제일 자연스러운 걸 썼으면 좋겠는데 촬영 기회가 한번뿐인 경우가 여러 번 있었다”고 오히려 극한의 촬영 환경이었지만 좋은 연기가 나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주영 감독은 “그래도 아쉽지만 그 때 그 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쭉 봤다. 너무 예쁘고 사랑스럽다. 좋은 배우다. 앞으로 더 좋은 배우가 될 거다. 사실 아직까지는 이제 시작하는 배우이지 않난. 더 많은 가능성을 갖고 있다고 본다. 오히려 ‘싱글라이더’보다 더 좋은 작품을 만나면 더 잘할 것이다. 이병헌도 공효진도 안소희에게 애정을 갖고 함께 작품을 만들어 나갔다”고 전했다.
“안소희의 얼굴을 염두에 두고 시나리오를 썼다”는 이주영 감독은 “사실 이 시나리오가 영화로 제작될 거란 생각을 안했다. 이렇게 비유하면 어떨지 모르겠는데 물건을 새로 사면 반짝반짝하고 각이 져 있잖나. 안소희의 그런 느낌이 좋았다. 인물소개에 ‘눈도 코도 입도 뾰족한 하얀 주근깨 있는 아이’라고 적었다. 사실 그게 안소희 외모를 생각한 거다. 그렇게 생긴 아이가 영화 속 사건을 맞으면 참 마음 아플 것 같단 생각을 했다. 이제 뭔가를 할 수 있는 나이인데 그런 게 더 슬프지 않을까 싶어서 말이다”고 밝히기도.
이주영 감독은 “난 안소희가 반짝반짝 해서 좋아한다”며 “물론 영화 속 모든 장면이 좋은 건 아니다. 본인도 아쉬울 것이다. 안소희가 유진아 캐릭터를 좋아해서 더 연기하고 싶어 했는데 상황이 여의치 않아서 아쉽다. 이병헌 공효진이야 워낙 잘하잖나. 안소희 본인은 자기가 부족한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끝까지 가보고 싶어 했는데 가볼 상황이 안됐다. 이제 막 시작한 거라서 이것저것 다 해보고 싶은 욕망이 있을 텐데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오히려 안소희의 연기 열정을 뒷받침해주지 못했던 촬영 환경에 대한 미안함을 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싱글라이더’ 속 안소희는 반짝반짝 빛나며 안정적인 연기력까지 보여줬으니, 이주영 감독의 애정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싱글라이더’는 오는 22일 개봉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