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성선해 기자] 배우 김향기(16)가 '눈길'에 꾹꾹 눌러 담은 진심을 밝혔다. 그에게 '눈길'은 배우의 책임감을 느끼게 해준 작품이다.
영화 '눈길'(감독 이나정/제작 KBS 한국방송공사)에 출연한 김향기의 홍보 인터뷰가 21일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 모처에서 진행됐다. 1944년 일제강점기 말이 배경이다. 극 중 김향기는 가난하지만 씩씩한 소녀 종분 역을 맡았다. 쌀을 구하러 나간 어머니를 동생과 함께 기다리다가 한밤중 납치돼 위안부에 끌려가게 되는 인물이다.
'눈길'은 지난 2015년 KBS 2TV에서 드라마로 먼저 방영됐다. 이후 2년이 지나서 영화로 다시 관객을 찾는다. 김향기는 "영화화된다는 건 그만큼 많은 분들이 관심을 주신 거라고 본다. 감사드리고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드라마로 볼 때랑 영화로 볼 때랑 살짝 느낌이 다르더라. 큰 스크린에서 끊기지 않고 쭉 모든 걸 다 보여주다 보니 감정이 고스란히 전달됐던 것 같다. 내가 중3 때 '눈길'을 찍었다. 그때가 사춘기였고, 친구들과 노는 걸 좋아하는 시기였다. 그래서 위안부에 대해서도 크게 찾아보진 않았다. 그런데 작품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관심이 가더라."
이날 실제로 김향기는 위안부 피해자 브로치를 달고 인터뷰에 임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밝고 긍정적인 종분이가 절망을 느낄 수밖에 없던 상황이 기억에 남는다. 또한 위안부로 끌려가는 소녀들이 기차칸에 모여있던 신도 생각난다. 어린 소녀들이 아무것도 모르고 끌려가는 거지 않나. 그 혼란스럽고 두려운 마음이 느껴졌다"라며 눈물을 글썽였다.
김향기는 "'눈길'은 정신적으로나 감정적으로 힘든 지점이 많았다. 각 장면마다 달랐다. 에너지를 너무 쏟아서 한 가지를 꼽기가 어려울 정도다"라고 했다. 그런 그에게 가장 힘이 됐던 건 함께 호흡을 맞춘 김새론이다. 두 사람은 MBC '여왕의 교실'에서 이미 한 번 만난 바 있다.
오랜만에 '눈길' 시사회에서 만난 두 사람은 서로 마주 보며 울기만 했다고. 김향기는 "우리 둘 다 영화를 보면서 눈물을 흘렸다. 말도 제대로 못했다. 분명 여러 번 봤고, 심지어 내가 연기를 했음에도 계속 목이 메고 가슴이 답답했다. 새론이도 좀 그랬던 것 같다"라며 "영화를 통해서 우리가 느낄 걸 보여드릴 수 있어서 좋다. 위안부 문제를 더욱 알리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눈길'은 3.1절에 개봉한다. 정말 큰 의미라고 생각한다. 모든 분들이 영화를 보시면 우리와 같은 마음이실 거라고 생각한다. 그 감정을 잊지 말고 책임감을 갖고 극장을 나오셨으면 한다. 물론 관객마다 내 연기를 봤을 때 뭘 느끼는지는 다를 거라고 본다. 그저 내 진심이 전달되길 바랄 뿐이다."
'눈길'은 일제 강점기 서로 다른 운명으로 태어났지만 같은 비극을 살아야 했던 종분(김향기)과 영애(김새론 분) 두 소녀의 가슴 시린 우정을 다룬 드라마다. 지난해 제16회 전주국제영화제를 시작으로 제18회 상하이 국제영화제, 중국 금계백화장 시상식 등에 초청되었으며, 금계백화장 시상식에서 최우수 작품상, 김새론은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거뒀다. 오는 3월 1일 개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