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MA

[팝인터뷰]'싱글라이더' 감독 "까다로운 이병헌? 짜증 한번 안냈다"

입력 2017-02-21 14: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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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싱글라이더' 이주영 감독/사진=서보형 기자
영화 '싱글라이더' 이주영 감독/사진=서보형 기자

[헤럴드POP=이소담 기자]‘싱글라이더’ 이주영 감독이 이병헌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이주영 감독은 21일 서울 소격동 한 카페에서 헤럴드POP과 인터뷰를 갖고 영화 ‘싱글라이더’(감독 이주영/제작 퍼펙트스톰필름) 이병헌 캐스팅과 촬영 뒷이야기를 전했다.

‘싱글라이더’는 증권회사 지점장으로서 안정된 삶을 살아가던 한 가장이 부실 채권사건 이후 가족을 찾아 호주로 사라지면서 충격적인 진실이 밝혀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병헌이 실적 좋은 증권회사 지점장이자 모든 것을 잃고 사라진 한 남자 강재훈 역, 공효진이 새로운 꿈을 찾고 싶은 재훈의 아내 이수진 역, 안소희가 재훈에게 도움을 청하는 호주 워홀러 유진아 역을 맡았다.

이날 이주영 감독은 “아는 분이 이병헌에게 시나리오를 전해줬다. 시나리오를 제일 처음 보고 맹목적으로 지지해준 사람이다. 그런데 이병헌에게 시나리오를 줄 거라고 하더라. 당시에 난 그 사람을 잘 알지 못하는 상태였기 때문에 허세가 있나 싶었다. ‘그러시던가요’ 하고 말았다. 설령 전해준들 ‘그래서 뭐?’ 이랬는데 실질적으로 전달한 지 얼마 안돼서 바로 이병헌에게 연락이 와서 놀랐다. 이게 무슨 일인가 싶더라. 그 때부터 일이 진행이 되는데 롤러코스터를 타는 기분이었다”고 털어놨다.

영화 '싱글라이더' 이주영 감독/사진=서보형 기자
영화 '싱글라이더' 이주영 감독/사진=서보형 기자

이어 이주영 감독은 “이병헌이 ‘매그니피센트7’ 촬영 중에 한국에 왔다. 시나리오 미팅을 하고 싶다고 하더라. 가장 기본적으로 이 이야기를 왜 썼는지, 내가 누군지에 대해 궁금해 하더라. 굉장히 적극적으로 호감을 표시했었다. 영화로 배우를 만난 건 처음이라서 되게 이상했다. 사실 영화는 처음이라 이병헌이 그러는 게 얼마만큼의 적극도인지는 몰랐다. 지금 생각해보면 굉장히 적극적이었고 좋아했던 것 같다”고 당시 기억을 떠올렸다. 이주영 감독은 “이병헌이 자긴 지금도 미국에서 말 타고 칼 던지고 까맣게 태운 피부에 수염 기르고 촬영 중인데, 요즘은 시나리오가 다 장르물만 들어왔다더라. 그러던 중 ‘싱글라이더’ 같은 시나리오를 너무 오랜만에 받았다고 했다. ‘이 걸 내가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하더라”고 다양한 시나리오에 목 말랐기에 이병헌이 출연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나 또한 ‘달콤한 인생’을 굉장히 좋아한다. 이병헌에게 어필을 하기보다도 ‘제가 달콤한 인생 너무 좋아하는데요’ 등의 엄한 이야기를 했었다. 준비 하고 나간 자리가 아니라서 횡설수설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나를 보고도 하겠다고 해서 놀라웠다. 신인 감독이라서 내가 불안했다고는 하는데 난 무뎌서 몰랐다. 그래도 본인에겐 이 작품을 선택을 한 것에 있어서는 자신감이 있었던 것 같다. 내가 당연히 부족한데 내가 부족해도 본인이 충분히 메울 수 있다고, 어떻게 할지 플랜이 섰기 때문에 출연한 듯 하다.”

그런 이병헌을 데려다가 이주영 감독은 그야말로 생고생을 시켰다. 아니, 이주영 감독도 스태프도 배우도 모두 적은 제작비에 호주 촬영까지 그야말로 고난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모두가 힘을 모은 끝에 웰메이드 작품이 탄생할 수 있었다.

특히 이병헌이 차지게 따귀를 얻어맞는 신에선 관객석이 일순간 술렁이기도. 이에 이주영 감독은 “이병헌이 따귀를 네다섯 대 맞았다. 나중엔 정말 짜증내더라”고 웃으며 “액션영화는 화려하고 멋있잖나. 반면 나는 한 대를 맞아도 사람이 퍽 고꾸라지는 듯 한 안타까운 느낌을 주고 싶었다. 인간적인 폭행신이 있으면 이 사람이 얼마나 심리적으로 힘든 지 느껴질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영화 '싱글라이더' 이주영 감독/사진=서보형 기자
영화 '싱글라이더' 이주영 감독/사진=서보형 기자

“이병헌 같은 경우는 매 컷, 매 신마다 이야기를 정말 많이 했다. 말 많은 것 알잖나.(웃음) 그 신과 감정에 대해서 다 이야기를 했다. 본인이 생각한 게 맞다고 하면 알아서 연기를 하는 편이었다. 호주 촬영 때도 걷는 신에 대해 이병헌이 불평불만 정말 많았다. 걷다 지쳐서 나중엔 대충 찍어서 붙이라고 했을 정도다. 그래서 그렇게 해볼까 시도도 해봤는데 컷이 안 붙는 거다. 상황에 따라 걷는 리듬까지 모두 다르게 미세하게 연기를 해놨더라. 얼굴이나 대사는 화면에 대놓고 드러나는데 사소한 발 클로즈업 하나같은 것도 되게 다르게 연기를 했더라. 그래놓고는 ‘또 어디 걸어가면 되는데?’ 이래서 ‘저기서 걸어오심 돼요’ 그러면 ‘하루 종일 걸어 다녀!’ 그러고. 워낙 장난을 잘 쳐서 매번 농담으로 투덜댔다. 이병헌이 진짜 웃긴 게 본인은 큰 배우이잖나. 난 신인 감독이고. 처음이라 미숙한데 내가 요구하는 게 있으면 저기서 돌아보고 장난으로 투덜거리면서도 다 해준다. 물론 끝나면 또 잔소리하고.(웃음)” 이주영 감독은 “호주 시드니 시티에서 촬영을 할 땐 현지 교민들이 되게 많이 몰려왔다. 상황이 열악해서 배우가 숨어있을 데가 없었다. 모여든 인파 때문에 촬영이 지체될 것 같으면 이병헌한테 죄송한데 저기 가서 서있으라고. 사람들한테 안 보이는 곳으로 말이다”며 “사소한 걸 말하면 영화 외적으로 내적으로 꼭 한소리씩 하고 뭐라고 하면서도 다 들어준다”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스태프들도 그렇고 처음에는 할리우드 배우 간판이 있으니까 부담스러워하고 까다로울 거라고 생각하고 근처에도 안 갔는데 영화를 찍고 나서는 뒤풀이가 너무 훈훈했다. 다들 너무 이병헌을 좋아했다. 진심으론 짜증 한번 안냈다. 현장에선 ‘감독 또 저래’ 이러면서도 스태프들 배려했다. 스태프들이 너무 좋아해서 자기들은 이병헌이 그런 사람인줄 몰랐다고 하더라. 미담 같은 뒤풀이 현장이었다. 나도 조금 어려운 작업을 한번 하고 나면 좋던 관계도 멀어지고 그러는데 이병헌은 대단한 사람이구나 생각했다. 존경하는 마음이 생겼다. 저렇게 밀도 있고 한결 같이 변하지 않고 연기해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날 수 있을까 싶더라. 첫 작품을 인성 좋은 배우와 만나서 좋다. 사실 배우 중엔 감정기복이 심한 이들도 많은데 이병헌은 한결같다.”

한편 '싱글라이더'는 오는 22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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