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소담 기자]정우의 연기 욕심은 끝이 없었다.
배우 정우는 최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헤럴드POP과 영화 ‘재심’(감독 김태윤/제작 이디오플랜) 인터뷰를 갖고 독한 연기 욕심을 드러냈다.
‘재심’은 대한민국을 뒤흔든 목격자가 살인범으로 뒤바뀐 사건을 소재로 벼랑 끝에 몰린 변호사 준영(정우)과 살인 누명을 쓰고 10년을 감옥에서 보낸 현우(강하늘)가 다시 한 번 진실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다루기도 했던 약촌 오거리 살인사건을 모티프로 정우, 강하늘, 이동휘, 김해숙 등이 출연한다.
정우는 “처음에 시나리오를 볼 때 어떤 선입견일 수 있어서 되도록 이 영화에 대한 정보를 듣지 않고 시나리오 자체만 보려고 하는 편이다. 전작 ‘히말라야’로 마찬가지였다. 알고 보니 다른 배우가 캐스팅돼 있다거나 어떤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건 나중에 알았다. ‘재심’도 마찬가지였다. 정보를 모르는 상태서 시나리오를 봤다. 처음엔 큰 기대 없이 봤다. 그런데 굉장히 흥미롭더라. 다음 이야기가 궁금했다. 시나리오가 재밌어서 아껴서 봤다”고 ‘재심’에 대한 첫 기억을 떠올렸다. “나중에 실화라는 이야기를 듣고 놀랐다. 이야기 자체가 말도 안 되잖나. 그래서 촬영 들어가고 나서 약촌오거리 실화를 다룬 ‘그것이 알고 싶다’를 봤다. 이야기의 이미지나 시나리오, 팩트를 다룬 다큐멘터리가 온도가 다를 수 있잖나. 촬영을 하면서 시나리오의 온도에 조금 다가갔을 때 다큐를 보면 혼란스럽지 않겠다는 생각을 했다. 사실 다큐는 언제든지 볼 수 있잖나. 내가 출연하는 작품의 이야기를 다룬 건데 얼마나 보고 싶었겠나(웃음). 그리고 나서 박준영 변호사와 실화 주인공도 만났다.”
“준영 역은 결론을 내기가 정말 쉽지 않았다”는 정우는 “우선 준영이란 인물을 생각했을 땐 그에게 공감했다. 내가 준영처럼 현우를 도울 수 있다는 것까진 아니어도 만약 내가 현우라면, 이 사건의 주인공이라고 생각하면? 상상하기가 굉장히 쉽지 않고 두렵고 자신 없다. 나 하나만 생각해도 자신이 없는데 나의 부모님, 가족들을 생각하게 되잖나. 그렇다면 정말 자신 없다”고 털어놨다.
‘응답하라1994’에서 의사를 연기한 정우는 ‘재심’에선 변호사로 또 다시 고학력자를 연기했다. 정우는 “의사도 연기했고 대단한 인물을 많이 연기했다. ‘재심’ 변호사 역을 위해서는 아무래도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조금 있었다. 가장 많이 준비한 건 사건을 브리핑하거나 보상금 청구에 대해 설명하고 이야기하는 장면이었다. 초반에 나오는데 막힘없어야 하잖나. 직업처럼, 그냥 읊어대는 것처럼 숫자 외우는 것처럼 호흡이 나와야 해서 연습을 많이 했다. 처음 연습할 땐 어색했는데, 연습하면서 어색한 단어나 그런 것들을 자연스럽게 물 흐르듯 연기하려고 했다. 다행히 어색하게 보진 않은 것 같더라”고 고충을 털어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심’에서도 압도적인 오열신을 보여준 정우. 대체 비결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이에 정우는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은 영화 ‘바람’을 언급하며 “‘바람’을 촬영하면서 느낀 게 많았다. 장례식장에서 아버지를 만나는 장면이 있었는데 그 장면에서 뭔가 느끼는 것들이 있었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내가 경험했던, 내가 느꼈던 감정과 비슷한 경우를 생각하며 눈물 연기를 한다. 또 영화를 촬영하고 시간이 흐르잖나. 시작하자마자 모든 감정을 느끼진 못하지만 연기를 하면서 조금씩 이해하는 과정이 있다”고 답했다.
이어 정우는 “오열신을 좋게 봐주시는데 난 볼 때마다 아쉽다. 다른 연기도 마찬가지다. 진심으로 하려고 노력하는데 말처럼 쉽지는 않다. 이게 연습을 할 수도 없고. 연습만으로는 되지 않는 것 같다. 현장에서도 연습한대로 해야지 하는데 그건 안 되더라. 더 긴장하니까”라고 계속된 연기 고민을 털어놨다. 연기 욕심만큼은 최고인 정우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