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노윤정 기자] 지금 ‘미씽나인’에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MBC 수목드라마 ‘미씽나인’(연출 최병길/극본 손황원)이 반환점을 돌고 후반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억울한 누명을 뒤집어 쓴 서준오(정경호 분)가 살아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어렵사리 한국 땅을 다시 밟으며 최태호(최태준 분)를 향한 반격이 시작될 전망.
그동안 ‘미씽나인’은 무인도에 조난당해 있던 4개월 동안의 이야기가 생존자들의 입을 통해 현재 시점에서 그려졌다. 조난자들이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스토리 안에 윤소희(류원 분)와 신재현(연제욱 분)의 죽음에 얽힌 미스터리가 더해지며, 극은 쫄깃한 전개를 보여줬다. 조난자들의 처절한 사투, 날실과 씨실처럼 얽혀 하나의 스토리를 만드는 과거와 현재 시점의 이야기가 흡인력을 가졌다.
하지만 극 중 모든 악행의 중심에 서있는 최태호가 서준오와 라봉희(백진희 분) 측에 대해 절대적인 우위를 점하면서 시청자들을 답답하게 했다. 최태호는 죽을 위기에서도 살아남아 사람들을 헤쳤으며, 자신의 대중적 인지도와 장도팔(김법래 분)의 힘을 등에 업고 뻔뻔하게 자신의 죄를 서준오의 죄로 만들었다. 때문에 시청자들은 서준오가 돌아와 최태호가 죗값을 치르게 되길 바랐다.
시청자들의 바람대로 서준오는 생존해 있었다. 그는 최태호의 거짓 증언들을 뒤집을 가장 강력한 증인으로, 사람들은 그의 생환과 함께 최태호를 향한 속 시원한 반격이 펼쳐지길 기대했다.
하지만 22일 방송된 11회에서는 느닷없는 코믹한 전개로 가장 늘어지는 전개를 보여줬다. 그동안 이야기가 속도감 있고 긴장감 있게 전개됐던 것과 다른 모습이었다. 서준오가 배를 타고 밀입국하는 장면, 정기준(오정세 분)과 재회하는 장면 등이 우스꽝스럽게 연출된 것은 물론, 해당 장면들에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이날 전개는 무거운 극 분위기와 상반된 가볍고 시트콤적인 연출로 개연성을 떨어뜨렸다. ‘미씽나인’은 현재 사람들의 죽음에 얽힌 진실을 밝히고, 진범을 잡아 법의 심판을 받게 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결코 가벼운 내용이 아니다. 초반에는 분명 손에 땀을 쥐고 본다고 할 정도로 긴장감 넘치는 연출을 보여줬다.
하지만 밀입국 하는 사람들이 놀음판을 벌이고 있고, 배신감을 느껴야 할 서준오와 그에게 미안함을 안고 있는 정기준이 난 데 없는 추격전을 펼치고 그 과정이 코믹하게 그려지며, 극의 전개를 느슨하게 만들었다. 서준오와 최태호가 본격적으로 대립하게 될 가장 중요한 시점에서 스토리 전개가 더뎌진 것이다.
그동안 ‘미씽나인’은 코믹한 요소들을 극에 적절하게 섞어 넣으며 극을 너무 무겁지 않게 만들었다. 특히 정경호와 오정세의 능청스러운 연기는 자연스러운 웃음을 전했고, 치밀한 전개 속 적절히 버무려진 웃음 포인트가 호평을 이끌어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 정도가 과해지며 시청자들의 몰입을 방해했다. 무엇보다, 지금 시청자들이 원하는 것은 코믹한 전개가 아닌 ‘사이다 전개’다. 다음 전개에서는 답답함을 씻고 통쾌함을 느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