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MA

연기밖에 모르는 김남길x천우희가 멜로로 만난 '어느날'(종합)

입력 2017-03-07 11:5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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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어느날' 김남길, 천우희/사진=민은경 기자
영화 '어느날' 김남길, 천우희/사진=민은경 기자

[헤럴드POP=이소담 기자]‘어느날’ 김남길, 천우희가 만났다. 연기는 믿고 보는 배우들이니 이젠 관객의 선택만 남았다.

영화 ‘어느날’(감독 이윤기/제작 인벤트스톤) 제작보고회가 7일 서울 CGV압구정에서 배우 김남길, 천우희, 이윤기 감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연기파 두 배우의 연기에 대한 고민의 흔적을 엿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어느날’은 혼수상태에 빠진 여자의 영혼을 보게 된 남자 강수(김남길)와 뜻밖의 사고로 영혼이 돼 세상을 처음 보게 된 여자 미소(천우희)가 서로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날 김남길은 "처음엔 시나리오를 보고 '어른동화' 같은 생각이 들어서 못 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몇개월 뒤 시나리오를 보고 많이 울었다. 사람이 처한 상황과 심리에 따라 영화가 다르게 보일 수 있겠구나 싶더라. 이 작품을 꼭 해야겠다는 거창한 이유보다는 그냥 내가 느낀 걸 관객에게 전달하고 싶었다. 또 이야기 중심인 것도 욕심 났다. 이윤기 감독의 이야기와 정서에 대해서도 믿음이 있어서 함께 작업을 해보고 싶었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이에 천우희 또한 "나도 처음엔 못 하겠다고 했다. 너무 간지러운 것 같더라. 그런데 김남길과 이윤기 감독의 이야기를 듣고 출연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에 이윤기 감독은 "영화를 만든 계기는 어떻게 하다가 내게 시나리오가 들어왔기 때문이다. 내가 기획한 건 아니다. 오래 전부터 기획을 한 친구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이 이야기가 내가 가진 색깔로 풀어낼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고민을 1년 이상 했다. 어떤 이들은 쉽게 결정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 난 개인적으로 나 스스로 차별화 시키진 않는다. 결국 내가 가진 색깔은 어딘가에는 다 들어가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이야기가 다르고 장르적 특성이 다를 뿐이다. 그런 차이일 뿐이지, 이번 영화는 조금 더 편하게 볼 수 있다는 차별점만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작과의 차별점을 언급했다.

영화 '어느날' 김남길, 천우희/사진=민은경 기자
영화 '어느날' 김남길, 천우희/사진=민은경 기자

영화에서 강수에게만 미소가 보이는 설정에 대해 김남길은 "이 부분을 어떻게 관객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고민했다. 과학적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잖나. 그래서 이야기 진행에 있어서 현실적인 것보다 더 현실적으로 표현하려고 했다. 사실 어른동화 같은 느낌, 판타지 같은 느낌보다는 영화니까 캐릭터가 땅에 발을 붙일 수 있도록 감독님이 많이 도와줬다. 미소는 강수에게만 보이지만, 사람들이 영혼인지 귀신인지 자각하지 못하고 그냥 봤으면 좋겠단 생각으로 연기했다"고 연기에 대한 깊은 고민을 공개하기도.

배우, 감독의 서로에 대한 첫인상도 공개됐다. 천우희는 “내가 현장에 촬영하러 갈 때 꾸미고 가는 스타일이 아니다. 배우로서 연기에 임하려면 자연스러운 상태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옷은 편안하게 입어야 한다. 있는 그대로 가서 배역을 입히는 거다. 그 날도 편안하게 갔다. 주변에선 꾸미고 다니라고 한다. 그래도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자연스럽고 솔직할 것 같았다. 사실 남자 배우들도 많이 꾸미잖나. 그런데 김남길이 너무 편하게 상하의 세트로 트레이닝복을 입고 왔더라. 인사는 공손하게 하는데, 되게 편안하게 연기에 임하는 자세가 된 배우구나 싶더라"고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천우희는 "호흡을 맞춘 남자 배우 중 비슷한 나이 또래는 김남길이 처음이었다. 물론 선배라고 해서 어렵거나 불편한 건 없었다. 배우로서 연기호흡도 좋고 편안하게 해줬는데, 김남길 같은 경우는 특히 사람을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매력이 있다. 워낙 짓궂기도 하다. 연기를 할 때 집중을 하지 못하게 만드는 편이다. 내가 감정신을 연기하거나 진지하게 연기를 하려고 하면 촬영 직전까지 까불다가 본인은 촬영 시작하면 연기를 엄청 진지하게 잘하더라. 가볍게 편하게 연기를 툭툭 주고 받는 연기를 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그러자 김남길은 "거기에 방해 받는 배우도 있어서 요즘은 자제한다. 배우를 봐가면서 그러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천우희는 "김남길은 본인의 성격이 가장 드러나는 작품을 했으면 좋겠단 생각이 들 정도로 성격이 매력적이다. 좋은 배우다. 물론 나도 항상 어두운 연기를 해왔지만, 그게 내 안에 있는 것들을 꺼내 쓰는 거잖나. '어느날'에서는 내 안에 있는 밝은 면을 꺼내 연기할 수 있어서 즐거웠다. 물론 지금까지의 작품에서 보여줬던 면들이 내 안에 없다고는 할 수 없다. 그래도 대사 톤이나 행동이나 이런 것들이 가장 일상 생활에 근접한 작품이 '어느날'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영화 '어느날' 천우희/사진=민은경 기자
영화 '어느날' 천우희/사진=민은경 기자

그러자 이윤기 감독은 "처음엔 김남길, 천우희 모두 말이 없을 것 같았다. 정말 고민했다. 그런데 그 편견은 1분 만에 깨졌다. 말이 너무 많다. 정말 시끄럽다. 트레이닝복을 입는 건 소탈한 배우들도 많아서 괜찮았다. 그런데 둘 다 옷이 한벌밖에 없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셋이 모여 있으면 그냥 자포자기였다"고 폭로해 폭소를 유발했다.

수다스러운 평소 모습과 달리 영화에선 시각장애인 연기를 해야만 했던 천우희는 "초반엔 시각장애 연기에 중점을 많이 뒀다. 연기적으로 분석도 많이 했다. 내가 갖고 가고 싶은 것들은 구체적인 디테일의 묘사였다. 하지만 영화적 흐름과 보여주고자 하는 그림이 달라서 과감히 포기한 부분도 없잖아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렇다면 사람들의 눈에 보이지 않게 된다면 무엇을 하고 싶을까? 김남길은 "어릴 땐 은행에 가서 돈도 가져오고 싶고 그런 상상을 하곤 했는데 지금은 갈 곳이 없다. 슬픈 이야기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세상을 알아가고 현실적인 생각만 하게 되더라. 이젠 그런 질문을 받으면 '말도 안 되는 질문 하지마'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런데 '어느날'이란 시나리오는 그런 내게도 다른 시점으로 보였다. 그래서 출연하게 됐다"고 말했다.

천우희는 "단순하게 생각했다. 내가 집에 있을 땐 뭘 걸치고 있지 않는다. 누구의 시선도 신경쓰지 않고 자유롭게 외출을 하면 좋지 않을까 싶다"며 "강수처럼 한 명의 눈에만 보여도 한명이니까 괜찮지 않을까"라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배우들의 특별한 순간에 대한 이야기도 이어졌다. 천우희는 "매 순간이 내겐 특별하다. 배우 생활을 하고 있는 모든 순간이 말이다. 배우로서 인정 받는 순간도, 연기를 하고 있는 순간 모두가 내게는 특별한 순간이다"고 답했다. 이에 김남길은 "여우주연상을 받은 순간도 특별하지 않았나. 나도 상 받고 싶다"고 갑자기 수상 욕심을 드러내 취재진마저 웃음을 터트리게 만들었다. 과연 김남길의 바람처럼 관객에게도 사랑 받고, 수상의 기쁨까지 누릴 수 있을지 ‘어느날’은 오는 4월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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