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드라마

[팝인터뷰①]장승조 "무대 쉬는 2년간 공연 보는 것 피했다"

입력 2017-03-12 06:5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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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POP=김은정 기자] 오랜만에 무대로 돌아온 배우가 있다. 그의 이름은 장승조. 2005년 연극 '청혼'로 데뷔한 그는 10년이 넘는 시간을 뮤지컬과 연극 무대에서 종횡무진 활약했다. 그런 그가 무대에서 모습을 감춘 건 지난 2015년. 장승조는 무대 활동을 잠시 중단하고 TV드라마를 통해 연기자로서 또 다른 매력을 발산했다. 방송 위주로 활동하며 일일드라마 '내 사위의 남자' 주연 최재영 역으로 제대로 눈도장을 찍은 그가 2017년, 드디어 무대로 돌아왔다.

장승조가 무대로 돌아온 것은 2년만. 그토록 원하던 무대로 돌아오기 위해 선택한 작품은 뮤지컬 '더데빌'(제작 페이지1,알앤디웍스/연출 이지나)이다. '더데빌'은 인간의 마음 속 선(善)과 악(惡)을 X화이트와 X블랙으로 표현해 낸 작품으로, 2014년 초연 당시 '난해하고 불친절하다'는 평과 함께 문제작으로 떠올랐던 뮤지컬이다. 이번에 재연으로 돌아오면서 한층 정제되고 친절한 모습으로 돌아왔다고는 하지만 컴백작을 모험과도 같은 '더데빌'로 선택한 이유가 궁금했다.

"'더데빌'은 운명적이었던 것 같다. 여러 여건들이 잘 맞았다. 그 전에도 작품 제안은 있었는데 상황적으로 불가능했다. '더데빌'이 들어왔을 때 잘 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지금 함께 공연하는 초연 배우들이 종종 '그 때 정말 힘들었다'는 얘기를 한다. 힘들었던 작품을 다시 올린다는 것은 큰 도전이다. 나 또한 얘기를 많이 들어왔고 넘버도 이미 알고 있었다. 큰 힘을 가지고 있는 작품이면서 극이 품고 있는 시도들도 좋았다. 쓸데없이 재연 무대를 올리지는 않을 것이란 믿음이 있었다. 스태프와 배우들이 힘을 모아 더 발전시켜서 보여주고 싶다는 느낌을 받았고, 거기에 나도 일조하고 싶어서 선택했다."

분명한 자신만의 기준으로 '더데빌'을 선택한 장승조. 작품 속 그의 역할은 X블랙이다. 인간인 존 파우스트에게 달콤하지만 위험한 제안을 하고, 그의 소중한 것을 담보와 대가로 가져간다. 선과 악의 구도로 따지자면 악(惡)에 속하는 캐릭터지만, 인간의 욕망이 담긴 소원을 현실화 시켜준다는 의미로 볼 때 그가 정말 악한 것인지 복잡한 캐릭터다. 그가 나타내고 싶은 X블랙은 어떤 모습일까.

"X블랙은 '악이다 선이다' 구분하는 것보다, 보여지는 양식이나 표현 자체가 악(惡)해 보일 뿐이다. '과연 무엇이 악이고 선인가' 질문을 던져주는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악하고 못되게 보여야 겠다는 것에 집중하지 않았다. X화이트가 있기 때문에 악한 모습이 부각되는 점도 있는 것 같다. 넘버 가사에도 있다. '빛이란 무엇인가 아름다운가, 그 빛속에 어둠은 존재하지 않는가.'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듯 자연스럽게 공존하는 존재라고 본다. 가장 집중하는 부분은 '섬세함'이다. 넘버가 락이고, 쎄고, 지르는 부분이 많다. 넘버가 가진 힘대로 몸을 움직이다 보면 과장되고 큰 표현들이 나올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반대로 섬세하게 표현해 보려고 노력 중이다. 상대 배우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기도 한다."

소극장 공연이라 등장하는 위치나 노래하는 지점 패턴이 비슷할 수 밖에 없어서, 계단과 난간 그리고 조명을 어떻게 활용할까 고민했다는 장승조. 그는 자신이 표현한대로 관객에게 전달되면 그렇게 기쁠 수가 없다고 말한다. 2년만에 돌아온 무대를 마음껏 즐기고 있는 그에게 오랜만의 무대라 실수한 것이 없느냐고 물었다.

"무대가 오랜만이라 실수한 부분은 없는 것 같다. 그런데 테크니컬 리허설 때 갑자기 '어떻게 했었지?' 생각이 들면서 낯설고 어색했다. (배우 고훈정이 2층 무대에서 내려오다가 머리를 박았던 에피소드를 전했더니) 아, 무대에서 나도 머리를 박았다. 본 무대는 아니고 리허설 때다. 무대가 연습실보다 어둡다. 1층 무대 센터에서 퇴장하는데 도저히 안보이니까 문이 닫혀있는지 모르고 걷다가 박았다."

장승조가 머리를 박은 장소인 1층 센터는 스모그와 어두운 조명으로 뒤쪽 좌석으로 갈 수록 잘 보이지 않는다. 그곳에서 장승조는 X화이트 역의 배우와 정해진 루트대로 연기를 펼치고 있다. 실루엣 정도만 보이기 때문에 명확하게 표현되지는 않지만 그는 그것을 "쌓아간다"고 표현했다.

"1층 센터에서 X블랙과 X화이트의 힘 겨루기를 한다. 화이트는 절망에 빠져가는 존 파우스트와 그레첸을 보며 가슴 아파하고, 나는 그걸 조롱하는 것이다. 무언의 소통이다. 나도 모니터 할 때 잘 안 보이더라. 하지만 안 보여도 하는거다, 쌓아가야 하니까. 가끔 팬분들이 그 표현을 캐치하고 말씀해주시는 경우가 있다. '그게 보여요?'라고 나도 놀라며 물어보는데, 앞열 3열까지는 잘 보이는 것 같다. 표현하는 부분을 찾아봐주시는 분들도 계시기 때문에, 어두운 무대 환경이라도 동료 배우들이랑 머리 맞대고 고민하며 만들어 나간다. 관객 분들께 우리가 표현하는 것이 그대로 전달되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쉽지 않다. 언제나 무슨 공연에서나 숙제인 부분인 것 같다."

장승조는 절친한 배우 허규와 함께 시간이 날 때 다른 공연을 보러 다닌다. 무대에서 배우로 시작했고, 이토록 무대를 사랑하는 장승조지만 공연을 쉬는 2년간 무대와 더불어 공연을 보는 것 또한 멀리했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무대에서 연기를 하지 않는 동안 공연을 잘 안봤다. 보면 하고 싶으니까. 제일 가까운 사람들 공연할 때는 보러가곤 했지만 일부러 찾아보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무대를 떠난 것이 본인의 선택이 아니었느냐고 묻자 "두루두루 상황이 있었다"면서 웃어보였다.

다시 돌아와 공연을 해보니 방송과 공연이 많이 다르구나 생각했다는 장승조. 그는 공연에 10년간 공연에 충실했고, 2년간 TV방송에 집중했다. 양립 아닌 선택과 집중을 통해 장승조는 각각의 매력과 다름을 느꼈다. 그리고 그 시간이 배우로서 소중한 밑거름이 된 것은 분명하다.

"드라마는 촬영 현장에서 집중하지만, 방송을 봐야 어떻게 나오는지 알 수 있다. '저때 무슨 감정이었지?' 생각하면서 '이렇게 비춰지는구나, 하면 안되겠다', '이런 음악이 깔리니까 괜찮구나'하고 돌아보게 된다"면서 "공연은 다이렉트로 표현되고, 충동으로 나올 때도 있다. 관객 반응이 바로 보이니까 즉흥적으로 만들어지는 부분도 있다, 어느 것이 좋다 표현할 수는 없지만, 둘다 재미있고 어렵다. 점점 쉽다고 생각하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장승조가 X블랙으로 시원한 가창력을 뽐내며 열연을 펼치는 뮤지컬 '더데빌'은 오는 4월 30일까지 드림아트센터 1관에서 공연된다. 그는 "'더데빌'이 이제 두 달도 채 남지 않았다. 그 시간이 길지 않을 것 같다. 금방 지나갈 것 같다. 좋은 배우들이 다양한 표현으로 극을 채워주고 있기 때문에 지나갔다고 아쉬워 하시기 전에, 많이 보러 와주셨으면 좋겠다"면서 많은 사랑을 당부했다.

(사진=본사DB, 알앤디웍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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