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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인터뷰①]라이언전, 사투리 쓰는 뉴요커에서 스타 프로듀서로

입력 2017-03-20 17: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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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POP=박수정 기자]태연 ‘아이’(I), 샤이니 ‘루시퍼’, ‘뷰’(VIEW), 엑소 ‘러브 미 라이트’(Love Me Right), 레드벨벳 ‘덤덤’(Dumb Dumb), NCT DREAM ‘마지막 첫사랑’ 등등... SM 아이돌 베스트 앨범이냐고? 모두 한 사람이 참여해 만든 음악들이다. SM 대표곡들을 탄생시킨 주인공은 바로 프로듀서 라이언전.

라이언전은 지난해 Mnet ‘프로듀스101’을 통해 얼굴을 조금씩 비추면서 존재감을 드러낸 프로듀서다. ‘프로듀스101’ 시즌1 당시 경연곡으로 ‘얌얌’(Yum Yum), ‘핑거팁스’(Fingertips), ‘크러쉬’(Crush) 3곡을 발표하고, 아이오아이 7인조 유닛의 타이틀곡 ‘와타맨’(Whatta Man)을 성공시키면서 이름을 알리게 됐다. 알고 보니 SM 아이돌의 여러 대표곡을 만든 프로듀서로 알려지면서 그를 향한 관심도 높다.

최근 ‘프로듀스101 시즌2’의 주제곡 ‘나야 나’를 프로듀싱하면서 다시 주목받은 라이언전을 만났다. 부산에서 자라 고등학생 시절 미국으로 이민 갔던 라이언전은 사투리를 쓰는 뉴요커라는 구수하고 독특한 매력으로 입담을 자랑했다. 단돈 20만원만 들고 한국에 들어와 지하철역에서 노숙까지 했던 그가 최고의 프로듀서 자리에 오르기까지 인생 이야기를 들었다.

라이언전은 4세 때부터 피아노를 배우며 음악에 빠져들었다. 고등학교 때 밴드부 생활을 하면서 본격적으로 음악을 향한 꿈을 꿨고, 트럼펫도 배우며 다양한 장르를 접했다. 미국으로의 이민은 그에게 신세계를 열어줬다. 미국에 있는 15년 동안 하루도 빼놓지 않고 곡을 쓰며 꿈을 키웠다. 그러나 동양인 라이언전에게 미국은 굳게 닫힌 문이었다.

“미국에서 많이 부딪혔어요. 유명한 가수에게 제 곡이 전달됐는데 이름을 뺏겼죠. 노래를 훔쳐간 거예요. 문전박대도 많이 당했어요.”

라이언전은 자신의 피가 흐르는 한국으로 눈길을 돌렸다. 그러나 한국에서도 어려운 건 마찬가지였다. 그는 “다들 보따리 장사꾼이라고 오해하더라”며 “내가 봐도 내가 이상했다. 미국에서 왔다는데 사투리를 쓰니까 의심할 수밖에”라며 웃었다.

라이언전의 능력을 알아본 건 이효리였다. 라이언전의 작곡가 데뷔곡은 ‘치티 치티 뱅뱅’(Chitty Chitty Bang Bang). 라이언전은 이효리 매니저의 집앞으로 찾아가 한 번만 노래를 들어달라고 간청했다. 녹음실이 아닌 차 안에서 노래를 들은 이효리 측은 라이언전의 음악을 인정했고, 거기서부터 라이언전의 본격적인 음악인생이 시작됐다. 라이언전은 “당시 나의 간절한 소망이 하늘에 닿은 것 같았다”고 회상했다.

한국에 와서 이효리의 간택을 받기까지 수개월이 걸렸다. 그 사이 그는 찜질방, 지하철, 친구집 등등을 전전하며 살았다. 라이언전은 “미국에서 살 때는 일도 하고, 치킨 장사도 하면서 돈벌이는 문제가 없었는데 모든 걸 정리하고 음악을 한다고 8개월 만에 모아놓은 돈을 다 썼다. 밑바닥을 치는 상황까지 갔다”며 “부모님한테 손을 내밀기도 그렇고, 한국에 딱 20만원 들고 왔다. 사우나에서도 자고, 쫓겨나기도 하고, 20만원 가지고 2~3주를 견뎠다”고 말했다. 그는 캐리어를 끌고 다니면서 배가 고플 때는 마트의 시식 코너를 이용했을 정도로 힘겹게 생계를 이어나갔다고.

그런 그에게 손을 내민 건 이효리뿐만 아니었다.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라이언전의 가능성을 알아본 회사였다. 라이언전은 “한국에 온 지 6~8개월이 지나고 모든 회사가 문전박대를 했다. 제일 마지막에 SM을 갔다”며 “그동안 만들었던 200~300곡을 통째로 SM에 들려줬고, 어려운 사정을 솔직하게 말했다. 일주일 있다가 직원이 미국행 왕복 티켓을 끊어주고 계약서를 제시했다”며 감격의 순간을 전했다.

“지금도 SM에 감사해요. 제가 어려웠을 때 도와주신 분들이에요. 그래서 누가 뭐라든지 항상 SM에게는 제가 최선을 다한 곡을 줄 수밖에 없어요. 모든 회사들이 저를 문전박대할 때 저를 알아봐준 곳이니까 충성할 수밖에 없죠. SM에서는 ‘노래가 좋았으니까’라고 하는데 겸손한 이야기예요. 제 생명의 은인입니다. 저에게 SM이 1순위인 이유가 회사가 커서 그런게 아니라 은인이기 때문이에요. SM이 K팝을 세계에 알리고 있는데 SM을 바라볼 때마다 자부심이 생겨요. 내가 저런 회사에 이바지를 했잖아요. 제 회사처럼 생각해요.”

라이언전 어려운 환경에도 음악을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던 것에는 음악밖에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전혀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며 “분명 포기할까 말까 생각을 했지만, 음악을 반대하는 부모님에게도 등을 지고 나왔다. 절대로 포기하겠다고 생각을 한 번도 한 적이 없다”고 당시 강력했던 의지를 전했다.

이제는 어엿한 스타 프로듀서가 된 그는 여러 작곡가과 협업으로 노래를 탄생시킨다. 샤이니 ‘루시퍼’ 또한 SM 대표 프로듀서 유영진과 작업한 결과물이다. 그는 “음악은 스포츠와 같다”며 “팀워크가 필요하다. 협업을 하면 제가 모자란 부분을 상대방이 채워줄 수 있다. 내가 혼자 작업한 곡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라이언전이 만든 대부분의 곡들은 독특한 콘셉트의 곡들이 많다. 장르는 다양하지만, 모두가 부르는 가수들의 새로운 면을 이끌어 내거나 한국 가요계에서 드문 콘셉트의 곡들이 눈길을 끈다.

“음악을 쓸 때는 요리와 같아요. 엄선된 좋은 재료를 가지고 정성스럽게 요리하다 보면 먹는 사람이 맛이 있든지 없든지 정성이 들어간다는 것을 느끼잖아요. 저는 한 곡 한 곡 쓸 때마다 함께하는 작가들에게 강조해요. 너무 앉아서 곡만 쓰려고 하지 않고, 충분하게 콘셉트 회의를 하고 더 웰메이드 작품을 완성하려고 해요. 물론 급하게 쓰는 경우도 있지만, 엑소 ‘러브 미 라이트’(Love Me Right)는 하루도 쉬지 않고 한 달 동안 썼던 곡이에요. 그런 식으로 웰메이드를 탄생시키는 것이 저의 색깔이에요.”

그가 만든 여러 요리는 어떤 과정으로 주인을 찾아가게 될까. 라이언전은 완성된 음악이 하나의 요리라면, 요리를 하기 전에 초벌구이 형태로 저장하게 된다. 노래에 알맞은 가수가 나타나면 초벌구이 상태에서 간장을 바르든지, 소금을 치든지 새로운 양념으로 노래가 요리로 거듭나게 되는 것. 라이언전의 맛깔나는 음악요리론에 감탄했다.

동방신기, 소녀시대, 샤이니, 엑소, 레드벨벳, 아이오아이, 걸스데이 등 정상급 가수들과 작업을 했던 라이언전은 이제 제작자로서 자신의 또 다른 스텝을 밝아 나가고 있다. 최근 신인 보이그룹 VAV의 프로듀싱을 맡았다.

“작곡가의 인생은 시한부라고 생각해요. 지인을 통해서 A-TEAM(VAV 소속사)를 만났고, 3년의 딜을 했어요. VAV는 회사는 좋은데 멤버들의 문제점이 보였어요. 저 친구들이랑 꿈을 같이 그려보면 어떨까 생각하고 시작했어요. VAV에게 제가 할 수 있는 역량 안에서 제일 예쁜 옷을 입히려고 하고 있다. VAV는 새로 데뷔한다는 마음으로 시작하고 있어요.”

본사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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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언전은 VAV의 매력에 대해 “노력한다는 말은 막연하지만, VAV는 자기들의 주제를 알고 있다. 제가 바닥을 쳤기 때문에 안다. 간절함이 성공으로 이끄는 길이 된다”고 말했다. 음악을 요리에 비유했던 라이언전은 VAV를 스시라고 표현했다. 라이언전은 “VAV를 스시 같이 정갈하게 깔끔하게 각각의 특색이 분명하지만 맛은 있는”이라며 앞으로 기대를 당부했다.

프로듀서, 제작자로 자신의 역량을 조금씩 넓히고 있는 라이언전의 다음 꿈은 무엇일까. 그는 꿈을 꾸는 사람들을 위한 공간을 만들기 위해 준비하고 있었다. 간절함으로 꿈을 이룬 라이언전다운 행보였다.

“작곡가라는 꿈을 이뤘고, 제작자도 하게 됐어요. 다음 꿈을 찾아냈어요. 제가 꿈을 이뤄오다보니 저를 바라 보며 꿈을 꾸는 친구들이 있어요. 그래서 학교나 재단을 차려서 조건 없이 친구들에게 꿈을 나눠주고 싶어요. 하늘에서는 제가 핸들할 수 있는 그릇만 주는 것 같은데 더 큰 그릇이 주면 그 꿈을 나눠주고 싶어요. 사람이 선물을 받는 것보다 줄 때 더 기분이 좋다고 하잖아요. 사실 제가 2013~2014년 정체성을 잃고, 회의감도 느꼈는데 그 다음 꿈을 그리다보니까 다시 달려갈 수 있는 힘을 얻었어요. 열심히 살아서 재단을 차리고 싶어요. 꿈은 꿈꾸는 사람에게 현실로 다가오잖아요? 계속 꿈을 꿔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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