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노윤정 기자] 훤칠한 키와 시원시원한 이목구비, 도회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외모, 털털한 웃음. 실제로 만난 류원은 MBC 드라마 ‘미씽나인’ 속 윤소희와 닮은 듯 닮지 않은 듯 묘한 매력을 가진 배우였고, 생기발랄한 20대 초반 청춘이었다.
류원은 이제 막 두 번째 작품을 마친 신예다. 지난해 방영된 드라마 ‘함부로 애틋하게’에서 최하루 역을 맡아 데뷔한 그는 최근 종영한 ‘미씽나인’에서 까칠한 성격의 톱스타이자 극 중 중요한 비밀을 간직한 인물인 윤소희 역을 맡아 시청자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켰다. 류원은 경력이 많지 않은 신예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극의 내용, 선배들과의 호흡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호평을 받았다. 이에 류원은 “시청자 여러분들이 많이 봐주셔서 감사드리고, 좋은 선배님들을 많이 만나서 영광이고, 스태프 분들 모두 제주도에서 잘 챙겨주셔서 잊지 못할 드라마가 하나 생긴 것 같아요”라고 아쉬움 가득한 종영 소감을 전했다.
극 중 윤소희는 예민하고 까칠한 성격의 캐릭터로 그려졌다. 무인도에 조난당했을 당시 정신적으로 가장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으며, 극 후반부에 드러나듯이 신재현(연제욱 분) 죽음에 얽힌 비밀을 알고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극의 중요한 키를 쥐고 있으며, 그런 만큼 결코 표현하기 쉬운 캐릭터는 아니다.
“사실 윤소희라는 캐릭터로 합류하게 됐을 때, 이 아이가 어떤 아이인지 정해져 있진 않았어요. 그래서 저도 알아내려고 많이 노력했어요. ‘만약 내가 윤소희고, 무인도에 있다면 이렇게 하지 않았을까’ 이런 상상을 하면서 캐릭터를 잡아갔던 것 같아요. 그리고 저는 윤소희의 사연을 다 아니까 캐릭터를 잡는 데 도움이 됐어요”
류원은 최태호(최태준 분)와 장도팔(김법래 분)이 신재현을 죽게 만든 범인이라는 걸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때문에 촬영할 때도 그 점을 염두에 두고 연기했다는 설명. 하지만 의아한 점도 있었다. 그렇다면 최태호와 장도팔이 범인이라는 것을 아는 윤소희가 왜 서준오(정경호 분)를 원망했을까. 이는 시청자들 모두 공통적으로 가진 질문 중 하나였다.
“소희는 죄책감을 가지고 있어요. 또, 애인이 죽었고, 자신이 그 현장을 직접 들었고. 그래서 정신적으로 불안정해졌죠. 그런 것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서준오한테 더 못되게 했던 것 같아요. 최태호한테 향할 말들을 서준오한테 다 하는 느낌이었어요. 실제로 서준오한테 너무 미안한 마음이 들더라고요. 소희가 술 취해서 잠든 서준오한테 사과하는 장면이 있는데, 그때 진심으로 서준오한테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 촬영할 때 감정이 주체가 안 됐어요. 오빠를 보면서 미안하다는 말이 정말 너무 하고 싶은 거예요. 물론 연기지만, 윤소희로서 너무 미안해서 진심으로 사과했던 것 같아요. 사람들이 소희를 이해하기 힘들 수도 있지만, 저는 그럴 수도 있었을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면서도 실제 자신이 윤소희 입장이었다면 어떤 선택을 했을 것 같은지 묻자 “저였다면 갖고 있는 증거를 유포해서 최태호와 장도팔을 끌어내리지 않았을까요? ‘사이다 결말’이 됐겠죠”라고 말하며 웃어 보였다.
윤소희라는 캐릭터를 표현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만큼 배운 점도 많았다. 이전 작품과 성격이 전혀 다른 캐릭터이기에, 윤소희 캐릭터를 잘 소화한다면 자신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다.
“걱정하기는 했어요. 내가 이렇게 예민한 아이를 연기할 수 있을까. 그래도 매 순간 윤소희가 느끼는 걸 저도 느낄 수 있을 것 같았고, 윤소희가 어떤 감정인지 바로 느끼고 바로 전달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런 것도 기대했어요. 또 무인도 표류기라서 보여드릴 수 있는 모습도 많을 것 같았고요. 와이어 씬도 처음 찍어봤어요”
“와이어 달 때 쇄골이랑 갈비뼈 쪽에 멍이 들었더라고요. 또, 이유는 모르겠는데 최태호랑 부기장이랑 보트를 타고 섬에서 나가려고 하는 씬을 찍고 숙소로 왔더니 양 정강이에 멍이 엄청 든 거예요. 잔부상이 좀 있었어요. 특히 저는 극 중반에 죽었지만, 선배님들은 끝까지 찍으셨잖아요. 계속 다치시더라고요. 끝까지 해내시는 모습 보고 대단하다고 생각했어요”
류원의 연기에 대한 좋은 평가가 많았기 때문일까, 시청자들은 ‘미씽나인’이 끝날 때까지 극에서 윤소희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윤소희는 극 초반 사망한 채 발견되고, 윤소희의 죽음은 극의 전반부를 이끈 중요한 미스터리 중 하나였다. 실상 후반부는 최태호의 악행을 밝히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때문에 류원 역시 극 후반부까지 꾸준하게 출연하리라 기대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극 중에서 죽는다는 건 이미 알고 있었고, 후반부에 나올지 안 나올지는 정확히 모르는 상태였는데, 계속 나와서 감사했죠. 또 서울 씬에서는 무인도 씬에서와는 다른 모습들을 많이 보여드릴 수 있어서 좋았어요. 좀 깔끔하고 예쁜 모습으로 나왔잖아요.(웃음) 또 윤소희의 악한 면들도 연기할 수 있어서 재미있었어요. (…) 서울 씬에서 꾸미고 있는 모습을 보고 ‘윤소희가 솔직히 톱스타급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꾸민 모습 보니까 인정할 만하다’는 반응들을 봤어요. 저도 화면 보고 ‘어, 잘 나왔는데?’ 싶었거든요. 카메라 감독님이 굉장히 잘 잡아주셨어요”(웃음)
“윤소희가 굉장히 까칠하고 예민하고 서준오에게 독설하는 모습이 많이 나오니까, 시청자분들이 윤소희 입장을 이해하지 못할까봐 걱정을 많이 했어요. 그런데 많은 분들이 자기도 무인도에 조난당하면 제정신은 아니었을 것 같다고 이해해주셔서 감동 받았어요”
류원은 시청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던 공을 모두 선배들에게 돌렸다. ‘미씽나인’ 팀은 추운 날씨에 섬에서 함께 고생하며 촬영했기 때문인지, 유독 팀워크가 더 끈끈했다. 극 분위기는 무거웠지만, 촬영 현장은 언제나 웃음이 넘쳤다. 특히 현장에서 막내였던 류원은 선배들이 살뜰히 챙겨줬다며 감사 인사를 빼놓지 않았다. 선배들에게 배운 점도 많았고, 극 중 남매지간으로 나왔던 양동근(윤태영 역)과는 많은 씬을 함께 촬영하지 못해 아쉽다는 이야기를 남기기도 했다.
"선배님들이 다 너무 잘 챙겨주셨어요. 특히 태항호 선배님(태호항 역)이랑 이선빈 언니(하지아 역)가 많이 챙겨주셨어요" "정경호 선배님은 정말 서준오 그 자체인 것 같았어요. 특히 연기를 할 때 몸을 굉장히 잘 쓰세요. 자신의 감정, 상태를 몸, 액션으로 잘 표현하시는데 그런 것도 많이 배웠고, 선빈 언니는 대사를 너무 차지게 하잖아요. 그런 것도 배웠고요. 다들 능청맞고 센스 있게 연기하시는 것 같아요. 특히 오정세 선배님(정기준 역)이요. 단체 씬이 있으면 다들 정세 오빠를 안 봐요. 웃을까봐서요. 웃어서 정말 엔지(NG)가 많이 났어요. 정경호 선배님이랑 오정세 선배님이 땅따먹기 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저랑 선빈 언니는 카메라에 안 잡히니까 감독님이랑 앞에서 구경하고 영상도 찍었어요"(웃음)
"제가 옛날에 바다에 빠졌던 기억이 있어서, 바닷가 촬영을 하다가 패닉 상태가 왔던 적이 있어요. 다행히 그 씬은 살았지만, 제가 패닉 상태를 잠재우지 못해서 후반부에 뒷모습 잡히는 건 대역 언니가 대신 해줬어요. 그 후에 감독님이 저한테 미안하다고 하셨고, 나중에 어떤 트라우마가 있느냐고 물어보셨어요. 그런데 그 이야기를 듣고 제가 갑자기 울었어요. 제가 울고 있으니까 태항호 선배님이 왜 우느냐고 이야기를 하셨는데, 혼내는 게 아니라 정말 궁금해서 물어보신 거였어요. 그러면서 제가 느끼는 감정이 어떤 감정이고, 지금 무엇으로 인해서 울고 있는지를 물어보시면서 '이걸 네가 잘 알면 나중에 감정 연기를 할 때 이 감정을 기억했다가 그대로 끄집어내면 된다'는 이야기를 해주셨어요. 그게 아직도 기억에 남아있어요"
‘미씽나인’은 초반부터 시청률이 높은 작품은 아니었다. 이미 동시간대 탄탄한 시청 층을 구축한 경쟁작이 있었기에 시청자 유입이 쉽지 않았다. 후반부로 가면서는 극 전개가 아쉽다는 평가도 받아야 했다. 고생하며 작품에 임한 배우 입장에서 아쉬울 법하다. 하지만 류원은 “솔직히 조금 속상한 부분도 있지만, 그래도 좋은 선배님들, 스태프분들을 많이 만났어요. 소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된 기쁨이 커서 아쉬움을 좀 덜 느낀 것 같아요”라고 말하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미씽나인’에 대해 “연기적인 면에서 저한테 있는 줄 몰랐던 부분들을 많이 깨우치게 된 계기가 됐어요. 그리고 감정들을 많이 이끌어내 줬고, 연기적인 부분에서도 많이 배워서 잊지 못할 작품이 될 것 같아요”라고 전하기도 했다. 류원에게는 많은 것을 배우고 소중한 사람들을 만나게 해준 잊지 못할 작품이라는 것.
미국에서 학교를 다니던 류원은 우연한 기회에 한 미인대회에 참가하게 됐고, 그곳에서 '선'에 당선되며 현 소속사(JYP엔터테인먼트)와 연을 맺게 됐다. 이후 미국에서 학교를 졸업한 후 귀국해 본격적으로 연기 생활을 시작했다. '함부로 애틋하게'를 시작으로 한 작품 한 작품 배우로서 필모그래피를 쌓아가고 내실을 다녀가고 있는 중. 이제 막 배우로서 걸음을 내딛기 시작한 류원에게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지 포부를 물으며 유쾌했던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믿고 볼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진짜 믿음을 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고 거짓된 감정들, 꾸며낸 것들을 보여드린다기보다 제가 진짜 느끼는 감정들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진심만 담아서 연기하는 배우가 되길 바라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