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호연 기자] 그간의 고구마 전개에는 이유가 있었다. '피고인'이 막판 사이다 대잔치를 선물했다.
지난 1월 첫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피고인'(극본 최수진, 최창환/연출 조영광, 정동윤)이 21일 방송된 18회를 끝으로 종영했다. 박정우(지성 분)와 차민호(엄기준 분)의 대립도 막을 내렸다. 절대 악인 차민호를 상대로 한 박정우의 투쟁 겸 복수극은 성공적이었다. 차민호는 사형을 선고 받아 징벌방에 갇혔고, 박정우는 딸과 함께 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검사로서 일하고 있다.
박정우 검사가 기억을 잃고 아내와 딸을 죽였다는 누명을 쓰게 되면서 '피고인'의 큰 이야기가 시작됐다. 박정우가 기억을 되찾아가는 회상 장면들을 제외하면 중반까지 '피고인'의 많은 이야기는 감옥 안에서 펼쳐졌다. 권력까지 지닌 악인 차민호가 박정우의 투쟁 의지를 짓밟을 때도 많았다. 박정우는 서은혜(권유리 분)를 만나고 차민호의 악행을 인식한 후에야 복수 의지를 불태웠다.
딸 하연이(신린아 분)의 생존 여부를 알게 되면서부터 '피고인'의 전개에 가속도가 붙었다. 지난 달 7일 방송된 6회에서 이성규(김민석 분)가 자살을 시도하려는 박정우에게 고백한 "내가 했다"는 말이 중요한 실마리가 됐다. 이성규가 하연이를 보호하고 있었던 것. 박정우는 딸을 되찾기 위해 탈옥까지 결심했다. 이 과정에서도 차민호가 방해 공작을 펼쳤지만, 박정우는 멈추지 않았다.
지난 달 21일 방송된 10회를 통해 박정우가 딸과 짧게 재회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그러나 탈옥에 성공했다고 답답한 전개가 끝나는 건 아니었다. 이후 쇼생크탈출 버금가는 완전한 탈옥은 지난 6일 방송된 13회에 담겼다. 그제서야 본격적으로 차민호를 압박하기 시작한 박정우는 14일 방송된 16회를 통해 드디어 서울중앙지검 검사로 복귀했다. 하지만 차민호는 권력을 갖고 있었다.
차민호의 가장 큰 약점은 나연희(엄현경 분)와 아들 은수(서인성 분)였다. 마지막 회에서도 차민호를 궁지에 몰아넣은 건 법이 아닌 나연희의 양심이었다. 나연희가 박정우의 편에 선 덕분에 시원한 카타르시스가 펼쳐졌다. 그간의 악행이 있기에 이날 차민호가 죗값을 치르는 모습은 안타까움이 아닌 시원함을 자아냈다. 박정우는 이에 안주하지 않고 계속 검사로서 정의를 실현하고 있다.
이외에도 강준혁(오창석 분)과 김석(오승훈 분)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했다. 박정우는 이들을 마냥 용서하기보다 마땅한 죗값을 치르게 하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대변했다. 반대로 방장(윤용현 분), 밀양(우현 분), 우럭(조재윤 분), 뭉치(오대환 분) 등 감방 식구들은 모두 재심을 통해, 또는 만기를 채우고 출소했다. 감옥 아닌 사회에서 유쾌한 이들의 케미스트리가 더 빛났다.
일부 시청자들로부터 "고구마를 먹는 듯 답답하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한 '피고인'은 이런 혹평을 후반부에 모두 만회했다. 넘쳐 흐르는 '고진감래' 사이다 덕분에 '피고인'은 더 오래 기분 좋은 작품으로 기억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