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성선해 기자] 모성애 연기 장인 김윤진이 스릴러와 만났다. 시공간을 비튼 설정이 인상적인 '시간 위의 집'이다.
영화 '시간 위의 집'(감독 임대웅/제작 리드미컬그린, 자이온이엔티)이 28일 오후 서울시 성동구 CGV왕십리에서 베일을 벗었다. 집안에서 발생한 남편의 죽음과 아들의 실종을 겪은 가정주부 미희(김윤진)가 25년의 수감생활 후 다시 그 집으로 돌아오면서 발생하는 사건을 긴장감 있게 그려냈다. 특히 '검은 사제들'(2015)의 장재현 작가가 시나리오를 집필했다.
'시간 위의 집'은 하우스 미스터리 스릴러다. 여기에서도 알 수 있듯이 집이 또다른 주인공이다. 외딴곳에 있는 오래된 적산가옥(일제 강점기 시대의 집)이 극의 주요 배경이다. 긴 복도와 다다미방, 원목 가구와 마감재들로 꾸며져 고풍스럽지만 어딘지 모르게 으스스한 느낌을 준다. 미희는 이곳에서 가족들과 함께 살고 있다가 살인범이란 누명을 쓴다. 그리고 25년 뒤 출소한 그가 진실규명에 나선다는 게 '시간 위의 집'의 골자다.
집이 주요 배경이기에 '시간 위의 집'의 주요 정서는 일상성에서 출발한다. 생활 공간인 침실과 거실, 지하실 등이 어느순간 의심스럽게 느껴지면서, 미희는 극한의 공포에 시달리게 된다. 여기에 25년이란 세월의 격차가 추가되면서 시간과 공간을 활용한 감각적인 스릴러가 탄생했다.
독특한 설정 외에도 이 영화를 지탱하는 또다른 축은 배우들의 연기다. 특히 '시간 위의 집' 김윤진의, 김윤진에 의한, 김윤진을 위한 영화다. 극 중 미희 역을 맡은 그는 거의 대부분에 해당하는 분량을 소화한다. 여기에 25년 전과 후를 모두 연기해야 한다는 미션까지 주어졌다.
백발이 성성한 김윤진은 낯설지 않다. 이미 '국제시장'(2014)에서 노인 분장을 한 적이 있다. 하지만 이번엔 좀 더 까다로운 설정이 추가됐다. 후두암에 걸려 목소리가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 이에 김윤진은 발성은 물론 걸음걸이까지 바꿔가며 배역에 완벽하게 몰입했다. 과연 한국과 미국을 모두 사로잡은 천의 얼굴답다.
여기에 옥택연이 미희를 유일하게 믿어주는 최 신부 역으로, 조재윤이 살해당한 미희의 남편 철중 역으로 김윤진의 놀라운 연기를 뒷받침한다. 각각 25년 후와 전을 살고 있는 두 사람은 상반된 색으로 '시간 위의 집'을 채운다.
모성애와 스릴러란 키워드는 김윤진과 이미 친숙하다. 그는 '하모니'(2010)와 '세븐 데이즈'(2007)에서 이 두 가지를 모두 보여준 바 있다. 하지만 '시간 위의 집' 속 미희는 일반적인 모성애 연기와는 거리가 있다. 세월의 격차가 있기에 사실상 1인 2역에 가깝다. 3년간 국내 스크린을 떠나 있었던 김윤진은 더욱 깊어진 연기력으로 컴백했다. 따뜻함과 가족애를 상징하는 집과 미스터리 한 사건을 엮은 '시간 위의 집'이 4월 극장가에 파란을 일으킬지 귀추가 주목되다. 러닝타임 100분, 오는 4월 5일 개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