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노윤정 기자] MBC 월화드라마 '역적 : 백성을 훔친 도적'(연출 김진만, 진창규/극본 황진영/이하 역적)이 월화극 왕좌를 차지하고 있는 '귓속말'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통쾌하고 시원시원한 스토리, 배우들의 호연, 감각적인 연출 삼박자를 고루 갖추며 '웰 메이드' 드라마라는 호평을 받고 있다. 자연스럽게 시청률 역시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 중. 이처럼 '역적'은 높은 화제성을 이어가고 있는 경쟁작의 존재에도 탄탄한 시청층을 유지하고 있으며, 시청자들의 충성도 역시 높은 작품 중 하나다. 그 안에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매력적인 캐릭터들을 살펴봤다. [편집자 주]
◆ 홍길동(윤균상 분)
윤균상은 극 중 메인 캐릭터인 홍길동 역을 맡아 출연 중이다. 길동은 씨종 아모개(김상중 분)의 둘째 아들이자 역사(力士)의 힘을 타고난 인물. 극 초반 길동은 자라면서 역사의 힘을 잃고 방물장수로 세상을 떠돌면서 사는 모습으로 그려졌다. 아모개는 금옥(신은정 분)을 죽게 한 주인 조참봉(손종학 분)의 목을 베고 익화리로 떠나와 '큰 어르신'으로 불리며 자식들에게는 씨종 팔자를 물려주지 않으려 했다. 하지만 길동은 아모개가 '건달' 노릇을 그만 두고 그저 가족들과 단란하게 필부(匹夫)로 살길 바랐다. 또 다시 가족들을 잃을까 두려웠던 것이다.
그런 길동이 충원군 이정(김정태 분)에 의해 아모개가 이룬 것들과 그의 몸이 망가지는 모습을 지켜보며 역사로서 다시 각성하게 됐다. 그는 자신이 그저 납작 엎드려 산다고 평범하게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곤, 세상이 말하는 '강상의 도'의 부조리함에 맞서기로 했다. 그렇게 기득권층과 폭군 연산(김지석 분)에게서 '백성을 훔치기로' 결심한 길동. 그는 아버지가 남긴 '홍'(哄)이라는 성을 가지고 '홍첨지'를 자처하며 '역적'이 됐다. 타고난 힘과 지략으로 백성들을 핍박하는 기득권층을 응징하는 그의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선사하고 있다.
◆ 연산군(김지석 분) '역적' 후반부의 갈등 구조에서 홍길동과 대립하는 인물이 바로 연산이다. 연산은 어린 시절 어머니를 잃은 한(恨)과 대간들에게 휘둘렸던 아버지 성종(최무성 분)처럼 나약한 왕이 되지 않겠다는 악을 품고 있는 인물. 특히 모든 백성을 '하늘이 낸' 왕인 자신의 '종'으로 여기며 '능상'을 가장 증오하는 왕이기도 하다.
스스로를 '하늘님의 아들'이라고 여기는 김지석은 백성들의 신망을 얻은 홍길동을 경계했다. 그러면서 능상을 척결한다는 명목으로 대간들을 참형에 처하고 여악들의 아이들을 생매장 시키는 등 패악을 일삼기 시작했다. '역사' 홍길동이 가진 힘을 확인하곤 자격지심에 빠져 더욱 분노를 드러냈다. 김지석은 연산이 가진 콤플렉스와 광기를 섬세한 연기력으로 표현해내고 있으며, 장녹수(이하늬 분)와 함께 있을 때는 농염한 매력까지 풍기며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 길현(심희섭 분) 길현은 홍길동의 형으로, 충원군에 의해 가족들이 뿔뿔이 흩어진 뒤 우연히 발견한 족보로 '박하성 '이란 신분을 얻어 살고 있는 인물이다. 그는 가족들의 생사도 모른 채 눈물지으며 익화리를 떠나왔고, 씨종의 자식으로서는 꿈도 꿀 수 없었던 과거에 응시해 관직에 나섰다. 길현은 자신의 가치를 알아봐준 연산에게 평생 충성을 다하려 했다.
하지만 갈수록 연산이 여악들의 소리를 듣고 연회를 즐기는 데만 심취하며 정사를 돌보는 데 소홀하자, 조금씩 실망감을 표했다. 그러던 중 자신의 동무로 여겼던 수학(박은석 분)이 자신의 원수인 참봉부인 박 씨(서이숙 분)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알고는 복수심을 드러냈고, 동생 홍길동과 재회한 후 남모르게 궁 안에서 그를 돕기 시작했다. 형제가 손을 잡고 연산을 중심으로 '능상척결'을 외치며 백성들을 핍박하는 이들에게 저항하는 모습이 시청자들의 호응을 이끌어 냈다.
◆ 모리(김정현 분) 모리는 허태학(김준배 분)을 아버지처럼 믿고 따랐다. 하지만 허태학이 자신을 배신하자 제 손으로 그를 죽인 후 충원군의 수하가 됐다. 자신이 부모에게 버림받은 아이, 심지어 죽임을 당할 뻔한 아이였다는 사실이 트라우마가 된 인물.
극 초반 모리는 그저 누군가의 곁을 지키는 수하 역할 정도로 모습을 비쳤다. 하지만 후반부에는 홍길동과 같은 역사임이 밝혀지며 홍길동의 가장 강력한 대항마로 떠오르고 있다. 그는 충원군, 연산의 편에 서서 홍길동을 잡으려 하고 있으나, 홍길동을 죽일 수 있던 순간 그가 자신의 목숨을 한 차례 살려줬던 일을 떠올리며 문책을 각오하고 홍길동을 살려줬다. 연산의 명에도 여악들의 아이들을 생매장 시키지 못하고 거짓을 고했다. 1화 오프닝 당시 모리는 홍길동과 대적하는 모습으로 등장했기에 두 사람이 한 편이 될 일은 없어 보이지만, 많은 시청자들은 둘이 힘을 합치길 바라고 있다. 그만큼 김정현이 분한 모리는 매력적인 악역 캐릭터로 눈길을 끌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