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드라마

[팝인터뷰③]김경수 "이전 작품 다시 만나는 것 무섭다"

입력 2017-04-17 06:4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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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POP=김은정 기자](인터뷰②에 이어)

2007년 데뷔 후 특별히 휴식 기간 없이 무대에 올라온 김경수지만, 특히 2016년에는 눈에 띄게 많은 작품에 참여했다. 작년 1월 '빈센트 반고흐'를 시작으로 3월 '마리아 마리아', 4월 '파리넬리', 5월 '리틀잭', 7월 '라흐마니노프', 9월 '인터뷰', 12월 '스모크'(트라이아웃)까지 일곱 작품 무대에 올랐다. 이 중간에는 콘서트 게스트로 출연하기도 했다. 이 기세는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2017년 2월 '광염소나타' ‘라흐마니노프’(재연), 3월 ‘스모크’에 출연 중이며 4월에는 연극 '보도지침' 출연이 예정되어 있다.

쉼 없이 달려온 김경수에게 어디를 가나 무대 위에 있는 것 같다고 말하자 “곧 쉴 것”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의 필모그래피를 보면 편안하게 가는 작품보다는 공부가 필요한 작품이 많다. 이에 대해 김경수는 “쉽지 않으니까 해보고 싶은 것도 있다. 사실 쉬운 공연이라는 것도 없다”고 소신을 밝혔다.

관객 입장에서는 다작하는 배우에게 궁금증이 생긴다. 여러 역할을 맡다 보면 헷갈리지 않을까. 김경수는 “역할에 잘 빠지고, 잘 잊는다”며 3월까지 공연했던 ‘라흐마니노프’가 5월 지방 공연을 앞두고 있는데 조금씩 불안해진다고 털어놨다.

“작품 끝나고 한 달 정도 지나면 대사는 기억이 잘 안 난다. 나는 인물에 빠져드는데 시간이 좀 걸린다. 첫 공연을 올리기 전까지, 스태프 및 관계자를 불안하게 만들기도 한다. 내가 캐릭터를 못 잡고 숙지도 덜 된 것 같은데 공연 날짜는 다가오니까. 하지만 무대 위에 섰을 때는 욕 먹지 않도록 만들어 낸다. 이것도 이제서야 그렇게 된 것 같다. 불과 1~2년 전 만해도 나 스스로 불안감을 느꼈다. 연습 때 굉장히 고생을 많이 하는 스타일이다. 빨리 잘 못 따라가고 잘 못 찾아낸다. 이야기 흐름이 완전히 들어오지 않으면 대사도 잘 안 외워지고, 혼자 연습하는 것도 의미가 없어진다. 상대방과 주고받아야만 나에게 흐름이 들어온다. 그런 면은 예전보다 좋아진 것 같은데 여전히 더디다는 생각이다. 인물에 빠지는 건 참 오래 걸리는데, 떼내는 건 금방이다. 최근 작품을 쉬지 않고 하다 보니 더더욱 그렇게 된다. 빨리 새로운 작품에 적응하고 익혀야 하니까.”

예전에는 일 년에 작품 1~2개를 소화했다면, 현재는 8~9개에 참여하고 있다는 김경수. 차기작 중 이전에 했던 작품들이 있다고 밝힌 그는 했었던 작품을 다시 만나려니 무섭다고 고백했다.

“초연을 한 뒤에 재연을 하고 삼연을 하면, 기억이 누적되어서 그 이상의 것을 보여드려야 한다. 그런데 나는 늘 처음으로 돌아가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전에 ‘사의찬미’(2013) 초연 후 재연을 했을 때만 해도 그런 느낌은 없었는데, 오랜만에 삼연에서 특별 공연만 했었을 때는 힘들었다. 이미 기억이 휘발된 상태에서 흉내 내기만 하는 것 같았다.”

단 2주간의 트라이아웃 공연으로 호평을 받았던 뮤지컬 ‘광염소나타’(2017). 최근 집에서 여유가 생겨 건반을 눌렀는데 많이 잊었다고 말하는 김경수에게 손이 안 보였는데 정말 피아노를 쳤던 것이냐고 물었더니 바로 억울함을 토로했다.

“여러 번 말했는데 정말 피아노를 쳤다. 피아노 치는 손이 안 보여서 우리도 굉장히 속상했다. 여러 이유가 있었지만, 그 중 한 가지는 세 배우(김경수·성두섭·이선근)의 피아노 실력이 균일하게 공연급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합리적인 선택을 한 것 같다. 내가 피아노를 잘 쳐서 손이 안 보였다고 억울한 것이 아니라, 시각적인 부분에서 조금 아쉬웠다. 건반 누르는 장면 하나만으로도 관객이 느끼는 게 다르니까. 그게 아쉬워서 애써 내가 치고 있다는 걸 틀려서 티 내기도 했다.(웃음).”

김경수는 말을 예쁘게 하는 배우다. 낮은 톤의 목소리로 정제된 단어를 선택해 말 하나하나에 마음을 담아 하고픈 말을 전한다. 무대 위에서 본 캐릭터가 워낙 다양하다 보니 본래 성격이 어떤지를 물어더니 의외의 답이 돌아왔다.

“내 원래 성격이 어땠는지 잘 모르겠다. 배우 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내가 경상도 사람인데, 어릴 때 친구들과 통화를 하면 ‘니 왜그래? 니 와이러노?’ 라는 반응을 보인다. ‘내가 뭘?’이라고 물으면 ‘니답지 않게’라는 말이 돌아온다. 그 순간 ‘내가 어땠지?’라는 물음표가 생긴다. 나는 평소처럼 행동하는 건데... 정말 많은 캐릭터가 내 안에서 믹스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면 너무 많은 인물이 들어와서 가장 초연한 상태가 된 걸 수도 있다. 돌아보면 어렸을 때는 말이 많았던 것 같다. 많이 까불기도 하고, 약간 양아치 같기도 했었다. 많은 굴곡이 있었다(웃음). 이렇게 인터뷰를 하니까 내 얘기를 꺼내지만, 오히려 나는 사람들의 얘기를 많이 듣고 있다. 그게 좋다.”

스스로 고백한 ‘양아치’ 시절을 그냥 넘어갈 수 없었다. 소년 김경수에게 닥친 질풍노도의 시기란 어떤 것이었을까.

“그게 궁금한가(웃음). 배우가 되기 전이었다. 놀았다. 연애도 많이 했다. 지금 결혼한지 2년 됐는데, 와이프와 8년 동안 연애를 했다. 물론 놀았던 것은 그 전의 이야기다. 아내와 군대가 나를 사람으로 만들어줬다(웃음).”

(인터뷰④로 이어짐)

(사진=본사DB, 더플케이필름앤씨어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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