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성선해 기자] 웰메이드가 될 줄 알았던 '완벽한 아내', 결국은 막장으로 막을 내렸다. 남은 건 배우들의 열연 뿐이다.
2일 오후 KBS 2TV 월화드라마 '완벽한 아내'(극본 윤경아/연출 홍석구 김정민) 마지막 회가 방송됐다. 드센 아줌마로 세파에 찌들어 살아오던 심재복(고소영)이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지난 2월 27일 첫 방송된 '완벽한 아내'는 고소영의 10년만의 복귀작으로 주목받았던 작품이다. 초반에는 심재복의 남편 구정희(윤상현)가 정나미(임세미)와 외도를 하는 과정이 그려지면서, 단순 불륜극으로 오인받기도 했다. 하지만 곧 미스터리한 여인 이은희(조여정)가 전면에 드러나면서 중심이 잡혔다. 가족을 지키고픈 심재복과, 그런 그의 주변을 맴도는 이은희의 대립구도다.
심재복과 이은희는 '완벽한 아내'를 지탱하는 축이었다. 방어전을 펼치는 심재복과 그의 신경을 슬슬 긁어대는 이은희, 그리고 베일에 싸인 이은희의 실체 등은 팽팽한 긴장감의 비결이었다. 하지만 부작용도 있었다. 너무 이 구도에만 집착하다 보니, 이야기가 산으로 간 것이다. 게다가 장르적 재미는 있었지만, 이는 진입장벽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시청층의 유입이 거의 없었다. 호평에도 4~5%대 시청률에 머문 이유다.
본래 '완벽한 아내'의 기획의도는 심재복의 성장기였다. 그가 여성성을 회복하고 삶의 새로운 희망과 생기발랄한 사랑을 찾게 되기까지의 이야기를 담는다는 게 목표다. 그런데 이은희와 구정희 등 지나치게 주변 캐릭터들의 사연을 푸는데 시간을 소모했다.
그 결과 심재복의 성장기는 물론, 기존에 예정돼 있던 로맨스까지 실종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본래 심재복은 이은희와 구정희란 시련에 맞서면서 강봉구(성준)와 러브라인을 형성해야 했다. 하지만 예상 밖의 전개가 이어지면서, 이들의 관계성은 설득력을 상실했다. 마지막회에 가서야 가까스로 연인 사이로 발전할 수 있었지만, 뜸을 너무 들였다.
여기에 지나치게 허술하고 자극적인 설정까지 더해졌다. 반전을 거듭한 쫀쫀한 전개는 '완벽한 아내'가 저조한 시청률에도 호평받던 비결이다. 이는 중반부까지만 유효했다. 후반부에는 광녀 이은희가 벌이는 엽기적 행각들에만 초점이 맞춰졌다. 게다가 이해하기 힘든 에피소드만 이어져 '아내의 유혹'의 재림이라는 혹평까지 받아들어야 했다. 심재복과 이은희가 서로를 정신병원에 가두고, 심재복이 이혼한 전 남편을 다시 유혹하던 신이 대표적이다. 배우들의 열연이 무색할 지경이었다.
결국 '완벽한 아내'는 10년만에 복귀해 호연을 펼친 고소영과, 사이코패스 역할로 인생 연기를 추가한 조여정만 남았다. 주인공 심재복이 모든 불행을 수습하는 것으로 끝을 맺었지만, 유종의 미를 거두길 원했던 시청자들에게는 아쉬운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