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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인터뷰]알비인제이, K-POP 속 스트링 세션의 숨은 노력

입력 2017-05-05 15: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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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POP=박수정 기자]여자친구 ‘시간을 달려서’, 리쌍 ‘발레리노’, 백지영 ‘잊지말아요’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아이돌, 힙합, 발라드의 대표곡들인 세 가지 곡은 모두 풍부한 스트링 세션을 사용해 곡의 색깔을 칠하고 완성도를 높였다. 모두 권석홍 RBW 제작이사 겸 프로듀서의 손끝에서 탄생된 스트링 편곡이다.

권석홍 프로듀서는 이선희 30주년 전국투어를 비롯해 더원, 거미, 윤민수, 양파, 바비킴, 박기영, 허각 등 앨범의 오케스트라를 편곡하고, MBC ‘나는 가수다’, KBS 2TV ‘불후의 명곡’ 등 음악 예능의 오케스트라를 담당했다. 우리나라 스트링 세션계의 핵심이자 최고 권위자다. 드라마 ‘도깨비’ OST ‘첫눈처럼 너에게 가겠다’, 아이유 ‘스물셋’, 이승철 ‘그런 사람 없습니다’, 바이브 ‘술이야’, 비스트 ‘픽션’ 등 그가 참여한 스트링 편곡만 해도 1200여 곡에 달한다.

매번 음악 뒤에서 세션으로 활약했던 그는 이제 전면에 나서 크로스오버 전문 레이블 ‘알비인제이(RB-INJ)’를 설립했다. 마마무, 양파, 브로맨스, 베이식, 먼데이키즈 등의 소속사 K-POP 대형 콘텐츠 업체 RBW가 INJ(인제이) 오케스트라와 제휴해서 만든 세션팀 RB-INJ를 중심으로 레이블를 갖춘 것.

알비인제이는 크로스오버 음원을 제작 발표하는 뮤직 스테이션 프로젝트 ‘뮤직갤러리’와 연주자, 작곡가, 크로스오버 뮤지션 등은 물론 실력 있는 아티스트를 육성해 알리고, 클래식 작품을 감각적으로 편곡해 소개할 예정이다. 유명 K-POP을 클래식한 연주곡으로, 클래식 곡을 영화 음악처럼 재탄생시키는 작업도 진행한다.

권석홍 프로듀서와 인제이 오케스트라 박은해 단장과 만나 알비인제이의 새로운 걸음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 먼저 알비인제이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박은해 : 원래 인제이 오케스트라라는 외부에 있던 팀이 스트링 세션팀이 됐어요. RBW와 인제이 오케스트라의 이름을 합쳐 레이블을 만들게 됐어요. 엔터테인먼트 최초로 스트링, 크로스오버 전문 레이블이죠. 인제이 오케스트라는 이선희 30주년 콘서트를 하면서 생긴 오케스트라예요. 가요에서는 촬영이 불가능한 오케스트라 세션이 많은데 저희는 촬영을 가능하게 했어요. 스트링 편곡을 계속 하면서 가요 전문 세션팀을 꾸렸죠.

- 알비인제이를 만든 계기는 무엇인가요? 권석홍 : 스트링 세션 편곡을 전문적으로 10여년간 해왔어요. 단지 세션으로 녹음만 해서 좋은 결과가 나오는 거에 의미가 있었는데 그러기엔 연주자와 인프라가 아까웠어요. 오래전부터 대중음악을 하고 있었지만, 크로스오버에 관심이 많았어요. 인프라를 어느 정도 형성해야 겠다는 생각이었죠. 시장이 형성돼 있지 않고, 구심점이 없었는데 RBW에서 단계별로 준비했어요. 2년 동안 프로젝트를 준비했는데 조금씩 시작하려고 합니다.

- 최근 JTBC ‘팬텀싱어’를 계기로 크로스오버가 많이 알려졌어요. 크로스오버와 대중 사이의 합의점은 어떻게 찾고 있나요? 권석홍 : “이걸 들어”라고 강요해봐야 소용없어요. 저는 JTBC '팬텀싱어' 역할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어요. 크로스오버에 대해 거의 20년 전부터 구상했어요. 당시엔 여건도 안 됐고, 개인적으로 그런 자원을 찾기 힘들었어요. 이제는 대중에게 충분히 어필이 될 것 같아요. 크로스오버는 음악 그 자체가 가진 파워를 그대로 보여줘요. 사람들이 몰랐던 음악에 대한 본능을 ‘팬텀싱어’ 같은 크로스오버에서 찾은 것 같아요. 노래에 한정된 것이긴 하지만, 마초라고 해야 할까요. 목소리 하나로 전율을 줘요.

- ‘팬텀싱어’는 목소리로 들려주는 힘이라면, 알비인제이는 목소리가 아닌 연주곡이 중심으로 보여요. 권석홍 : 저희에게도 노래하는 싱어가 있지만, 연주곡의 비중이 크죠. 연주곡에서는 파워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기본적인 감성이 있어요. 저희가 K-POP 전문 회사고, K-POP에 익숙한 사람들이예요. 그런데 작곡하는 사람들조차도 작업하다 잠시 쉬면서 피아노를 칠 때 다른 음악이 나오더라고요. 감성이 많고 잔잔한 음악을 연주하게 되는데 가요에서는 쓸 수 없어요. 그런 음악을 갖고 있고, 그걸 듣는 사람들도 늘 다른 음악을 듣다가 이걸 들을 때 자극적이진 않지만 편안하게 듣게 되요.

- 알비인제이를 어떻게 발전시킬 게획인가요? 권석홍 : 스트링 세션이 시행착오를 겪어서 본궤도에 올랐어요. 스트링 세션팀이 워낙 잘하는 팀이 많고, 여러 팀이 많이 생겼어요. 그런데 시장은 10년 전에 비하면 많이 축소됐어요. RBW 회사 자체가 글로벌 엔터테인먼트예요. 해외 쪽에 프로듀싱 작업을 많이 가져오는데 스트링 세션은 OEM 생산을 하려고 해요. 경험도 필요하고, 대행을 할 수 있는 나라가 아시아에서는 우리나라 정도가 할 수 있을 것이에요.

- K-POP은 글로벌로 시장을 넓혔는데 세션은 축소됐다니 의외네요. 권석홍 : 활성화 될수록 많은 이윤을 남기는 시스템이 되니까 기획에 의해서 제작비를 줄이더라고요. 저희 세대 프로듀서들은 일본 음악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예전에 일본 유명 가수와 한국 앨범 컬래버레이션을 하려고 했는데 기타 세션도 안하려고 했어요. 그걸 보면서 ‘우리도 이렇게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시절이 전성기였어요. 그때부터 대비를 했죠. K-POP이 댄스 중심이니까 그렇기도 한데, 댄스에도 스트링이 많이 들어가요. 스트링의 감동이 사운드를 뚫고 나오지 못하면 미디로 대체 되겠지만, 음악 흐름은 돌고 돌아요. 댄스가 유행하다 어쿠스틱이 유행하고, 유키 구라모토 같은 음악이 나오기도 해요. 지금은 그런 시기가 왔다고 봐요. 알비인제이가 그런 스트링 세션이에요.

- 또 어떤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나요? 권석홍 : 두 번째가 크로스오버 레이블이에요. 시기적으로 그런 시기가 왔고, K-POP이 멋있지만, 팬텀싱어를 들으니까 또 다른 멋이라고 느낀다. 그만큼 준비가 됐다. 보여드릴 게 많아요.

- 아티스트도 육성하나요? 권석홍 : 기존 연주자들도 많이 있다. 그분들이 크로스오버 시장이 없다고 보니까 영세한 경우가 많아요. 자신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없어요. 그런 분들과 연계해서 조금 더 대중에게 알릴 수 있도록 할 거예요. 또 우리나라는 클래식 강국이에요. 좋은 학교도 나오고 실력 있는 사람도 많은데 스트링 세션으로 많이 몰려요. 좋은 연주자들에게 대중적인 감각을 주고 싶다. 그런 것을 접목을 지켜 주면서 스스로 아티스트 능력을 쌓아갈 수 있게요.

- 음악을 평가할 때 흔히 ‘대중성 있는 음악’, ‘음악성 있는 음악’이라고 하죠. 대중성, 음악성의 기준에 대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권석홍 : 융스트링에 심상원 선배가 있어요. 녹음을 하고서 술을 한 잔하며 이야기를 하는데 ‘음악은 답이 없다’고 하더라고요. 대중성이라는 것도 결국 대중이 평가를 내리는 거죠. 예상치 못한 게 터진 게 있고, 자신했는데 결과는 아닐 때도 있어요. 전문가들이 봤을 때 좋은 음악이라고 하는 게 음악성인데 다들 기준이 다르죠.

- K-POP 작업도 많이 하셨죠. K-POP을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권석홍 :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K-POP은 두 가지로 나뉘어요. 감성적인 기준으로 유희열의 토이가 좋아요. 그 이전에 빛과 소금, 어떤날 등이 있어요. 그게 요즘은 옥수사진관이란 팀에게서 느껴져요. 그 감성이 이어지는 라인이에요. 감성적이지만, 음악성도 좋은 팀이에요. 대중성으로 봤으면 김도훈 대표가 만든 수많은 곡이 있죠.(웃음) 또, 여자친구의 타이틀곡 스트링 편곡을 다 담당했어요. 대부분 아이돌 곡들은 편곡 방향이 어느 정도 다 짜여서 요청이 오는데 ‘시간을 달려서’의 경우는 저한테 다 맡겼어요. ‘시간을 달려서’를 하면서 ‘이때다’하고 하고 싶었던 바로크적인 진행을 담았어요. 아이돌 댄스와 클래식의 접목이 제대로 된 곡이예요. 백지영 ‘잊지말아요’, 바이브 ‘술이야’도 스트링도 제가 스스로 만들었던 곡이에요.

- 박은해 단장님은 대중성, 음악성에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박은해 : 제가 생각했을 때 대중성은 잘 회사에서 만들어지고 짜인 각 훈련된 아이돌이 있어요. 그런 그룹들을 보면 대중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음악 하나하나 봤을 때는 이 음악이 음악성이 있는 건가 생각도 가끔 들지만, 대중한테 인기가 있으면 대중성이 있다고 생각해요. 가요에서는 가창력이 뒷받침 되는 가수가 음악성이 있는 가수라고 생각해요. 더원, 이선희, 선생님 같은 경우가 정말 음악성이 가요분야에서 훌륭하다고 생각해요.

- 활동을 하면서 뿌듯한 순간은 언제였나요? 박은해 : 스틸 하트가 한국에 내한했을 때 가요, 드라마 OST를 불렀다. 스트링 녹음을 했는데 그때 촬영을 했어야 해서 저희가 함께하게 됐죠. 정말 잠깐 찍고 가는 건데 스틸 하트가 4시간 넘게 기다렸어요. 기다리게 하는 건 예의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계속 칭찬해주고, 같이 사진을 찍고, 피곤하셨을 텐데도 저희를 칭찬해줬어요. 정말 감동적이었어요. 무엇보다 가장 보람찬 건 녹음 결과가 좋을 때죠. 제가 한 것보다 녹음된 소리를 들었을 때 훨씬 더 좋은 음악이 나올 때요.

- 가장 뿌듯한 결과물은 무엇인가요? 권석홍 : 최근에 프로필 정리를 했는데 생각나는 게 여자친구 '시간을 달려서'예요. 또, 엠씨더맥스 ‘어디에도’가 있고... 리쌍 ‘발레리노’, ‘헤어지지 못하는 여자 떠나가지 못하는 남자’를 작업할 땐 리쌍 길이가 극찬을 해서 감동을 받았죠. 리쌍의 곡들이 힙합과 오케스트라의 접목이었어요. 최근에는 ‘첫눈처럼 너에게 가겠다’가 있어요. 녹음하면서 계속 꽂히더라고요. 터질 것 같았어요. 박은해 :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RBW 박우상 작곡가가 만든 ‘또! 오해영’ OST 벤의 ‘꿈처럼’이란 곡이에요. 레이블 뮤직갤러리에서 클래식 편곡을 더해 재탄생시킬 거예요.

- 기존의 곡을 새롭게 편곡할 때 편곡 방향의 기준이 있나요? 권석홍 : 원칙이 있어요. 작곡가의 곡을 리메이크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인데 원곡이 훌륭하면 악기만 바꿔서 나가도 훌륭해요. 뭔가 보여주겠다고 하는 순간, 꼬여요. 가끔 제가 후배들에게 어떤 기존의 곡을 편곡하라고 그러는데 다들 꼬아서 오더라고요. 반대로 원곡에 멜로디 자체는 좋은데 옛스러운 경우 세련되게 바꾸기도 하죠.

- 알비인제이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권석홍 : 아티스트 육성이나 발굴 다음엔 브랜드화된 크로스오버 팀을 만들려고 해요. 빌보드 차트에도 올라왔던 오케스트라 팀이 있어요. ‘폴 모리아’라는 팀인데, 폴 모리아나 ‘시크릿 가든’ 같은 팀처럼 오케스트라로서 하나의 아티스트를 만들고 알리고 싶어요. 박은해 : 단순한 세션팀을 넘어서 알비인제이의 아티스트적인 가치를 대중에게 알리고 싶어요.

- 그동안 스트링 세션들은 많아 알려지지 않았죠. 권석홍 : 스트링 편곡자들이 많이 있다가 소수만 남았다. 권익이 지켜지기 힘들어요. 금전적인 문제도 그렇고, 심지어는 최근에 포털사이트에 프로필을 등록해야 하는데 제가 참여했던 음악들을 등록해달라고 해도 인정을 받지 못하더라. 편곡가로는 인정이 되지 않고, 또 편곡가는 실연자도 아니라고 해요. 예전에 박인영이란 친구가 총대를 메고 권익 향상에 힘썼는데 결국은 시장이 점점 하향이 되니까 몇 명밖에 남지 않았어요. 저희는 편곡에 참여하지만, 저작권료도 받지 못해요. 스트링 세션팀이나 편곡자들이 대중적으로 알려지는 것보다 지위가 확실해졌으면 좋겠어요. 같이 만들어가고 있는 사람인데 자료 불충분이라고 빠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요? 박은해 : 사람들이 가요라고 하면, TV에서 녹음 장면이 많이 나와서 드럼 세션도 있고 기타 세션도 있다는 걸 알아요. 그런데 스트링 세션이 뭔지는 아직 잘 모르는 것 같아요. 가요에도 현악기가 있고, 오케스트라 나오기 때문에 귀 기울여 잘 들어보면 다양하게 있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크로스오버 레이블도 많은 관심을 가져주세요. 권석홍 : 싫은 걸 억지로 듣는 것이 아니라 그냥 편안하게 들어봤으면 좋겠어요. 또, 항상 우리나라는 어떤 한 쪽으로 쏠림 현상이 많아요. 장르 쏠림 현상은 대중적인 현상이지만, 음악 연주자들도 많이 쏠려요. 많은 음악 전공자들이 처음에는 세계적인 솔리스트를 목표로 하는데 대부분 고급 실업자들이 돼요. 그 분들은 대중적인 관심만 있으면 훨씬 더 잘할 분이에요. 뮤직갤러리 프로젝트가 음악에서 나아가 사진작가, 화가와 연계를 할 거예요. 저희가 발표한 음원과 작가와 작품이 전시회가 돼요. 선진국으로 가게 되면 이게 또 하나의 한류 상품이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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