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드라마

['역적'이 남긴 것②]윤균상 성장&김지석·채수빈·심희섭·김정현 재발견

입력 2017-05-17 13:3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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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POP=노윤정 기자] MBC 월화드라마 '역적 : 백성을 훔친 도적'(연출 김진만, 진창규/극본 황진영/ 이하 역적)이 '웰 메이드 드라마'라는 호평 속에 막을 내렸다. '역적'이 마지막까지 완성도 높은 작품성을 보여주며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었던 데는 몰입도 높은 연기를 펼친 배우들의 활약이 있었다.

'역적'이 16일 방송된 30회를 끝으로 종영했다. '역적'은 폭력의 시대를 살아낸 인간 홍길동의 삶과 사랑, 투쟁의 역사를 다룬 작품. 부조리에 대한 '저항'을 기본으로 한 아모개(김상중 분) 정신과 홍길동(윤균상 분)의 성장 서사를 바탕으로 하여 촘촘하게 짜인 스토리, 세련되고 몰입도 높은 연출은 '역적'이 최종회까지 시청자들의 찬사를 이끌어낸 힘이었다. 여기에 김상중, 서이숙(박 씨 부인 역), 박준규(소부리 역), 김병옥(엄자치 역), 김정태(충원군 이정 역), 황석정(월하매 역) 등 베테랑 배우들의 열연이 극에 무게감을 더했다.

사진 : MBC '역적 : 백성을 훔친 도적' 공식 홈페이지
사진 : MBC '역적 : 백성을 훔친 도적' 공식 홈페이지

◆ 홍길동과 함께 성장한 윤균상 또한, 극의 메인 롤을 맡은 윤균상의 열연은 '역적'이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충실하게 시청자들에게 전했다. '역적'은 윤균상의 첫 지상파 드라마 주연작으로, 캐스팅 소식이 전해졌을 당시 우려도 있었다. 대중에게 익숙한 홍길동이라는 캐릭터를 자신의 색으로 소화하면서 어색함 없이 극에 녹아들 수 있을지, 극의 중심에서 30부작 작품을 이끌고 갈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섰다.

하지만 윤균상은 첫 등장만으로 이런 우려를 날렸다. 앞서 '신의', '육룡이 나르샤' 등의 작품을 통해 사극 연기를 선보였던 윤균상은 안정된 사극 발성과 자연스러운 사투리 연기로 초반부터 탄탄한 연기력을 보여줬다. 또한 때로는 능청스럽고 코믹한 모습을, 때로는 카리스마 있는 모습을, 때로는 연인 가령(채수빈 분)과 달달한 모습을 보여주며 다채로운 매력을 발산했다. '아기장수'에서 백성들을 위한 '역적'으로 성장해가는 홍길동의 서사는 윤균상이라는 배우를 만나 더욱 힘을 얻었다.

사진 : MBC '역적 : 백성을 훔친 도적' 공식 홈페이지 / 방송화면 캡처
사진 : MBC '역적 : 백성을 훔친 도적' 공식 홈페이지 / 방송화면 캡처

◆ 김지석·채수빈·심희섭·김정현의 '재발견' 김지석은 극 후반부 홍길동과 가장 크게 대립하는 연산군이라는 인물을 맡아, '재발견'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연산군이 가진 광기와 트라우마를 실감나게 그려냈다. 연산군은 어린 시절 어머니 폐비 윤 씨를 잃은 데 대한 한(恨)을 품고 있으며, 대간들에게 휘둘리던 아버지 성종(최무성 분)을 보며 강한 왕권에 집착하게 된 인물. 또한 인간은 본래 악하다고 믿는 성악설 신봉자로 폭력으로써만 인간을 다스릴 수 있다고 믿었다. 그렇게 연산군은 내재된 트라우마에 더해 대간들에 의해 자신의 뜻이 좌절되는 일을 거듭 겪으며 점차 광기를 드러냈고, 이 변화는 김지석을 통해 설득력 있게 그려졌다. 김지석은 연산군의 잔혹한 광기를 섬뜩하게 표현해냈고, 극 말미 홍길동과 백성들에게 패배를 겪으며 무너지는 유약함까지 완벽하게 그렸다. 폐위된 그가 마지막까지 자신을 지켰던 장녹수의 죽음을 접하고 오열하는 모습은 악역임에도 그에게 연민을 느끼게 했다.

가령 역을 맡은 채수빈은 극에 활력을 불어넣는 사랑스러운 에너지와 당찬 면모를 지닌 캐릭터를 완성했다. '여성은 조신해야 한다'고 강요하는 조선시대 통념과 달리 자신의 감정에 솔직했던 가령은 적극적으로 홍길동을 향한 마음을 드러냈고, 결국 사랑을 쟁취했다. 청혼의 말 역시 가령의 입에서 먼저 나왔다. 애교 가득한 말투와 해사한 미소를 가지고 홍길동만을 바라보는 가령의 모습은 더없이 사랑스러웠다. 이뿐 아니라 채수빈은 극이 중반부를 넘어가면서 홍길동의 복수를 하겠다고 직접 궁에 들어가 연산군에게 일갈하는 모습, 죽은 줄 알았던 '서방'과 재회했으나 기쁨을 나누지도 못하고 자신 때문에 백성들을 위한 싸움을 포기하지 말라고 외치는 모습까지, 어려운 감정 연기를 훌륭히 소화하며 호평을 받았다.

심희섭은 홍길동의 형 길현 역을 맡아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는 비상한 머리를 가지고 있으나 천민 출신이라는 한계로 인해 관직에 나아가길 포기하고 산 인물로, 가족들과 떨어져 헤매던 중 우연히 발견한 족보로 과거에 응시해 관직을 얻었다. 그렇게 관원이 된 길현은 자신을 알아봐준 연산군에 대한 충성을 맹세했으나, 동생 홍길동과 재회하고 연산군의 폭정을 옆에서 확인한 후 홍길동의 든든한 지원자가 됐다. 심희섭은 홍길동이 흔들릴 때마다 곁에서 중심을 잡아주는 길현의 다부지고 든든한 면모를 잘 살렸으며, 가족의 원수인 박 씨 부인과 수학(박은석 분)을 향한 분노를 다스리고 복수해나가는 복잡한 심리묘사 역시 훌륭히 해내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김정현이 분한 모리는 악역임에도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은 매력적인 캐릭터다. 모리는 아버지처럼 믿고 따랐던 허태학(김준배 분)이 자신을 배신하자 제 손으로 그를 죽인 후 충원군 이정의 수하가 되는 인물. 극 초반에는 큰 활약을 하지 않았으나, 이야기가 전개되며 그가 홍길동과 같은 역사임이 밝혀져 대립 구도의 한 축을 이뤘다. 하지만 가령을 연모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고, 홍길동을 죽일 수 있던 순간 그가 자신의 목숨을 살려줬던 일을 떠올리며 그를 구해주고, 연산군의 명에도 여악들의 아이들을 생매장 시키지 못하고 거짓을 고하는 등의 선한 면을 드러내 시청자들의 지지를 받았다. 결국 마지막에는 시청자들의 바람대로 홍길동과 한 편이 돼 미소를 되찾고 백성들을 위해 '홍 첨지'로 활약하는 모습으로 끝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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