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성선해 기자] 로맨스가 없어도 이렇게 재밌다. '추리의 여왕'이 지상파 드라마의 관습을 깬 전개로 막을 내렸다.
25일 KBS 2TV 수목드라마 '추리의 여왕'(극본 이성민/연출 김진우 유영은) 마지막 회가 방송됐다. 생사의 기로에 선 유설옥(최강희)과 억울한 누명을 쓴 하완승(권상우)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지난달 5일 첫 방송된 '추리의 여왕'은 생활밀착형 추리퀸 유설옥과 하드보일드 열혈 형사 하완승이 미궁에 빠진 사건을 풀어내면서 범죄로 상처 입은 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휴먼 추리 드라마다.
'추리의 여왕'을 관통하는 가장 큰 특징은 멜로 실종이다. 장르물을 표방했음에도 러브라인은 빠짐없이 등장했던 기존 지상파 드라마의 관습에서 벗어난 작품이다. 유설옥과 하완승의 관계는 로맨스라기보단 사건 해결을 위해 뭉친 공조 파트너에 가깝다. 로미오와 줄리엣이 아닌, 셜록과 왓슨 박사다. 병원에서도 연애하고 법원에서도 멜로의 서사를 쌓던 여타 작품과는 다르다.
대신 '추리의 여왕'은 주요 캐릭터의 부각을 택했다. 가장 큰 수혜자는 물론 유설옥과 하완승이다. 극 중 유설옥은 결혼 8년 차 평범한 주부다. 하지만 집 밖만 나서면 셜록 홈즈도 안 부러운 추리의 여왕이 된다. 그간 가족극이나 일일극에서만 주인공으로 다뤄지던 기혼녀가 수사극의 중심으로 나섰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유설옥의 조력자는 무려 엘리트 형사 하완승이다. 그는 마약 탐지견으로 불릴 만큼 최고의 직감과 본능을 자랑하는 마약 수사관이다. 물불 가리지 않는 육탄 수사를 지향하는 그는 유설옥의 본능적 추리와 만나 날개를 달았다. 일상적인 공간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두 사람의 공조는 남다른 케미스트리 그 자체였다. 가정주부와 형사가 펼치는 수사극이란 자체만으로도 차별성이 있었다. 또한 러브라인에 무게를 두지 않았던 전개는 추리극에 대한 높은 몰입도로 이어졌다.
최강희와 권상우는 이번이 두 번째 만남이다. 두 사람은 SBS '신화'(2001)에서 이미 호흡을 맞춘 바 있다. 그리고 16년 만에 '추리의 여왕'으로 재회했다. 이들은 때로는 티격태격하면서도 손발이 척척 맞는 호흡으로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환상의 콤비를 연기했다. 유설옥과 하완성의 톰과 제리 같은 관계성은 '추리의 여왕'을 보는 또 하나의 재미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