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박수정 기자]나영석 PD의 특징과 잡학박사들의 지식이 유쾌하고 풍성하게 어우러졌다.
지난 2일 첫 방송된 tvN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연출 나영석, 양정우/이하 알쓸신잡)’에서는 수다박사 유희열, 잡학박사 유시민, 미식박사 황교익, 문학박사 김영하, 과학박사 정재승이 통영으로 첫 수다 여행을 떠났다.
‘알쓸신잡’은 다섯 박사들이 국내를 여행하면서 다양한 관점의 이야기를 펼쳐 딱히 쓸 데는 없지만 알아두면 흥이 나는 신비한 ‘수다 여행’을 콘셉트로 시청자들의 지적 유희를 만족시키는 프로그램.
통영으로 향한 버스 안에서부터 수다 여행은 본격 시작됐다. 출발한 지 15분도 되지 않았지만, 마산수출자유지역, 매판자본 등 통영과 관련한 근현대사부터 생소한 용어가 등장하며 지식 본능이 깨어나기 시작했다.
유시민이 통영에서는 장어탕이 맛있다는 이야기에서 출발해 장어의 종류, 가장 비싼 장어, 비싼 장어인 뱀장어를 양식으로 키우지 못하는 이유, 홍콩산 실뱀장어까지 이야기가 뻗어나갔다. 박사들이 지닌 풍부한 지식이 아니라면 결코 평소 들을 수 없는 정말 알아두면 쓸 데 없는 신비한 잡학들이 쏟아졌다.
마치 마인드맵을 하듯이 이야기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데 그때마다 마치 사전 속 이야기를 펼치듯 다양한 이야기가 펼쳐지는 것. 유희열은 “장어에 대해 이렇게 깊게 이야기해 본 적이 없다. 어느 장어가 비싸냐고 물었을 뿐인데”라고 웃었다.
통영에서의 본격 여행은 유시민-유희열, 황교익, 김영하가 서로 자신들의 취향대로 흩어져 즐겼다. 정재승은 강의 스케줄로 저녁에 합류했다. 한 식당에서 다시 모인 박사들은 오늘 다녀왔던 여행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서 본격 수다를 나누기 시작했다. ‘알쓸신잡’은 수다와 낮에 다닌 여행을 번갈아 보여주면서 여행에 담긴 수다를 더욱 재미있고 풍성하게 보여준다.
사피오섹슈얼, ‘세계사편력’, 박경리 ‘토지’, 이순신, 호주제, 미토콘드리아 등 보통의 술자리에서 나올 수 없는 지적 수준이 높은 이야기들이 펼쳐졌다. 모두가 “알아두면 쓸 데 없다”고 웃었다. 그럼에도 신비한 이야기들이 자연스레 빠져드는 재미를 줬다.
지난 1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유희열이 “첫 촬영 때 새벽 6시에 만나서 통영까지 가는 버스를 탔다. 정말 깜짝 놀란 게 1초도 안 쉬고 계속 얘기를 하시더라. 얘기가 뫼비우스의 띠처럼 흘러서 '정말 피곤한 방송이 되겠구나'라고 직감을 했다. 얘기가 넘쳐흐른다. 케미스트리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전한 바 있다. 특별한 미션이나 게임, 장치 없이 수다만으로 지적 유희를 만족시키는 신개념 예능이 탄생했다.
여행과 음식을 다루는 나영석 PD 프로그램의 특징도 적절히 스며들었다. 통영의 아름다운 풍경이 화면 속에 담겼고, 적절한 자료화면과 애니메이션의 활용이 시청자의 이해를 도왔다. 도다리쑥국, 해물짬뽕, 통영 다찌집 등 먹기 좋은 음식을 클로즈업으로 담아내기도 했다.
한 번 보면 박사들의 지식과 천재성에 감탄을 연발하며 빠져들게 된다. 뫼비우스의 띠처럼 펼쳐지는 지식의 고리가 평소 지적 갈증을 느끼는 사피오섹슈얼 시청자들을 만족시킬 것으로 보인다. 어려운 내용이 이어져 자칫 지루해질 수 있지만, 나PD의 친근하고 편안한 연출이 이를 보완한다. 앞으로도 어떤 지적 여행이 펼쳐질지 기대를 모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