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안태현 기자]김수용이 ‘조동아리’와 함께 예능 병풍에서 예능 스타로 떠오르고 있다.
김수용의 예능 인생은 굴곡이란 게 없었다. 존재감 없이 뒤에 숨어있다 단발성 멘트들로 웃음을 터뜨리는 야구로 치자면 9번 타자 정도의 역할로 26년간 얇고 긴 예능인으로 살아왔다. 하지만 8일 방송된 KBS 2TV ‘해피투게더3-전설의 조동아리(이하 해투3)’에서의 김수용은 4번 타자의 면모를 맘껏 뽐내며, 제 2의 전성기를 맞을 준비를 마쳤다.
1991년 KBS ‘제1회 대학개그제’로 데뷔한 이후 긴 무명생활을 지내 온 그는 대중의 큰 인기를 끌지 못했다. 대중들에게 김수용의 이미지는 ‘다크써클’이 눈 밑에 짙게 드리운 ‘저승사자’ 혹은 예능에서 먼저 나서지 않고 관망하는 존재로 비춰졌다. 많은 개그맨들이 “김수용은 개그맨을 웃기는 개그맨이다”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지만, 대중과 그의 개그 코드는 어딘가 모르게 엇나가 있었다.
그럼에도 김수용은 잊혀지는 예능인이 아니었다. 약육강식의 예능 세계에서 한 해의 ‘라이징 스타’였던 인물들은 다음 해, 방송에서 모습조차 찾기 힘든 경우도 부지기수다. 하지만 김수용은 단 한 번의 웃음 홈런도 없었지만 꾸준히 패널로, 보조 MC로 안방극장을 찾았다.
최근의 김수용은 점점 변화하고 있어 보인다. MBC‘세모방 : 세상의 모든 방송(이하 세모방)’에서는 분량을 위해 직접 낙타에게 물을 주는 체험을 앞서 한다던가, 그간의 뒤에서 관망하던 예능인에서 앞서는 예능인으로 변모했다. ‘해투3’에서 김수용은 “저는 지금이 예전보다 간절하다. 하루에 5번 이상 웃기겠다”고 다짐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김수용의 개그 코드는 바뀌지 않았다. 그의 기력 없는 모습은 여전하다. 오히려 대중들이 김수용의 개그 코드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예전의 예능이라면, 힘 있는 목소리로 치고 나가 먼저 카메라를 독점하는 방식이었다. 허나 요즘의 예능은 1인 1카메라다. 뒤에서 힘없이 말해도 그 부분을 충분히 끌어낼 수 있다. 김수용은 그런 면에서 한 마디씩 거드는 토크에 강자이기도 하다.
더불어 김수용은 자신과 친한 사람들과 있을 때면 더 활기차지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 큰 존재감을 내보였던 ‘세모방’에서는 남희석과 박수홍이 함께였고, ‘해투3’에서는 ‘조동아리’가 함께였다. 병원장인 아버지보다 더 방송 출연이 적었다는 김수용은 데뷔 26년이 넘어서야 다시금 제 2의 전성기를 맞게 됐다.
어쩌면 예능프로그램에서는 한방의 타자가 아니더라도 9번 타자가 잘해야 다음 1번 타자의 멘트가 부담이 줄어든다. 그런 9번 타자가 제 몫의 웃음을 뽑아내는 김수용이라면 그의 활약이 앞으로 더 기대되게 만드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