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안태현 기자] "개그콘서트’를 쉬게 되었을 때, 둥지를 떠나 온 느낌. 불안했고, 그리웠다"
2005년, 제 20기 KBS 공채개그맨으로 데뷔한 신봉선은 어느새 햇수로 12년차 개그우먼이다. 하지만 14일 오전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9년 만에) '개그콘서트‘에 돌아올 때, 후배들이 빡빡하게 5일 동안 아이디어 짜던 모습을 보이며 ’선배한테는 그렇게까지 안할 거에요‘라고 말했지만 내가 불안해서 주말까지 나와서 캐릭터를 짠다“며 말하는 신봉선의 마음은 다시 신인으로 돌아가 있었다.
신봉선은 “운동도 안하다 하면 몸살이 오듯 (무대에 오르며) 나도 몸살기가 왔다”고 고백하며 간만에 오른 무대에 느꼈던 부담감을 토로했다. 하지만 “저는 집중하는 게 좋다. 저희는 음식을 만드는 셰프님들과 같다. 내가 준비를 했지만 손님들이 다 그 음식을 맛있다고는 안 할 것이다. 그렇지만 음식을 맛보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을 때처럼 최선을 다해서 무대를 준비했을 때 관객들이 웃어주는 것에 만족했다”며 후기를 전하며 지금은 어느 정도 부담감에서 벗어난 모습을 보였다.
‘봉숭아학당’ 코너에서 새로 선보인 신봉선녀 캐릭터를 준비하면서도 신봉선은 신인으로 돌아간 듯 철저하게 준비했다. 그녀는 “원래 여러 가지 (준비했던) 캐릭터가 있었다. 강의하는 강사 캐릭터도 있었고, 드라마에 빠진 아줌마도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신봉선녀 캐릭터를 선택한 이유는 간단했다.
신봉선은 “그동안 보여주지 않은 캐릭터를 보여주고 싶었다. 김대희 선배와 장동민 선배를 만나 무슨 캐릭터를 할까 물었다. 그러니 ‘잘하는 거 해. 너 무당해’라고 말해주시더라”며 “저는 개그맨들 중에서도 에너지의 이미지가 있으니 에너지 있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주말까지 ‘개그콘서트’에 헌납하면서까지 공개코미디에 힘을 쏟는 이유는 뭘까. 신봉선은 “저희는 회의에서 이야기를 던지면서 아이디어를 만들어낸다. 드라마 쓰듯 나오는 게 아니라 본인들의 캐릭터에 집중해서 대본을 만들어간다”고 말하며, “우리도 사람이니깐 웃음을 짤 수 있는데 한계가 있다. 그래서 연기가 필요하다. 3짜리 웃음을 5나 6으로 만드는 게 연기의 몫이다”며 여전히 관객들의 웃음에 목말라 있는 모습을 보였다.
“한 코너를 올리기까지 모든 걸 다 올인 해야한다”며 개그맨의 고충들을 풀어내며 신봉선은 ‘개그콘서트’를 떠나는 개그맨들에 대한 민감한 질문에 조심스럽게 답했다. “사랑을 받다보니 밖에 나가게 되고 나가다보니 여기 집중할 수가 없고, 그렇게 해서 많이들 나가게 됐다”는 신봉선은 “다들 늘 머리를 쪼며 아이디어를 짜는데 사실 여행 한 번 못가는 형편이다. 7, 8년 동안 매일 ‘개그콘서트’를 준비하는데 그들도 사람인지라 힘든 것도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자신 역시 “‘개그콘서트’를 쉬게 되었을 때, 둥지를 떠나 온 느낌이었다. 그래서 너무 불안했고, 그리웠다. 한동안 예능을 하다 지치면 자주 찾았다. 그런데 어느 순간 동기들도 없어지니 못 찾겠더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그렇기에 그녀는 누구보다도 ‘개그콘서트’를 쉬게 된 이들에 대해 이해하는 마음이 컸다. 신봉선은 “‘나간다’라는 표현보다는 다른 표현이 나을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신봉선은 어느새 나이가 들어가며 변해가는 자신과 마주하기도 했다. 이상형을 물어보는 질문에 “옛날에는 정말 다 봤다. 그런데 지금은 기준이 확실하게 달라졌다. 따뜻하고 자기 일 열심히 하는 사람이 멋있게 느껴진다”고 말하던 신봉선은 “연인코너가 굉장히 하고 싶었다. 그런데 그게 다 젊다는 착각이었다. 어느 순간 연인코너는 부대낀다는 것을 느꼈다”고 고백했다.
‘대화가 필요해 1987’이 마지막 연인코너가 될 것 같다는 신봉선은 “실컷 누려야겠다”고 말하며 너스레를 떨었다. 하지만 그녀는 “기사를 보니 김대희 선배님이 ‘대화가 필요해 2017’을 2년 2주를 생각하더라. 생각해보니 2년이 지나면 40대다. 그럼 시집 못가는 거 아닌가” 걱정을 하기도 했었다고 말했다. 짝을 만나야하지만 지금은 삶에 ‘개그콘서트’ 밖에 없다는 신봉선.
그녀는 후배 장하나를 언급하며 “눈빛 하나를 봤는데 참 예사롭지 않았다. 작은 역할을 하더라도 에너지를 실어서 하는 모습을 보며 칭찬을 했다”는 신봉선은 후배들에게 “작은 역할이라도 에너지를 실어서 하면 누군가는 보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고 말하며 자신 역시 이런 마음을 가지고 살아간다고 밝혔다.
예전에는 웃으면 인상이 좋아진다는 말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지금은 70대 얼짱이 꿈이라는 신봉선은 “인상으로 풍기는 미녀 할머니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초심을 찾기 위한 ‘개그콘서트’에 다시 초심으로 돌아온 신봉선은 힘든 상황임에도 웃음을 잃지 않았다. 그렇기에 그녀는 지금 가장 예쁜 나이를 지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고 느껴지게 만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