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드라마

[팝업리뷰]'키다리 아저씨' 서로를 통한 성장과 사랑, 그 따뜻함

입력 2017-07-21 16: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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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POP=김은정 기자] 응원하고 싶은 사랑이 있다. 설레지만 선명한 핑크빛은 아니고, 마음은 통했지만 비밀이 많아 서로 가까워지기 힘들다. 보통의 애정이 핑크빛이라면 제르비스와 제루샤의 사랑은 맑고 순수하기에 파스텔 톤의 그린 컬러라 표현하고 싶다. 서로를 통해 성장하고 사랑을 배우며 마지막이 해피엔딩이라 더 큰 박수를 보내고 싶은 두 사람의 따뜻한 이야기.

지난 5월 16일부터 DCF대명문화공장 1관에서 공연된 뮤지컬 '키다리 아저씨'가 오는 7월 23일 마지막 공연을 펼친다. 뮤지컬 ‘키다리 아저씨(Daddy Long Legs)’는 1912년 첫 발간 이후 오늘까지 전 세계에서 사랑 받는 진 웹스터(Jean Webster)의 대표적인 명작소설 ‘키다리 아저씨’를 원작으로 만들어졌다. 뮤지컬 '레미제라블'로 토니 어워즈 최고 연출상을 수상한 존 캐어드의 섬세한 연출과 뮤지컬 '키다리 아저씨'로 최고 작곡/작사상을 수상한 폴 고든의 서정적인 멜로디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2016년 국내 초연된 '키다리 아저씨'는 원작 소설이 지닌 친숙함과 혼성 2인극이라는 흔치 않은 구성, 배우들의 열연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특히 제르비스 펜들턴과 제루샤 주디 애봇, 두 인물의 매개체인 편지로 웃고 울고, 성장하고 사랑하는 과정에 오롯하게 집중될 수 있는 짜임새는 자극 없는 클래식한 감동과 함께 힐링을 선사했다.

'키다리 아저씨'의 이야기는 20세기로 넘어가는 뉴잉글랜드를 배경으로 펼쳐진다. 존 그리오 홈 고아원에서 살고 있는 제루샤는 원내 가장 나이가 많은 아이다. 고아원 밖 넓은 세상을 꿈꾸던 제루샤에게 어느 날 한 남자가 대학 공부를 마칠 수 있도록 후원자가 되어주겠다고 한다. 단, 후원을 위한 조건이 있었다. 바로 자신의 정체를 알려고 해서는 안 된다는 것과 한 달에 한 번 편지를 보내야 한다는 것이다. 제루샤는 수수께끼의 후원자에게 '키다리 아저씨'라는 별명을 붙여주고 자주 편지를 보내며 자신의 학교생활을 전한다. 기쁘거나, 슬프거나, 좌절할 때나, 즐겁거나 언제라도 제루샤는 자신의 마음을 담아 편지를 쓴다. 좌충우돌 대학 생활을 하던 제루샤는 룸메이트인 줄리아의 삼촌 제르비스 펜들턴을 만나게 된다. 공통점이 많은 그들은 급격하게 가까워지기 시작한다.

1년 만에 다시 돌아온 뮤지컬 '키다리 아저씨'는 아날로그 감성으로 다시 한번 관객의 마음을 따뜻하게 감싸 안았다. 오고 가는 편지 속에 싹트는 두 사람의 사랑은 서툰 만큼 귀엽고 사랑스럽다. 편지는 단순한 매개체가 아니라 서로의 성장을 알 수 있는 지표가 되어 그 의미를 더한다. 이야기 흐름상 관객은 제르비스와 비밀을 공유하게 되는데, 이런 요소는 극을 더욱 즐길 수 있게 만든다. 제루샤에게 신분을 감춘 제르비스의 본 모습을 알고 있는 관객은 제르비스가 다른 인물로 제루샤의 앞에 나타나거나, 질투하는 모습을 보며 웃음을 참을 수 없다. 또한 제루샤가 제르비스를 할아버지로 유추하거나, 제루샤가 '차라리 죽어버리는게 나아요'라며 목을 조르고 이것을 살리려 다른 장소에서 허둥대는 제르비스의 모습을 모두 볼 수 있는 관객은 관찰자로서 엄마 미소를 띠고 두 사람의 사랑을 응원하게 된다.

잔잔하고 따뜻하게 흘러가는 스토리지만 배우들의 연기는 관객을 웃음 짓게 만든다. 오랜만에 중소극장 작품을 선택한 제르비스 역의 신성록은 TV드라마에서 무서운 역할로 강렬한 이미지를 남겼지만, '키다리 아저씨'에서는 또 다른 매력을 선사했다. 신성록은 키만 큰 어린애처럼 천진난만하고 유쾌한 모습으로 제르비스를 연기했고 재치있는 애드리브와 사랑스러운 미소로 캐릭터를 따뜻하게 표현해냈다. 자기 옷을 입은 듯 키다리 아저씨를 훌륭히 소화한 신성록을 본 관객들은 그의 로맨틱 코미디 차기작을 간절히 기다리게 될 것이다. '빨래' 등 다양한 뮤지컬에서 당찬 캐릭터를 소화했던 강지혜는 제루샤를 통해 그 실력을 한 번 더 입증했다. 청아한 목소리와 당돌한 이미지로 통통 튀는 매력을 발산한 강지혜는 독립심과 모험심 강한 제루샤의 성장기를 당차게 표현하며 캐릭터를 한층 더 매력적인 인물로 그려냈다.

작년 초연에 이어 앙코르 공연으로 돌아온 뮤지컬 '키다리 아저씨'에는 제르비스 펜들턴 역 신성록·송원근·강동호, 제루샤 애봇 역 유리아·임혜영·강지혜가 함께한다. 7월 23일까지 DCF대명문화공장 1관에서 공연.

(사진 제공=달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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