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미지 기자] ‘택시운전사’가 올해 첫 천만 영화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20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기준 영화 ‘택시운전사’가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 이로써 ‘택시운전사’는 올해 첫 천만 영화이자, 최고 흥행작에 등극했다. 또 한국 영화로는 15번째, 통산 19번째로 천만 영화 대열에 합류했다.
이에 1980년 5월 서울의 택시운전사 ‘만섭’이 통금시간 전까지 광주에 다녀오면 큰 돈을 준다는 말에, 독일기자 ‘피터’를 태우고 아무것도 모른 채 광주로 가게 된 이야기를 그린 ‘택시운전사’가 천만 관객을 사로잡은 비결은 무엇일지 분석해봤다.
◆‘믿고 보는 배우’ 송강호
‘택시운전사’는 손님을 태우고 광주로 향하게 된 서울 택시운전사의 이야기이기에 누구보다 서울 택시운전사 캐릭터가 중요하다. 이 캐릭터를 연기력과 흥행력 모두 갖춘 배우 송강호가 맡았다.
초반에는 인간적인 모습으로 웃음을 선사했다면, 광주 사람들에게 마음이 움직이게 되는 후반에는 감정이입을 이끌어내며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작품마다 매번 캐릭터와 혼연일체 되는 연기를 보여주는 송강호는 이번에도 평범한 한 시민의 갈등과 선택, 희로애락을 새로운 관점에서 그려내며 연기력의 정점을 찍었다.
무엇보다 그는 ‘설국열차’, ‘관상’, ‘변호인’, ‘사도’, ‘밀정’에 이어 ‘택시운전사’까지 6편 연속 500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데다, 두 편의 천만 영화를 탄생시키며 티켓파워를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여기에 토마스 크레취만, 유해진, 류준열 등이 송강호와 환상의 앙상블을 완성해냈다.
◆아픈 역사를 따뜻하게
‘택시운전사’는 광주 민주화 운동을 전 세계에 알리고자 노력한 독일 기자 故 위르겐 힌츠페터와 그를 태우고 광주를 향한 택시운전사 김사복의 실화를 모티브로 했다.
앞서 ‘화려한 휴가’, ‘26년’ 등 같은 소재를 다룬 작품들은 있었지만, ‘택시운전사’는 여느 작품들과는 결을 달리 했다. 두 외부인의 시선에서 출발, 아픈 역사를 따뜻하게 그려낸 것.
그렇다고 아픈 역사를 완전히 외면하지는 않았다. 다룰 건 다루면서도 배경보다는 인물에 초점, 적절한 완급 조절로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선사했다. 이는 ‘평범한 사람이 보여줄 수 있는 가장 큰 힘’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만드는 것은 물론, ‘현재 우리의 일’일 수도 있다는 점을 시사하며 묵직한 울림을 전했다.
◆80년 시절 그대로 재현
80년대 시절을 추억하거나, 만나볼 수 있는 장치가 곳곳에 있다. 먼저 ‘택시운전사’의 또 다른 주인공인 택시는 70년대부터 80년대까지 주름 잡았던 브리사와 포니 차종으로 볼거리를 제공했다.
또한 제작진은 급변한 대한민국 내 80년대 느낌이 남아있는 길을 찾기 위해 5개월에 걸쳐 장소 헌팅을 진행하는 노력으로 리얼리티를 더했다.
뿐만 아니라 한국 영화 최초로 삽입된 조용필의 노래 ‘단발머리’는 타임머신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송강호가 연기한 ‘만섭’이 운전하면서 ‘단발머리’를 흥얼거리며 영화가 시작되기에 함께 그 시절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기분을 선사한다. 이외에도 ‘나 어떡해’, ‘제3한강교’가 귀를 사로잡는다.
이 외에도 ‘택시운전사’의 흥행에는 ‘군함도’ 논란 효과도 있었다는 분석도 있다. ‘군함도’ 가 스크린 독과점, 역사 왜곡 등 개봉과 동시에 여러 가지 논란에 휩싸이면서 반감을 사게 됐고, 관객수 역시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개봉 3주 전 진행된 전국 시사회로 입소문이 나있던 '택시운전사'쪽으로 관심이 완전히 쏠렸다. 타이밍적으로 '택시운전사'의 적수가 딱히 없었고, 천만 관객을 무사히 탑승시킬 수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