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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인터뷰②]이정섭PD "내게 '7일의왕비'는 숙제 같은 작품이었다"

입력 2017-08-18 08: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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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서보형 기자
사진=서보형 기자

[헤럴드POP=안태현 기자] 이정섭 PD에게 ‘7일의 왕비’는 가장 성취감이 컸던 작품이었다.

지난 8월 3일 종영한 KBS2 '7일의 왕비‘는 조선 역사상 가장 짧은 기간 동안 왕비의 자리에 앉았다 폐비된 비운의 여인 단경왕후 신씨(신채경)를 둘러싼, 중종과 연산군의 러브스토리를 그린 팩션 로맨스사극. 배우들의 호연과 유려했던 영상미를 통해 고정 시청자 층의 큰 호평을 받으며 막을 내렸다. 하지만 이러한 부분에도 불구하고 ’7일의 왕비‘는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해 안타까움을 자아내게 만들기도 했다.

16일 이정섭 PD은 헤럴드POP과의 인터뷰에서 시청률에 대해 “시청률에 신경을 안 썼다고 하면 거짓말이고 다른 작품들에 비해서 시청률은 사실 그냥 놓고 지냈다”고 밝혔다. 이어 이정섭 PD는 “제가 시청률이 잘 나왔던 드라마도 있었고 바닥을 쳤던 드라마도 있었다. 헌데 ‘7일의 왕비’는 제가 했던 드라마 중에서는 평균 시청률로는 최저였다”며 “그렇지만 제가 연출하는 몰입도나 이 작품에 대한 만족도는 최상이었다”고.

촬영 기간 동안 집에 들어간 날이 3일 밖에 없다는 이정섭 PD는 “집에 안 들어가고 계속 작품에만 빠져있는 거였다. 그게 오히려 작품에 몰입하는데 더 도움이 됐던 것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7일의 왕비’가 입봉작이었던 최진영 작가에 대해 “신인이다 보니 익숙하지 않은 문법을 쓰는 게 있었다”며 “기성작가들이 쓰는 드라마투르기와는 다른 부분들이 있었다. 그래서 배우들이나 저한테는 테스트와 같은 느낌이 있기도 했다”고 전했다.

“감정들이 지문으로 표현됐는데 이걸 시청자들에게 어떻게 전달하지”가 최대 고민거리였다는 이정섭 PD는 이전 작 ‘제빵왕 김탁구’를 촬영할 당시 “시청자들에게 ‘빵냄새를 어떻게 전달할까’가 고민이었다면 이번에는 지문에 표현된 감정을 어떻게 영상에 표현할지가 굉장히 큰 숙제였다”고. 그렇기에 이정섭 PD는 더욱 더 ‘7일의 왕비’를 연출하는 데에 있어 열정을 쏟을 수밖에 없었다.

사진=서보형 기자
사진=서보형 기자

미니시리즈를 8번째로 연출하는 경력을 시험에 들게 하는 문법들로 이루어진 대본들을 “넘어서는 작업들이 흥미로웠다”는 이정섭 PD는 “매주 그 표현들을 연출로서 해내면서 ‘해냈다’는 성취감이 컸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반부에 대한 아쉬움 역시 존재했다. 이정섭 PD는 “이야기가 더 뻗어나가지 못하고 약간 질척거리는 느낌이 있었다”며 다소 아쉬움을 드러냈지만 “근데 초반이나 후반부의 드라마는 제가 지금까지 해온 드라마 중에 가장 연출하면서 쾌감이 크게 느껴졌던 작품이었다”고 ‘7일의 왕비’에 대한 남다른 애착을 드러냈다.

그렇기에 이정섭 PD는 저조한 시청률에도 굴복하지 않고 ‘7일의 왕비’가 원래 이루고자 했던 바를 성실히 구축해갔다. 이정섭 PD는 “작가한테 전화해서 그랬다. ‘내 연출이 마음에 안드냐’고 그랬더니 너무 마음에 든다고 했다. 그래서 ‘연기하는 배우들의 연기가 혹시 내가 잡은 캐릭터나 마음에 안드냐’ 그러니 그런 거 없다더라. 자 그래서 그러면은 그냥 애초에 쓰시고 싶은 대로 그냥 쓰시라고 다른 사람들 얘기 듣지 말고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그랬다”고.

이어 이정섭 PD는 “저는 시청률을 많이 올려봤기 때문에 올리는 테크닉을 안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런 것들이 하기 싫었다”며 “작가가 신인이다 보니 그런 테크닉들을 요구 하다보면 우리 드라마가 갖고 있는 결들이 무너진다. 그래서 그냥 즐겼다. 그냥 하고 싶은 대로 만들자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그리곤 이정섭 PD는 “그랬더니 이렇게 비극으로 끝날 줄이야”라고 말하며 웃음짓기도.

그도 그럴 것이 ‘7일의 왕비’는 최근 가장 보기 드문 비극을 그린 드라마이기도 했다. 이정섭 PD는 “이런 드라마를 보지 못했다. 고정 출연자 중에 반을 죽여버리는 드라마는 생전처음이었다”며 “만약에 어떤 압력이라든가 시청자 반응에 의식을 했다면 조금 더 재밌고 유쾌한 드라마로 끝날 수도 있었기는 한데 그러면은 저한테 의미가 없었을 거 같아요”라고 말했다.

사진=서보형 기자
사진=서보형 기자

그랬기에 ‘7일의 왕비’는 이정섭 PD에게 지금도 “숙제 같은 대본을 갖고 연기자들과 현장에서 한바탕 시원하게 노는 느낌”의 작품으로 남아있었다. 배우들 역시 그런 대본을 통해 연기를 만들어내면 “큰 카타르시스를 느낀다”고. 그렇게 ‘7일의 왕비’는 뛰어난 연기와 연출이 어우러질 수 있었고, 팬들의 기대를 배반하지 않는 작품으로 남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런 '7일의 왕비‘에도 비판은 존재했다. 팩션 사극임에도 불구하고 사극에 꼬리표처럼 붙는 역사왜곡에 대한 비판이었다. 이에 대해 이정섭 PD는 “사극은 만드는 순간부터 왜곡이다. 밤에 촛불만 켜지 않고 조명을 켜는 순간 왜곡이 일어난다”고 말하며 “가장 중요한 것은 이를 얼마만큼 개연성 있게 접근했느냐의 문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정섭 PD는 “조선왕조실록이나 야사가 있다면 거기에 살을 붙여서 이런 식의 삶이 있지 않았을까를 만들어내는 것이 창작자의 몫이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이정섭 PD는 “(이 작품은) 최대한 왜곡하지 않고 역사를 지키려 노력을 했다”며 “저희 드라마의 포커스는 단경왕후의 삶과 그와 연관되어 있던 연산군 이융(이동건 분), 중종 이역(연우진 분)을 표현하려고 했기 때문에 저희 나름대로는 역사를 해치지 않고 충실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이정섭 PD에게 ‘7일의 왕비’는 뚝심하나로 밀어 붙이며 제대로 한바탕 놀았던 작품이었다. 그런 그의 연출 덕분에 ‘7일의 왕비’는 끝까지 결을 잃어버리지 않은 작품이 됐고,팬들과 시청자들의 기대와 바람을 모두 충족시키는 작품으로 자리매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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