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장우영 기자] 갈등이 깊어진 부녀 관계에 갑자기 쓰러진 최민수. 흔한 막장 소재를 뻔하지 않고 신선하게 만든 ‘죽어야 사는 남자’가 심상치 않다. 뻔한 신파가 되지 않겠느냐는 우려의 목소리를 어떻게 헤쳐나갈까.
MBC 수목드라마 ‘죽어야 사는 남자(극본 김선희, 연출 고동선)’가 심상치 않다. 백작(최민수 분)이 딸을 찾는 과정을 넘었나 싶었더니 이번에는 친딸과의 관계가 악화됐고, 백작이 건강에 이상을 느끼고 쓰러진 것.
땜빵 드라마라는 오명을 벗고 수목극 왕좌를 지키고 있는 ‘죽어야 사는 남자’의 가장 큰 매력은 최민수의 B급감성 연기와 고구마 없는 사이다 전개였다. 극 초반 백작이 딸을 찾는 과정에서 잠깐의 답답함이 있었지만 반환점을 돌자마자 모든 것을 알고 지켜보고 있었다는 설정으로 시원한 사이다 전개를 이어갔다.
이어 백작이 딸을 확인하고, 사위 강호림(신성록 분)과 함께 정체를 밝힐 때까지는 좋았다. 그러나 35년 동안 아버지를 기다려왔다는 이지영A(강예원 분)의 반감은 컸다. 결국 백작은 자신이 찾아온 이유가 재산을 지키기 위해서라고 독설을 내뱉어 버렸고, 이지영A는 크게 상처를 받았다. 이는 곧 그렇지 않아도 회복하기 힘들었던 부녀관계가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는 순간이기도 했다.
부녀관계 악화라는 한 개의 고구마가 주어졌고, 방송 말미에는 백작이 어지럼증을 느끼고 쓰러지면서 건강악화가 아니냐는 두 번째 고구마가 또 주어졌다. 이에 일부 시청자들은 해피엔딩으로 가기 위해 ‘죽어야 사는 남자’가 뻔한 신파를 사용하지 않겠느냐고 걱정하고 있다.
출생의 비밀, 불륜, 시월드 등 뻔한 막장 소재를 뻔하지 않게, 신선하게 만든 게 ‘죽어야 사는 남자’의 포인트였다. 그러나 이를 모두 극복하기 위해 신파 요소를 넣게 된다면 ‘죽어야 사는 남자’만의 색깔을 잃기 때문에 시청자들의 우려는 크다.
종영을 단 3회 앞둔 가운데 뻔한 스토리를 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좋은 예가 있다. 바로 지난해 방송된 ‘쇼핑왕 루이’가 어느 정도 가이드 라인을 제시해줄 수 있다.
‘쇼핑왕 루이’는 복잡한 소비의 도시, 서울 한복판에 떨어진 온실 기억상실남 쇼핑왕 루이(서인국 분)와 오대산 날다람쥐 넷맹녀 고복실(남지현 분)의 파란만장 서바이벌 로맨틱 코미디로, 지난해 9월부터 11월까지 방송됐다.
‘쇼핑왕 루이’와 ‘죽어야 사는 남자’는 여러모로 비슷한 부분이 있다. 큰 기대를 받지 못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입소문을 타고 수목극 왕좌에 올랐다는 점부터, 주연배우의 하드캐리, 흔한 소재를 뻔하지 않게 만들어 시청자의 선택을 받았다는 점 등이 비슷하다.
‘쇼핑왕 루이’가 끝까지 호평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작품 특유의 독특한 감성을 잃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억상실증, 신데렐라 스토리라는 뻔한 소재는 착한 드라마 ‘쇼핑왕 루이’와 만나 색다르게 다가왔다. 이를 풀어내는 과정 역시 “‘쇼핑왕 루이’스럽다”는 평가를 받았다.
‘죽어야 사는 남자’로서는 이 감성을 유지해야 한다. 지금까지 호평을 받으며 달려왔기에 그만큼 마무리가 중요하다. 뻔한 신파를 선택해 해피엔딩으로 가기에는 ‘죽어야 사는 남자’가 지금까지 보여준 감성과는 사뭇 달라 아쉬울 수 밖에 없다. 부녀관계 회복에 있어 ‘죽어야 사는 남자’ 만의 색다름이 있어야 한다. 때문에 제작진의 고민은 깊어질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죽어야 사는 남자’가 걸어온 길은 훌륭하다. 그래서 시청자들의 기대는 더욱 크다. ‘죽어야 사는 남자’가 마지막에 어떤 것을 선택할까. ‘죽어야 사는 남자’는 오는 24일 종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