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미지 기자] 웃음요소를 코미디로, 짠내요소를 휴먼드라마로 승화시키지 못하고 갈 길을 잃었다.
영화 ‘로마의 휴일’은 진한 우정을 자랑하는 엉뚱 삼총사인 츤데레 리더 ‘인한’(임창정), 뇌순남 형제인 큰형 ‘기주’(공형진)와 막내 ‘두만’(정상훈)이 인생역전을 위해 현금수송 차량을 털고 ‘로마의 휴일’ 나이트클럽에 숨어들면서 벌어지는 한 치 앞도 볼 수 없는 기막힌 인질극을 그린 코미디.
극중 나이트클럽의 이름으로 영화 제목을 지은 만큼 ‘로마의 휴일’의 주배경은 나이트클럽 내부다. 그곳에서 이뤄지는 인질극을 그렸다. 이에 이 영화는 ‘인한’, ‘기주’, ‘두만’이라는 삼총사가 총 거래를 마친 뒤 죽을 각오로 현금수송 차량을 털려는 계획을 세우는 모습으로 시작된다. 계획 실천 과정에서 세 인물의 성격이 지레 짐작된다. ‘인한’은 츤데레면서 리더십이 강하고, ‘기주’는 허당기 있지만 친화력이 좋고, ‘두만’은 말보다 행동이 앞서지만 의리가 있는 인물이다.
이후 이들이 나이트클럽에 숨어들게 되면서 극은 본격적으로 전개된다. 원래 경찰을 위협하기 위해 시작한 인질극이었지만, 오히려 인질들과 점점 친해지게 되고 함께 있는 동안 의식주를 챙겨줘야 하는 묘한 상황이 펼쳐진다.
일반적으로는 주인공들에게만 초점을 맞췄겠지만, ‘로마의 휴일’은 조금 다르다. 인질 역의 100여명 단역들과 함께 내용을 구성한다. 심지어 통편집된 이는 한 명도 없었다는 전언이다.
이덕희 감독의 단역들까지 신경 쓴 배려는 치켜세워줄 만하나, 너무 많은 이들을 카메라에 담은 탓일까. 사공이 많아 배가 산으로 간 듯하다. 약 20일간 동고동락한 덕에 배우들 간 서로 조합은 잘 됐으나, 코미디를 잘해 ‘웃음의 대명사’로 불리는 임창정, 공형진, 정상훈이 등장함에도 웃음 포인트가 거의 없다.
물론 이덕희 감독은 웃기면서도, 페이소스를 넣고 싶었던 의도를 밝혔다. 총으로 인질들을 위협하되, 술, 고기만으로도 천국이라고 표현하는 ‘인한’, ‘기주’, ‘두만’의 모습은 짠내가 난다. 이들의 안타까운 과거 사연과 소박한 꿈에 대해서는 연민이 생기기도 한다. 또 돈으로 해결하려는 재벌2세, 여자 종업원을 괴롭히는 나이트클럽 사장 등에게 일침을 가하는 등 역발상적인 갑질은 통쾌함을 선사한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코미디 영화만의 매력을 감소시킨 듯하다. 앞에서부터 미친 듯이 웃게 만들었다면 몰라도 어정쩡하게 웃기다 갑자기 신파로 방향을 급하게 튼 느낌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임창정의 6년만 코미디 복귀작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그는 처음부터 끝까지 진지하다. 임창정의 새로운 면모를 볼 수는 있지만, 그 특유의 유머를 보고 싶었던 관객들에게는 아쉬울 수밖에 없는 지점이다.
공형진, 정상훈의 장기 역시 더욱 활용됐으면 어땠을까 싶다. 무엇보다 전체적인 분위기가 90년대에서 멈춘 듯 올드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뮤지컬 같은 엔딩은 짠내폭발 코믹인질극이라는 ‘로마의 휴일’ 장르의 매력을 그나마 살렸다.
뻔한 전개이긴 하지만, 인질들을 위협하다가 점점 가까워진다는 설정은 충분히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이끌 수 있는 소재였다. 그러나 욕심이 과했다. 몇몇 캐릭터에 집중, 웃음과 감동 사이의 균형을 잘 잡았어야 ‘로마의 휴일’이 관객들에게 진정한 휴일로 거듭날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오늘(30일) 개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