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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업리뷰]'Mee on the Song'(미온더송), 소소하고 담백한 위로

입력 2017-08-23 18: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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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POP=김은정 기자] '기술적 화려함보다 자연스러움과 인간적 매력이 와닿는 작품' "사는 게 행복해요?" "아니요!" "그럼 불행해요?" "..."

무대 위에 오른 배우가 관객을 향해 질문을 던졌다. 관객은 대답했다 "사는 게 행복하지는 않지만 딱히 불행하지는 않다"고.

사는 방식과 환경이 달라도 사람이라면 공감할 수 있는 그런 감정들이 있다. 누군가는 경험을 통해, 또 누군가는 마음으로 전해지는 느낌으로 공감할 수 있는 감정. 'Mee on the Song'이 전하는 메시지가 바로 그렇다.

지난 18일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3관에서는 캬바레 뮤지컬 'Mee on the Song'(미 온 더 송)이 개막했다. 출연자는 오직 단 한 명 뮤지컬 배우 이영미뿐이다. 그는 '미온더송'의 넘버 전곡을 작사·작곡하고 직접 출연까지 하는 중이다. 작품의 극본과 연출은 배우 이영미의 남편이자 대학로에서 남다른 기획력의 연출 김태형이 맡았다. 폭발적인 가창력을 지닌 아내와 실력파 연출가 남편이 함께하니, 이쯤 되면 천하무적 부부다.

에든버러 페스티벌에서 Lady Rizo의 캬바레쇼 장르 공연을 본 뒤 아내와 이런 공연을 만들고 싶다고 생각한 김태형은 과감히 도전했다. 새로운 시도였던 만큼 두 사람이 나눈 고민도 많았다. 이영미는 "시작할 때는 이렇게 험난한 길이 될 줄 몰랐다. 고민을 많이 했다. 44년 살아온 여자, 배우, 음악가, 엄마로서 어떤 감동과 위로가 담긴 메시지를 전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라고 밝혔다.

블루벨벳라이브클럽의 Mee(미)의 노래로 시작되는 이야기는 어느새 뱀파이어 세라의 드라마로 흘러간다. 미가 들려주는 세라의 사랑 이야기는 기억과 추억 속 옛이야기지만, 이는 미의 생각과 버무려져 그 경계가 모호해진다. 이야기를 전하는 역할에서 직접 스토리 속 인물이 되었다가 가끔 배우 본연의 낯을 드러내기도 하는 이영미의 모습은 혼란스럽기보다 오히려 극중극을 자연스레 녹이는 요소로 작용했다.

이 과정에서 이영미는 1인극 특성상 배우에게 요구되는 연기력, 가창력, 진행력을 혼자서 증명해 보였다. 특히 오랜 무대 경험으로 쌓인 노련미로 관객의 호응을 이끌어낸 이영미는 극장이라기보다 정말 쇼를 보러온 듯한 느낌을 선사하며 캬바레 뮤지컬의 매력을 배가시켰다.

'미온더송'의 가장 큰 매력은 이영미라는 배우가 다수의 관객에 전하는 공감이다. 미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그녀의 스토리인 동시의 나의 이야기가 된다. 또한 극 중간에 비춰지는 인간 이영미의 솔직한 마음과 생각은 관객이 공연을 보며 쳐둔 벽을 부수며 한층 더 가까이 다가온다.

애초에 '미'라는 발음을 생각해보면 이 작품에 빠져들기가 더 쉬워진다. 극 중 인물의 이름은 Mee 지만, 발음만을 두고 보면 me도 성립된다. 결국 '나'를 지칭하는 말이다. 미는 막이 오른 무대에서 '미'에 대한 의미를 설명한다. 그녀의 이름이기도 하지만, 바로 관객 자신들도 될 수 있다는 것. 그 말은 극의 흐름을 타고 관객들에게 와닿는다.

더불어 관객이 작품을 통해 쉽게 공감할 수 있도록 작은 요소들이 설치되어 있다. 관객은 입장하며 종이와 펜을 받는다. 종이에는 '신청곡'과 '살면서 위로가 되었던 말'을 적는 공간이 있다. 본격적인 극이 진행되기 전 바텐더가 좌석을 돌며 받아간 이 종이는 나중에 미가 자신의 이야기를 이어가며 함께 뒤섞인다. 그리고 미의 입을 통해 극의 일부가 된다.

신청곡은 제각각이겠지만, '살면서 위로가 되었던 말'은 관객과 관객이 이어지는 또 다른 창구가 된다. '나도 그랬었지' 혹은 '저 말도 힘이 된다' 등 저마다의 형태로 공감하며 다른 인생을 살고 있더라도, 겪어내야 하는 무게가 다르더라도 필요한 응원이나 위로는 비슷하다는 유대감을 갖게 된다. 별로 나쁜 것은 없지만 그렇게 굉장히 좋은 일도 없는 이 세상을, 우리는 또 다른 미가 되어 각자 울고 웃고 넘어지고 다시 일어나며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는 걸 문든 깨닫는다.

미의 이야기 끝은 씁쓸하다. 그래도 슬픈 감정으로 극장 밖을 나서지 않게 되는 건 끝까지 희망을 버리지 않은 미 덕분이다. 다가온 고통, 그 참담한 현실을 지르밟고 앞으로 나아간다. "괜찮다 괜찮아 크게 울어버리고 나면 괜찮아질 거다"라고 말하며 스스로를 토닥인 뒤 두 다리에 더욱 힘을 실어 일어나는 미의 모습은, 관객을 토닥이며 작은 위로와 응원을 선사한다.

1인극인 만큼 크고 화려한 세트는 없다. 캬바레 형식으로 앞줄에는 테이블이 놓여있고, 뒤쪽에는 일반 좌석이 준비되어 있다. 조금 더 편안하게 극을 즐기며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싶다면 테이블 석이 좋다. 극을 보면서 자유롭게 음료를 마실 수 있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이다. 더불어 매번 바뀌는 바텐더(김태형 연출, 배우 김지휘·권동호·윤나무·문성일·홍우진·김슬기 등)를 만나는 것은 또 다른 재미다.

캬바레 뮤지컬 'Mee on the Song'(미 온 더 송)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3관에서 8월 27일까지 공연.

(사진 제공=아이엠컬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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