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최경진 기자]여인 천하 속 "뭬야?"를 외치던 도지원의 목소리가 여전히 귓가에 쩌렁쩌렁 하다. 표독스런 목소리로 안방을 휘어잡던 그녀가 이번엔 몰락한 여배우 역으로 돌아와 고구마 백개를 한 번에 먹은 듯한 답답함에 가슴을 치게 만든다.
SBS 새 주말드라마 '브라보 마이 라이프(이하 브라보)' 속 도지원의 활약이 눈부시다.
도지원은 '브라보'에서 여왕처럼 살다 밑바닥으로 떨어진 여배우인 '송미자' 역을 맡았다. 극 중 송미자는 잘나가는 여배우이자 재벌가의 사모님으로 여왕처럼 살다가 혼외자인 하도나(정유미 분)의 존재를 눈치 챈 남편이자 JU그룹 총수인 영웅(박상민 분)에게 이혼당했다. 미자는 위자료로 받은 20억을 사기 사건에 휘말려 한 번에 몽땅 잃고 말았다. 세상물정 모르던 그녀는 한마디로 '맨몸으로' 세상과 맞서게 됐다.
28일 방송분 5회-8회에서 도지원은 버스를 생전 처음 탔다가 멀미를 하며 손잡이를 잡고 빙빙 도는가 하면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찾아간 인력사무소에서는 경력이 전혀 없음에도 편하고 고급스러운 일을 찾으려다 가정부를 추천하려는 소장의 눈쌀을 찌푸리게 하기도 했다.
그런 미자가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은 오직 하나. 술을 진탕 먹는 것뿐이었다. 자신이 위자료로 받은 20억을 모두 날리는 대형 사기를 당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에도 미자는 응급실에 실려갈 정도로 술을 마셨을 뿐이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무구함에 더해 심지어 화를 낼 줄도, 제대로 소리를 지를줄도 모르고 그저 당하고 울기만 하는 미자의 유일한 스트레스 해소법이 오히려 그녀 자신을 해하는 '과음'밖에는 없다는 것이 미자라는 캐릭터를 더욱 매력있게 만든다.
도지원 또한 '브라보'의 제작발표회서 "'여인천하'의 '뭬야' 이후 그동안 많은 작품을 하면서 캐릭터를 만들어가고 있었는데 이번 역할은 내가 해보지 않았던 역이더라"고 밝혔듯 발성부터가 그간 도지원에게서 들을 수 없었던 새로운 목소리다.
미자의 뽀글뽀글한 헤어스타일과 동그랗게 뜬 눈은 드라마 '여인천하' 속 경빈 박씨를 연기한 사람과 동일한 인물이 연기했다고 볼 수 없을 만큼 180도 대치선상에 서있다.
이런 도지원이 "감정기복이 심한 캐릭터라 쉽지 않은 부분도 있지만 하면서 재미있다"고 말하며 "드라마를 찍으며 인생을 배워가고 있다"고 말한 만큼 앞으로 도지원이 연기하는 미자의 행보와 그녀를 둘러싼 드라마 속 전개가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