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안태현 기자] 이이경의 연기 열정은 추위도 막지 못했다.
영화 ‘아기와 나’는 힘든 촬영 현장이었다. KAFA 장편제작과정에서 뽑혀 7000만원의 제작예산으로 시작한 영화. 적은 예산으로 인한 짧은 촬영 회차와 추운 겨울의 매서운 바람까지 ‘아기와 나’의 현장은 어느 때보다 힘들었다. 하지만 극 중 도일 역을 맡은 이이경은 이런 과정을 거치고 탄생한 ‘아기와 나’에 대해 “가장 편했던 현장이었다”고 얘기했다.
최근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의 한 카페에서 헤럴드POP과 만난 배우 이이경은 짧은 회차임에도 불구하고 높은 완성도로 나온 작품에 대해 “그게 영화의 장점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영화의 규모가 작건 크건 영화는 배우에게 연기에 시동을 걸 시간을 준다”며 “최근 ‘고백부부’ 같은 경우는 A4 용지 한 장을 들고 했으니깐. 영화는 그렇게 캐릭터를 숙지하고 연구를 하고 현장에서도 이야기 하는 시간이 주어진다. 그렇게 연기를 한다는 게 어떻게 보면 행운이기도 했다”고.
그랬기에 이이경이 말한 “가장 편했던 현장”에 대한 수긍이 가기 시작했다. 여기에 이이경은 “당시에 찍을 때 ‘태양의 후예’를 태백에서 찍고, ‘커튼콜’을 수원 가서 찍고, ‘진짜 사나이’를 다녀와서 이 영화를 찍고 있었으니. 현장 중에서는 가장 편했다. 감독님이 애드리브도 많이 열어주셨다”고 덧붙였다.
허나 추위는 막을 수 없었다. 이이경은 “저는 추위를 정말 많이 탄다. 더위는 많이 안 타는데 겨울은 너무 싫다”고 얘기했다. 하지만 그는 “제 특징이 지나고나면 아무렇지도 않아한다. 추운데 있다가 따뜻한 곳 있으면 그냥 그 전에 추운 걸 잊어버린다”며 “‘고백부부’도 여름 배경인데 추운 날씨에 어떻게 찍었지 할 정도로 힘들었는데 끝나고 나면 힘든 건 잊고 잘 찍었구나 싶더라”고 말하며 특유의 긍정적인 에너지를 뿜어댔다. 그리고 그의 연기 열정은 매서운 추위도 막지 못했다. “애드리브 같은 건 추운데도 열정은 뜨거웠다”며 “(극 중에서) 순영이(정연주 분)를 쫓아서 뛰어다니는 장면이 있다. 그때 저는 신발을 벗고 뛰겠다고 했다. 어떻게 이 상황에서 인물이 신발을 신냐고 생각했다. 근데 이제 주변에서 말리더라. ‘동상 걸린다’ 혹은 ‘바닥에 유리가 있으면 어떡하냐’고. 그래서 제가 그럼 유리 찔리면 피 타이트 따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렇게 저 역시 영화를 같이 만드는 것 같아서 너무 좋았다.”
이이경은 또한 “극본에 많이 의존해서 연기하려 했다”며 “술을 먹는 장면에서는 술을 먹고 촬영을 했다. 진짜 해야된다라고 생각했다. 그대로 인물이 하는 대로 해야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하기도. 그는 따귀를 맞는 장면도 직접 더 세게 때려달라고 상대배우에게 요구했었다고 말하며 뜨거운 연기 열정을 엿볼 수 있게 했다.
그런 이이경이 영화 ‘아기와 나’의 가장 크게 매력을 느꼈던 부분은 무엇이었을까. 그는 “제일 처음에 감독님 지인의 실화라는 게 가장 끌렸다”고 얘기했다. 이어 이이경은 “그리고 이 영화의 내용들이 실제로 일어날 수도 있겠구나 생각했다”고. 또한 답답함을 가중시키는 극 중 상황에 대해 “보시는 분들에게 있어서는 조금은 인물의 상황과 같이 답답해하는 느낌을 느끼게 해드리고 싶었다. 영화관 안에서 인물의 감정을 함께 하기를 원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렇게 연기하게 된 ‘아기와 나’ 속의 도일. 이이경은 “감독님이 감사하게도 남자적 코드와 전반적인 영화 속 도일의 톤을 저한테 맞춰주셨다”며 “그때 동시적으로 촬영하던 캐릭터 중에 가장 연기하기 편했다”고 영화를 연출한 손태겸 감독에게 영화 속 자신의 연기가 빛이 날 수 있었던 것의 공을 돌렸다.
한편 영화 ‘아기와 나’는 결혼을 앞두고 여자친구인 순영(정연주 분)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설상가상 속도위반으로 낳은 아기는 자신의 아기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 도일(이이경 분)의 혼란스러운 감정과 위태로운 선택의 과정을 담아내는 작품으로 오는 23일 개봉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