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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인터뷰①]'1987' 장준환 감독 "나은 세상 되는데 기하고 싶었다"

입력 2018-01-09 16: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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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준환 감독/CJ엔터테인먼트 제공
장준환 감독/CJ엔터테인먼트 제공

[헤럴드POP=이미지 기자] “유가족들 칭찬에 막힌게 훅 내려간 기분” ‘지구를 지켜라!’, ‘화이 : 괴물을 삼킨 아이’ 등으로 독특한 세계관을 스크린에 옮겨오며 호평을 받은 바 있는 장준환 감독이 이번에는 실화를 택했다. 그의 신작 ‘1987’은 1987년 1월 스물두 살 대학생이 경찰 조사 도중 사망하고 사건의 진상이 은폐되자, 진실을 밝히기 위해 용기냈던 사람들의 가슴뛰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조사받던 대학생 故 박종철이 고문으로 사망하면서부터 6월 항쟁으로 이어지기까지 모든 것이 변화한 격동의 시간에 주목했다.

최근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헤럴드POP과의 인터뷰에서 장준환 감독은 ‘1987’을 통해 조금이라도 나은 세상이 되는데 기하고 싶었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제작하게 된 데는 여러 가지가 작용했다. 현대사에서 굉장히 중요한 시기이지 않나. 민주주의 발전에 있어서 족적을 남긴 해인데 불구 돌이켜보지 않는다는 것에 굉장히 화가 나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했다. 한편으로는 아이가 생기다 보니 다음 세대에게 어떤 나라를 물려줘야 하는지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

이어 “그런 면에서 1987년 뜨거웠던, 순수했던 우리를 뒤돌아보면서 이야기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을까 싶었다. 조금이라도 나은 세상이 되는데 기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때 안타까워하면서도 길거리로 막 나가서 치열하게 싸우지 못한 부채감 같은 것도 없지 않아 있었다”고 덧붙였다.

장준환 감독/CJ엔터테인먼트 제공
장준환 감독/CJ엔터테인먼트 제공

하지만 실화를 모티브로, 실존 인물들을 다뤄야 하기 때문에 부담감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이에 장준환 감독은 故 박종철 열사의 유가족들과 촬영 전 만남을 가졌다.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시는 분들이 많이 있으시고, 겪으신 분들뿐만 아니라 그 이후로 삶이 온통 바뀌어버린 유가족들이 있으니 어떻게든 누가 되지 않게 만들어야겠다 싶었다. 그러면서도 관객들하고 잘 나눌 수 있는 이야기를 구성해야 하니 제일 어렵고 힘들었다. 유가족들을 만나고 나서 더 잘 만들어야겠다고 다짐했다. 완성본을 보고 ‘좋은 영화 만들어주셔서 고맙다’고 말씀해주셔서 막혔던 게 훅 내려가는 것 같았다.”

무엇보다 이 영화는 사건의 은폐를 지시하는 대공수사처 ‘박처장’(김윤석 분)에게 맞서 여러 인물들이 릴레이처럼 등장해 사건을 이끌어가는 구조로 몰입도를 높인다.

“그런 부분이 흥미로웠고, 도전할 만하다고 생각했다. 관객들이 끝나고 나서는 내가 주인공이 된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영화를 만들면 어떨까 싶었다. 수많은 인물들이 모두 잊혀지지 않고 각자 캐릭터로서 살아 움직이는 조각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훌륭한 배우들이 대거 출연하는 만큼 장편 7편 만든 것처럼 힘들었던 게 사실이다. 반면 감독으로서는 또 다른 재미이기도 했다. 하하.”

영화 '1987' 포스터
영화 '1987' 포스터

그래서일까. 장준환 감독은 전작들과 달리 즉흥성이 더해짐으로써 현장에서 만들어가는 재미가 있었다며 해맑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이전 작업들은 즉흥성이 없이 생각한 이미지들을 치열하게 구현하려는 부분이 많았는데, 이 작품은 특이하게 현장에서 있는 재미를 많이 담게 된 것 같다. ‘최검사’(하정우 분)가 술 따르다가 흘려서 혀 내밀어 먹는 것도 시나리오에는 없었다. 아예 현장에서 상황들을 보면서 본질을 놓치지 않고 안에서는 자유롭게 움직였다.”

그러면서 열사들의 마지막 순간에서 만큼은 모두가 울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연출했다고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장준환 감독은 “열사들의 마지막 순간을 연출할 때는 마음가짐이 달랐던 것 같다. 관객들이 같이 울고, 화내주시기를 바랐다”고 설명했다.

“처음에는 만들어질지 몰랐던 영화가 세상이 기적적으로 바뀌면서 가능해졌다. ‘1987’의 기본 원칙이 ‘가짜는 다 빼고 만들자’였다. 내가 이 영화의, 나아가 이 나라의 주인공이라는 느낌으로 용기, 희망을 가지셨으면 좋겠다. 영화관람만으로 끝이 아니라 시작으로서 확장되고,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길 바란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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