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안태현 기자] ‘흥부’ 속 정우의 연기에는 그의 남모를 고민이 녹아있었다.
영화 ‘흥부’는 그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고전소설 ‘흥부전’을 모티브를 한 작품이다. 하지만 그 전개가 ‘흥부전’과 일치하는가 하면, 그렇지 않다. ‘흥부’는 ‘흥부전’을 쓴 작가가 흥부라는 기가 막힌 발상에서부터 출발한다.
그리고 영화는 과거 민란 속에서 헤어진 형 놀부(진구 분)을 찾기 위해 유명한 작가가 된 흥부가 이후 ‘흥부전’의 모티브가 되는 인물들을 만나 마음을 움직이는 글을 쓴다는 내용으로 이야기를 확장시킨다. 그렇기에 영화 역시도 ‘흥부’라는 인물에 집중한다. 극 중 흥부 역을 연기한 배우 정우가 돋보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렇다면 정우는 어떤 매력을 느껴 ‘흥부’에 도전하게 됐을까.
최근 서울특별시 종로구 팔판길의 한 카페에서 헤럴드POP과 만난 정우는 이에 대해 “캐릭터가 되게 흥미로웠다”고 얘기했다. 이어 정우는 “다들 알고 있는 흥부라는 인물. 사실 여기서 이름만 바꿨을 뿐 인건데 흥부가 주는 고유명사의 힘이 강했다”며 “어렸을 때부터 읽었던 흥부전을 가져온 거니깐. 캐릭터에 반전 아닌 반전을 준 게 가장 큰 매력이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덧붙여 정우는 “이 ‘흥부’ 두 글자가 준 매력 때문에 선택하게 됐다”며 “하지만 혼자 끌어갈 수 있는 용기는 없었다. 근데 김주혁 선배님이 하신다는 얘기를 듣고 용기내서 하게 됐다”고 얘기했다.
이처럼 캐릭터에 대한 매력을 느끼게 되며 참여하게 된 ‘흥부’. 그렇기에 정우는 영화 ‘흥부’ 속에서 흥부를 연기하는 데에 있어 극의 상황과 함께 인물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정우는 이에 대해 “사극이라는 시대적 배경, 사극이라는 장르를 떠나서 흥부라는 한 사람으로부터 출발했다. 우리 주변에 있을 법한 그런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다”며 “접근법에 대해서는 어렵게 생각하지 않았다. ‘흥부’ 속 각 캐릭터에 대해 각기 다른 성격을 가져야 하는 인물이니 차별화에 있어서 굉장히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그런 정우는 영화 속에서 인물의 특성이 가장 잘 살아난 모습이 무엇인 것 같냐는 질문에 “글을 쓰는 모습이 가장 잘 표현된 것 같다”고 얘기했다. 이어 정우는 극 중 붓글씨를 쓰는 장면을 위해 “연습은 많이 하지는 않았다”며 “그저 서예하는 곳에 가서 선생님 하시는 걸 어깨너머로 보기도 하고, 써보기도 했다”고 말했다. 정우는 또한 극 중 감정의 폭이 넓은 캐릭터를 그려내기 위해 쏟았던 노력과 고민에 대해서 이야기하기도 했다.
“감정의 폭이 넓은 캐릭터다 보니깐 그걸 표현하는 게 쉽지는 않았다. (연기하는 데 있어) 캐릭터가 행동하는 이유와 명분을 찾아야 되는 것에 집중했다. 감정의 폭은 넓게 표현이 되어야 하지만 에피소드가 쌓여가는 느낌은 덜하다. 그래서 압축해서 표현을 하기가 쉽지는 않았다. 이유를 찾아야지 연기를 할 수 있는 원동력, 또 확신이 되기 때문에 그걸 찾는 것에 고민을 많이 한 것 같다.”
이런 고민을 정우는 영화를 통해 극복했을까. 이에 대해 정우는 “극복을 했다 하기도 뭐하고 극복을 한 건지 아닌 건지는 관객 분들이 보시고 말씀해주시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이랬는데 못했다고 하지는 않겠죠”고 특유의 너털웃음을 내보였다. 이런 정우의 노력과 고민 덕분일까. 영화 ‘흥부’ 속 정우의 연기는 그만의 색채가 가득했고, 이는 자연스럽게 극에 녹아드는 기제가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