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김은주 기자]조인성·공효진 ‘괜찮아, 사랑이야’ 집필 생애 첫 로맨틱 코미디 도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을 보고 극본을 쓴 작가가 누군지 알아봤을 정도로 마음에 들었습니다.”
‘드라마의 거장’ 김수현 작가가 노희경 작가를 두고 한 말이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1996), ‘거짓말’(1998), ‘바보 같은 사랑’(2000), ‘꽃보다 아름다워’(2004), ‘굿바이 솔로’(2006), ‘그들이 사는 세상’(2008) 등을 통해 인물의 내면에 천착하며 사람 냄새 나는 이야기를 빚어낸 노희경 작가가 돌아온다. 오는 23일 첫 방송되는 SBS 새 수목극 ‘괜찮아, 사랑이야’를 통해서다. 이번 작품이 인상적으로 다가오는 건 노희경 작가가 1년 전 종영한 전작 ‘그 겨울, 바람이 분다’ 남자 주인공인 조인성을 연속 발탁한 것도, 모델 출신으로 입지를 다지지 못할 때 ‘화려한 시절’을 통해 배우로 성장시킨 공효진과의 13년 만에 재회도 아니다. 바로 그가 생애 처음으로 도전하는 로맨틱 코미디라는 점일 것이다.
사실 노 작가에게 장르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어떤 장르에서도 자신만의 문체와 울림 있는 주제를 만들어내는 ‘드라마의 달인’이기에 그러하다. 아마도 그의 말처럼 로맨틱 코미디라는 좋은 포장지를 선택했다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그렇다면 왜 이번에는 로맨틱 코미디여야 했을까.
노 작가는 15일 오후 서울 논현동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이 드라마는 ‘또라이’ ‘정신병자’로 불리는 사회적 약자를 향한 편견이 깨지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만들었다. 상처받은 사람들에게 다시 상처를 주는 사람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이야기다. 이 무거운 주제를 가볍게 터치하고 싶어서 로맨틱 코미디로 포장했다. 같이 웃다가 울면 좋겠다”고 말했다.
‘괜찮아, 사랑이야’는 잘생기고 까칠한 추리소설 작가 장재열(조인성)이 대학병원 정신과 의사인 지해수(공효진)를 만나는 과정을 일일이 읊는다. 장재열과 지해수의 운명 같은 사랑이 일본 오키나와에서의 촬영으로 한 폭의 그림처럼 묘사된다. 하지만 잘생긴 남자와 똑똑한 여자의 사랑 이야기가 주가 아니다. 두 사람 그 사이에 존재하는 아픔을 그려내기 위함이다. 캐릭터, 대사, 배경 등 드라마 속 모든 장치는 노 작가가 말하고 싶은 핵심에 다가가기 위해 설계됐다. ‘편견’이라는 다소 무겁고 딱딱한 주제를 쉽게 접근하기 위해서다. 로맨틱 코미디 장르와 조각 같은 외모의 배우들은 노 작가의 다소 묵직한 주제를 발랄하고 말랑하게 녹여줄 것이다. 시청자는 주연 배우들의 사랑 연기에 빠져들면서 사회적 약자를 향해 가졌던 편견을 버리게 된 자신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는 “재열은 색깔에 집착하는 강박증이 있고, 해수는 똑똑하지만 불안증을 앓고 있다. 수광(이광수)은 긍정적 성격이나 과거 아픔으로 투렛 증후군을 앓고 있다. 겉으로 볼 때 멀쩡해 보이지만 다들 환자들이다. 이들이 서로를 감싸는 과정을 가장 따뜻하게 풀어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노 작가는 심신의 고통을 받고 있는 현대인들에 대해 “마음의 감기가 걸렸을 뿐”이라며 격려해주길 바란다는 마음도 잊지 않았다.
“시청률은 어찌 나오든지 간에 우리 드라마가 사회적 편견을 깼으면 좋겠어요. 우리가 마음이 아픈 사람과 범죄자를 구분해내고, 아픈 사람을 향해 ‘나와 다르다’ 손가락질 하지 않았으면 해요. 각자 앓고 있는 장애를 남들 앞에서 커밍아웃할 수 있는 당당한 날이 왔으면 좋겠어요. 그들을 보고 ‘마음의 감기가 걸린 거구나’ 이해해준다면 작가로서 할 일을 다했다고 생각합니다.”
16부작 중 10부작 집필을 마친 노 작가. 마음의 병이 든 현대인들에게 위로의 말을 건네기 위해 오늘도 펜을 든다. 제목처럼 “괜찮아, 사랑이야”라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