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MA

[팝인터뷰③]전규환 감독 "대기업 독과점, 독립영화 설자리 없어졌다"

입력 2018-03-06 16: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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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서보형 기자
사진=서보형 기자

[헤럴드POP=안태현 기자] 영화 ‘숲속의 부부’는 생존의 문제에 대한 전규환 감독의 깊이 있는 사고에서 출발했다.

전작 ‘타운’ 3부작과 ‘무게’, ‘성난 화가’ 등을 통해 항상 파격적인 이미지의 영화들을 선보여 왔던 전규환 감독이 3년간의 기다림 끝에 영화 ‘숲속의 부부’를 들고 관객을 찾았다. 항상 뚜렷한 자신만의 스타일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왔던 전규환 감독. 그는 이번 ‘숲속의 부부’를 통해서도 파격과 금기를 넘어 다시 한 번 세상을 향해 자신의 목소리를 냈다. 지난 2008년 영화 ‘모차르트 타운’을 통해 한국 영화계에 충격의 첫발을 딛은 전규환 감독. 그렇게 10년이라는 기간 동안 전규환 감독은 9편의 작품을 꾸준히 발표해오며 끊임없는 창작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숲속의 부부’는 전규환 감독의 뚝심 있는 시선을 다시 한 번 엿볼 수 있는 작품. 최근 서울특별시 용산구 한남대로의 한 카페에서 헤럴드POP과 만난 전규환 감독은 매년 작품을 발표해오다 3년 만에 ‘숲속의 부부’를 들고 관객들을 찾은 이유와 함께 그간의 한국 영화 산업에 대한 날선 시선을 드러냈다. 전규환 감독은 “저예산 영화가 배급을 할 수 없는 충무로만의 독특한 상황이 너무 가슴 아팠다”며 “계속 만들어내는 영화마다 스크린에 걸 수 없으니 관객을 만날 수 없는 구조였다”고 작품 활동을 하며 느낀 애환에 대해 풀어내기도 했다.

전규환 감독은 이어 “대기업의 배급시스템 안에서는 영화를 하기가 힘들게 됐다”며 “(영화를 제작하며) 들어간 돈만큼은 회수가 되어야지 다음 작품이 제작이 되는데 그게 안됐다. 결국 그래서 가지고 있던 재산들을 팔면서 아홉 번 째 작품까지 만들어야 했다”고 그간 영화를 제작하며 힘들었던 상황에 대해 털어놨다. 덧붙여 그는 “요즘은 VOD 시장도 대기업 독과점이 되어버려 더 이상 독립영화가 설자리가 없게 됐다”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오랜 기간 작품을 해오며 느꼈던 불안정한 구조에 대한 전규환 감독의 안타까운 시선이었다.

이어 전규환 감독은 이 모든 구조들의 원천이 대기업 독과점에 있다며 한국 영화 산업에 대한 목소리를 더욱 높였다. “이제 대기업의 자본이 학습을 한 거다. 어떻게 하면 손해를 덜 볼까. 그런 학습 효과를 통해 작은 시장조차도 뺏어먹게 됐다. 과거 스크린쿼터 운동을 했다 해도 결국에 있는 사람들이 자기들의 밥그릇을 가져간 것뿐이었다. 머리를 밀고 투쟁했던 행동들이 결국에는 자기네 밥그릇만 챙기는 것에 멈추지 않고 스태프들의 밥그릇조차 뺏어간 결과다 됐다. 지금 영화 시장의 주류에 있다고 얘기하는 사람들은 10%도 채 안 된다. 배우가 됐든 스태프가 됐든 나머지 90%의 영화 노동자들은 착취를 당하고 있는 구조가 되어버렸다.”

사진=서보형 기자
사진=서보형 기자

이런 불균등한 상황은 사회 전반의 문제이기도 했다. 이에 전규환 감독은 이번 ‘숲속의 부부’를 만들게 된 것도 이러한 거대한 자본에 의한 폭력의 문제를 건들기 위해서였다고 밝히기도 했다. 전규환 감독은 “거대한 자본이라는 폭력에 희생되는 인물들은 민초들이 대부분이다”라며 “시대가 앞으로 나아갈수록 계층 간의 문제는 더 커지고, 갭은 더 심화 된다”고 현실에 대한 안타까운 입장을 내비췄다. 그는 이어 이러한 문제를 ‘생존의 문제’로 치환시키기에 이르렀다.

“어차피 세상에 필요한 것은 딱 정해진 개수가 있는데 서로가 뺏어가는 거다. 결국 생존의 문제다. 무언가가 뺏김으로 인해서 발버둥을 치는 모습들을 우리는 많이 봐왔다. 어떤 사람은 노동현장에서 뛰어내리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분신을 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같은 폭력에 맞서려고도 했다. 허나 가진 자는 돈을 가지고 폭력을 행했고, 없는 사람은 그저 몸으로 막고 쓰러져 갈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쓰러진 이들은 힘없는 노동자들이었다. (이번 ‘숲속의 부부’를 통해서는) 쓰러지는 이 노동자, 곧 민초들의 또 다른 자아가 튀어나오면서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그린 것이었고, 그렇게 힘겹게 쓰러져 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전규환 감독은 이런 안타까운 현실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계속해서 할 수 있게 만드는 원동력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현장에 가면 너무 행복하다. 배우들과 웃고 떠들고 작업하고 편집해서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하면 굉장히 행복하다. 영화제는 많이 다녀서 그냥 내 영화를 어디선가 알아준다는 희열이 강하다. 나도 그런 것 같기도 하다. 돈에 미친 감독도 있고 영화제에 미친 감독도 있다고 딱 두부류가 나뉜다. 저 같은 경우는 많은 관객을 바라지는 않는다. 그저 내 영화가 어느 정도의 관객을 만날 수 있는 공간만 있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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