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천윤혜기자]또 다시 재발견이다. 언제나 출연작에서 제 몫 이상을 해줬던 고경표가 이번에는 그보다 더한 미친 활약으로 안방극장을 숨죽이게 만들었다.
지난 20일 월화드라마 '크로스'(극본 최민석, 연출 신용휘)가 16부작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크로스'는 병원과 교도소를 넘나들며 복수심을 키우는 천재 의사 강인규와 그의 분노까지 품은 휴머니즘 의사 고정훈이 만나 서로의 삶을 송두리째 뒤흔드는 예측불허 사건들이 연쇄적으로 벌어지는 메디컬 복수극.
고경표는 주인공 강인규 역을 맡아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 김형범(허성태 분)에게 목수하기 위해 살생을 목적으로 칼을 든 인물을 표현해냈다.
고경표의 연기는 이번 '크로스'에서 거둔 최대의 성과라 할 수 있다. 무표정한 얼굴로 절제된 감성을 표현해내며 복수의 칼날을 갈았다. 그러다가도 김형범에게 복수를 행할 때에는 오싹해질 정도로 무서운 눈빛으로 돌변하며 강렬하게 연기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강인규는 기본적으로 마음이 따뜻한 인물. 그는 장기 밀매의 희생양이 될 뻔한 여자 아이를 보고는 그냥 지나치지 못했다. 아이를 업고 산길을 달리며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고경표의 모습은 휴머니즘이 가득 담긴 의사 그 자체였다.
또한 아버지의 심장이 손연희(양진성 분)에게 불법 적출됐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에는 세상 그 누구보다 절망하며 오열했다. 죽어가던 손연희를 심폐소생술로 살린 후 아버지의 심장 소리를 들으며 눈물 짓는 모습에는 시청자들 모두가 함께 공감했고 슬퍼했다.
고경표가 맡은 강인규는 후천적 서번트증후군도 앓고 있던 상황. 시각적 능력이 일반인보다 특출난 모습은 잘못 표현하면 만화같은 설정이 될 수 있는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고경표는 그것을 과하게 표현해내지 않았다. 눈빛의 변화만으로 서번트증후군을 연기함으로써 보다 현실성을 높였다. 또한 마지막 회에서는 증상이 치료된 모습을 보이며 다시 시작될 제 2의 의사 인생을 예고하기도 했다.
극의 중간에는 함께 호흡을 맞추던 조재현이 불명예스럽게 하차하며 위기를 겪었다. 이에 고경표 역시 흔들릴 수 있었던 상황. 하지만 고경표는 중간에도 흔들림없이 극의 중심을 이끌어나갔다. 그 결과 '크로스'는 변화된 극본에 잘 녹아들며 순항을 이어갈 수 있었다.
고경표는 마지막 순간에는 사랑스러움까지 추가하며 연기력에 빛을 남겼다. 그가 강인규를 그려냈기에 시청자들은 강인규에게 빠져들었고 그의 슬픔에 공감했다. 고경표의 다음 변신은 또 어떨까. 벌써부터 기대감이 모아진다.
한편, '크로스'의 후속작 tvN '시를 잊은 그대에게'는 오는 26일 오후 9시 30분 첫 방송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