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안태현 기자] 80년 5월, 광주의 시계는 멈추지 않았다.
38년 전, 아픈 피의 역사는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1980년 5월, 광주에서 스러져간 민주화의 열망들과 군화에 밟혀간 청춘, 삶들은 여전히 깊게 남아 아물지 못하고 있다. 그렇게 다시 5월 18일을 맞았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이 아픈 현재진행형의 역사에 대한 영화다. 그간 80년의 광주를 다룬 수많은 영화들이 제작됐다. 96년 제작된 장선우 감독의 ‘꽃잎’, 김지훈 감독의 ‘화려한 휴가’, 장훈 감독의 ‘택시운전사’, 조근현 감독의 ‘26년’이 그것이다. 하지만 ‘임을 위한 행진곡’은 앞서 열거된 광주에 대한 영화와 다르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과거의 아픔과 더불어 현재의 아픔까지 광주의 역사를 확장시켜 놓는다.
최근 서울특별시 용산구 한강대로에 위치한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헤럴드POP을 만난 ‘임을 위한 행진곡’의 박기복 감독은 영화가 가지는 5.18 광주민주화항쟁에 대한 의미에 대해 얘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80년 광주의 역사를 그린 영화. 박기복 감독은 ‘임을 위한 행진곡’에 대해 “기존의 광주 영화하고 결이 다르다”라고 얘기했다. 박기복 감독은 “관객들이 ‘또 5월 영화야?’라고 하실 수 있으시겠지만 보시고는 ‘아니었네’ 이런 느낌을 받으셨으면 좋겠다”며 “‘임을 위한 행진곡’은 닫힌 공간에서 열린 공간의 영화다. 그간의 영화들이 80년대의 공간 안에서만 이야기를 했다면 이 영화는 이것을 현재로 확장 시켜놓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기복 감독은 “‘임을 위한 행진곡’은 현재진행형의 역사를 그리면서 가족이라는 큰 구조, 또 갈등을 봉합하는 화합과 감동적인 코드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하지만 억지로 눈물은 뺐으면 안 좋겠다. 그저 간접적으로 먹먹한 감정을 전달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얘기했다. 박기복 감독이 원했던 것은 단 하나였다. 관객들이 영화를 보고 5.18 광주민주화항쟁에 대한 많은 생각을 했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그렇기에 박기복 감독은 ‘임을 위한 행진곡’을 연출하며 많은 고민들을 녹여냈다. 제작비의 한계가 있었기에 드라마적으로 강점을 뒀고 역사적 사실을 전달하는 데에 있어 직접적이면서도 저돌적인 표현에 강점을 뒀다.
이러한 표현 방식에 대해 박기복 감독은 “저는 그런 생각이 있었다”며 “젊은 층들이 역사에 대해서 관심이 많이 없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기에 대사를 치더라도 임팩트 있는 대사를 치고 싶었다”고 얘기했다. 이어 박기복 감독은 “표면적으로 영화에서 대사를 중심으로 하면서 고민을 많이 했다”며 “대사를 듣고 관객 분들이 많은 생각을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저 말이 무슨 말일까라고 말이다”고 덧붙였다. 영화가 가지는 프로파간다를 단순한 선전에 그치지 않고 그 안에서 관객들의 사유를 펼치게 해놓는 것이 목표였다. 그렇기에 박기복 감독은 영화 속에서 관객들이 쉽게 감정에 빠지는 것을 차단하는 장면들을 삽입, 뻔하지 않는 영화를 만들어냈다.
아픈 역사에 대한 영화. 박기복 감독은 이런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젊은 층들이 많이 봐줬음 한다고 바람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 영화를 젊은 층들이 많이 봐줬음 했다. 영화도 그런 느낌으로 찍고 싶었다. 역사는 결국 삶의 몫이다. 다소 역사나 시대의 아픔에 대해서는 한 번쯤은 돌아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걸 통해서 몇 명이라도 역사가 이렇게 정리 안 되면 또다시 반복됐을 때 대처도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으면 좋겠다. 삶은 결국 반복이다. 그거에 대해서 깨우치지는 않아도 알아갔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마지막으로 박기복 감독은 영화 제작에 가장 큰 도움을 준 Daum 스토리 펀딩에 참여한 시민들에게 큰 감사함을 전했다. 박기복 감독은 “스토리 펀딩을 통해 많은 분들의 관심 속에서 영화가 주동적으로 만들어졌다”며 “결국 이 영화는 그 분들이 만든 영화다. 국민제작영화라고 생각한다”고 얘기했다. 덧붙여 박기복 감독은 “그래서 이 영화가 잘 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또 이렇게 제작된 영화도 잘 된다라는 것이 이 영화를 통해서 증명되어 앞으로 국민들도 당당히 영화를 만들 수 있는 풍토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라는 말을 남겼다.
한편, 박기복 감독이 연출한 ‘임을 위한 행진곡’은 1980년 5월에 멈춰있는 엄마 명희(김부선 분)를 이해할 수 없었던 딸 희수(김꽃비 분)가 잊혀진 진실을 마주하면서 서로의 상처를 치유해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 1980년 광주의 아픈 역사를 여전히 현재에도 안고 있는 인물들을 통해 역사의 아픔을 다시 고찰한다. 지난 5월 16일 개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