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미지 기자] 이창동 감독이 ‘버닝’에 대한 칸과 국내의 다른 반응을 언급했다.
이창동 감독의 8년만의 신작 ‘버닝’은 한국 영화로 유일하게 제71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했다. 비록 수상은 불발됐지만, 월드 프리미어를 통해 공개되자마자 외신의 호평이 쏟아졌다. 평단의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버닝’에 대해 호불호가 극명히 갈리고 있다.
최근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헤럴드POP과의 인터뷰에서 이창동 감독은 ‘버닝’을 두고 호불호는 진작 예상했다면서 다만 칸국제영화제 수상 불발로 한국 영화계에 활력을 주지 못한 것이 아쉬울 뿐이라며 속내를 털어놨다.
이날 이창동 감독은 “칸은 사실 내 체질에 안 맞다. 칸은 레드카펫이 주인공이다. 모두 레드카펫을 밟기 위해 간다. 우리가 알고 있는 세상 모든 레드카펫 이미지의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난 레드카펫이 체질적으로도, 감정적으로도 정말 싫다. 손 흔들고 걸어가면서 미소 짓는 게 불편하다”며 “다만 전 세계 모든 매체가 모이는 곳이라 영화 평가를 받는 데는 거기보다 효과적인 자리가 없는 것 같다”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버닝’은 올해 칸국제영화제 월드 프리미어를 통해 전 세계 최초 공개 후 해외 유수 언론들의 찬사가 이어졌다. 이창동 감독 역시 얼떨떨했다고 당시 심경을 떠올렸다.
“‘버닝’은 호불호가 분명하다. 호불호가 분명하다는 건 좋은 말로 하면 나름의 개성이 있다는 건데 칸 경쟁부문에 오르는 작품이 대부분 그렇다. ‘버닝’ 역시 무난한 영화가 아니다 보니 호불호가 갈릴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상하게 다들 좋다고 하니깐 어떻게 된 일인가 싶었다.”
이어 “그동안 내 작품들에 대해 감동 받았다거나, 내가 제일 좋아하는 영화라는 이야기는 많이 들어봤는데, 이번처럼 네가 상 받아야 한다고 대놓고 말하는 건 드물기 때문에 왜 이렇게 좋아하지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이창동 감독이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할 때마다 빈손으로 온 적이 없기에 ‘버닝’ 역시 수상이 점쳐졌지만,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불발됐다. 이창동 감독은 수상 자체보다 한국 영화계에 좋은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표했다.
“기대도 했지만, 불안했다. 심사를 해봐서 아는데 매년 평가를 좋게 받은 작품 한, 두개를 의도적으로 떨어뜨린다. 내막을 조금 아니깐 불안했다. 더욱이 상을 받았다면 한국 영화계에 자극이 되고, 활력도 얻는 좋은 계기가 됐을 텐데 그게 많이 아쉽다.”
그러나 국내에서의 반응은 달랐다. ‘버닝’ 특유의 미스터리함으로 의견이 분분하며 호불호가 나뉘고 있기 때문. “국내 반응은 너무 다르더라. 호불호가 있을 거라고 예상했지만, 내 예상과 조금 더 달랐고 지금은 오래 생각해야 하는 숙제처럼 느껴진다. 대중적으로 받아들이기 쉬운 영화는 아니지만 그래도 뭔가 접점을 찾을 수 있었는데 수상 여부에 올인이 맞춰지면서 수상 불발과 함께 힘을 잃은 것 같다. 그럼에도 좋지 않은 교훈으로 작용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누구는 계속 새롭고, 낯선 걸 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웃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