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천윤혜기자](팝인터뷰②에 이어..)
강동원이 모든 감독들이 자신을 캐스팅 일순위로 생각하기를 바라는 속내를 드러냈다.
강동원의 필모그래피는 유독 화려하다. '늑대의 유혹'으로 꽃미남 배우로 우뚝서더니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으로 사형수를 연기했다. 이후 '전우치' '의형제' '초능력자'로 변신을 알렸다. 군제대 이후에는 '군도:민란의 시대' '두근두근 내 인생' '검은 사제들' '검사외전' '가려진 시간'까지. '마스터' '골든슬럼버'에 이어 '1987'에서는 이한열 열사를 그려내기도 했다. 하는 작품마다 대부분 성공을 거뒀다는 것도 대단하지만 캐릭터와 장르를 넘나들며 스크린에서 다작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은 비주얼에 가려졌던 그의 진가를 정확하게 볼 수 있는 지점이다.
최근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헤럴드POP과 만난 강동원은 배우로 데뷔한 지 15년이 흘렀음에도 아직까지 배우로서 다양함을 갖추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 중이었다. "새로운 시도도 하고 영화가 획일화되는 걸 경계하기도 한다. 다양한 영화를 하고 싶은데 잘되고 알아주셔야 계속 할 수 있는 거 아니겠나. 동력을 잃으면 못 하니까 선택 받을 수 있도록 열심히 해야 한다."
그러면서 "사실 생각을 못했었는데 '늑대의 유혹'에서 발전해서 이번에 늑대인간이 됐다. 어린 늑대에서 성장했다"고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늑대 한 마디로 압축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다양한 캐릭터를 향한 열정 때문일까. 강동원은 지금까지도 자신에게 들어오는 수많은 시나리오를 일일이 확인하며 진심을 다해 자신의 작품을 선택하고 있었다. "저에게 들어오는 시나리오는 거의 다 본다. 도저히 시간 안 날 때는 먼저 거절하고 나중에 보기도 한다. 사실 제목을 보면 '하고 싶다, 안 하고 싶다'가 50% 정도는 걸러진다. 가제라 해도 딱 보면 느껴진다. 예를 들어 '가려진 시간'은 제목이 안 좋다고 생각했었다. '가려진 시간'이라는 제목이 모호하지 않나. 그러면서 시나리오를 봤는데 알이 나오니까 '이거 뭐야' 싶었다. 쭉 봤는데 재밌더라. 회의를 많이 하면서 제목을 수정하자고 얘기를 많이 했는데 좋은 제목을 못 찾았다. 아쉽다. 제목이 좋았으면 운명이 달라졌을까. 새로운 시도였는데 영화도 아깝다."
해마다 2편 이상의 영화를 꾸준히 찍으며 비주얼뿐만 아니라 연기력까지 갖췄다는 것을 직접 증명해내고 있는 강동원. 하지만 이런 다작 행보가 때로는 독이 될 수도 있다. 반복되는 이미지 소비는 배우가 풀어내기 쉽지 않은 숙제 중 하나. 강동원 역시 이 지점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특히 홍보 채널이 다양해진 만큼 잦아진 노출 빈도에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
"고민이 늘 있다. 저예산 영화도 도전해보고 실험적인 영화도 찍어보고 해야하는데 그런 영화를 했을 때 좋은 분위기가 형성되면 계속 도전할텐데 아쉬운 지점이 있다. 홍보할 때에도 노출빈도가 대작과 저예산은 차별화를 두고 가야할 것 같은데 그게 안 되니까 부담스러운 측면도 있다. 그렇다고 큰 영화만 계속 찍을 수 없고 다양한 영화를 해봐야 하는데 고민이 많다. (성공이) 너무 스코어로만 판단되기도 하니까 쉽지는 않다. 작품이 늘 잘 되지는 않지 않나."
그럼에도 연기를 향한 그의 열정은 명확했다. 특히 만화 캐릭터가 원작인 영화에서 캐스팅 일순위로 꼽히는 강동원이었지만 그는 겸손함을 잃지 않으면서도 욕심을 드러냈다. "(감독님) 모두가 저를 생각해주셨으면 좋겠는데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마음으로는 '이 시나리오 누가 하지?' 했을 때 '강동원이 하면 되겠네'라는 소리를 들었으면 좋겠다. 하하"
한편 강동원이 열연한 영화 '인랑'은 남북한이 통일준비 5개년 계획을 선포한 후 반통일 테러단체가 등장한 혼돈의 2029년, 경찰조직 '특기대'와 정보기관인 '공안부'를 중심으로 한 절대 권력기관 간의 숨막히는 대결 속 늑대로 불리는 인간병기 '인랑'의 활약을 그린 작품. 절찬 상영 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