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안태현 기자] 연일 지속되는 폭염에 방송가도 비상이 걸렸다.
지난 2일 KBS2 ‘해피선데이-1박2일 시즌3’(이하 ‘1박2일’)이 폭염으로 인해 3일과 4일 이뤄질 예정이었던 녹화를 전격 취소했다는 소식이 보도됐다. 이에 ‘1박2일’ 측은 헤럴드POP에 “메인PD를 비롯한 제작진이 올 여름 폭염이 지속된다는 소식에 몇 주 전부터 촬영 취소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며 “폭염이 계속된다고 하여 안전을 고려해 촬영을 취소하고 유식을 갖기로 했다”고 입장을 전했다. 다행이 앞서 촬영한 분량이 있어 본 방송에는 지장이 없지만 폭염으로 인해 방송 촬영이 중단되는 경우는 이례적인 경우였다.
111년만의 폭염이었다. 서울을 비롯한 전국이 40도에 육박하는 등 무더위가 쉬지 않고 이어졌고, 밤에도 초열대야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 2일 소방청 또한 계속되는 무더위에 지난 7월 한 달 동안 폭염으로 인해 온열환자 등이 급증했으며 수난사고도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도 온열환자 이송이 200%, 수난사고 출동이 115%로 증가했다. 이에 각 시·도 자치단체는 긴급 폭염대책 본부를 운영하기까지 이르렀다. 이러한 상황에 방송가 또한 예외가 아니었다.
야외촬영이 지속되는 예능버라이어티 촬영이나 드라마 촬영의 경우 지속되는 폭염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지난 2일에는 SBS 월화드라마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의 포커스플로어 스태프 A씨가 1일 자택에서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아직 경찰조사가 완료되지는 않았지만 A씨가 일상병 등으로 인한 온열질환 사망 혹은 과로로 인한 사망이 의심되는 상황. 특히 A씨는 지난 7월 25일부터 29일까지 기록적인 폭염 속에서도 5일 동안 야외에서 76시간에 달하는 노동을 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됐다.
편성에 맞추어 생방송과 같이 진행되는 촬영 현장은 폭염에 더욱 취약했다. 그나마 세트 촬영의 경우에는 내리쬐는 직사광선을 피할 수 있지만 야외 촬영은 스태프와 배우 모두에게 큰 곤혹이다. 특히나 밤샘촬영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계속해서 촬영 장비를 설치하고 이동해야 하는 스태프들에게 폭염은 건강 이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중대한 문제다. 하지만 당장 방송 자체를 멈출 수 없는 상황이기에 촬영은 이어져야 했다. 이에 전국언론노동조합 측은 지난 2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열악한 드라마 제작환경에 대한 개선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또한 전국언론노동조합 측은 “방송사는 외주제작사의 노동 실태를 파악하고, 제작현장 근로자 보호를 위해 폭염 등 무리한 야외 노동에 대한 지침을 마련하고 감독해야 한다”며 “또한 미온적인 노동시간 단축 논의에 적극적으로 나서 자사와 외주사 모두에 적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방송사는 방송 제작 현장의 장시간 노동 개선 대책을 즉각 발표하라”고 현재의 드라마 촬영 체계에 대한 보완이 이루어져 취약한 스태프 복지에 힘을 써야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1박2일’ 측은 우선적으로 3일, 4일 녹화를 취소하고 17일과 18일 녹화를 재개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 또한 지난 2일 오후 5시부터 촬영을 중단했다. 사망 사고 소식이 공식화 되면서 정상적인 촬영이 진행될 수 없는 분위기가 형성됐고, 결국 촬영 중단이라는 결단이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폭염으로 인한 안전 문제가 부각되고 있는 지금, 방송가는 촬영의 지속과 안전 문제의 딜레마에 빠졌다. 비상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이다. 방송가에서도 이제 폭염에 대한 대책 방안을 내놓을 때가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