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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영 전 아나, MBC 퇴사 후 1년 "그 당시 하고 싶은 일 빼앗겨 두려웠다"

입력 2018-08-17 14: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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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영 전 아나운서/사진=민은경 기자
김소영 전 아나운서/사진=민은경 기자

[헤럴드POP=천윤혜기자]김소영 전 아나운서가 MBC 퇴사 1년이 지난 현재 그 당시를 되돌아봤다.

17일 김소영 전 아나운서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모르고 지나칠 뻔 했는데, 오늘 회사 동기와 대화하다 보니 오늘이 MBC 퇴사하고 송별회를 한 날이네요. 그리고 1년이 지났습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녀는 MBC를 퇴사한 뒤 서점을 내게 된 당시의 상황을 전했다. 김소영은 "작년 7월, 버티고 버티다 급기야 마음이 터질 것 같이 괴로워 남편과 바다를 보러 갔어요. 부산 앞바다를 보다가 “나 회사 관둘래” 라고 말했고, 남편은 “그래” 라고 했어요"라며 "많은 분들의 꿈이고, 나에게도 소중했던 큰 회사를 나오면 어떻게 되는 걸까 두려웠어요"라고 고백했다.

김소영은 이어 "많은 분들의 꿈이고, 나에게도 소중했던 큰 회사를 나오면 어떻게 되는 걸까 두려웠어요"라며 "가장 두려운 건 하고싶은 일이 없다는 것이었어요. 하고싶은 일은 이미 빼앗겨버려 당시에는 새로운 일을 찾을 수가 없었어요. 내가 좀 더 잘했다면, 유명했다면, 탁월했다면, 예뻤다면, 부자였다면 이렇게 억울한 일을 당했을까, 이렇게 무력할까 같은 나약한 생각을 하기도 했어요. 잘 웃다가도 텔레비전에 나오는 사람을 보면 눈물이 나기도 했어요. 그때 곁을 지켜준 남편이 없었다면"이라고 하며 정신적으로 힘들었던 당시 상황에 대해 토로했다.

그러면서 "다행히 책방을 열고 싶다는 작은 꿈, 알고보니 너무 어려운 꿈이 생겼어요. 흔히 말하는 대박도 아니고, 알고보면 분투하는 나날이지만 확실한 건 이제는 며칠에 한 번은, 꽤 행복한 것 같아요"라며 현재 생활에 만족감을 표했다.

그녀는 또한 "나에게 세상에서 가장 중요했던 꿈도 대수롭지 않은 것이 될 수 있고, 생각도 못했던 작은 상상이 큰 기회가 되고, 괜찮아지지 않을 거라 생각했던 오늘이 지나고 썩 괜찮은 날이 올 수도 있다는 것을 깨우쳤다"며 "앞으로도, 책방과도 상관없이, 저와 가능한 많은 사람들이 행복한 삶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살게요.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며 글을 마무리했다.

한편 김소영 아나운서는 지난 2012년 MBC 공채 아나운서로 입사했지만 지난해 8월 MBC를 퇴사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책방을 열어 남편 오상진과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다음은 김소영 심경 전문

모르고 지나칠 뻔 했는데, 오늘 회사 동기와 대화하다 보니 오늘이 MBC 퇴사하고 송별회를 한 날이네요. 그리고 1년이 지났습니다.

사실 주변 많은 분들이 서점한 지 몇 년은 된 줄 알았다고 하시는데. 그만큼 정신없이 일하고, 또 떠들고 다닌것 같아 쑥스럽습니다. 이제 우아한 아나운서도 뉴스 앵커도 아닌데 어쩌겠어요. 살아남으려 최선을 다했고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우습게도 1년 전 서점을 할 생각따윈 전혀 없었습니다. 장사나 사업이 내 업이 될거라고 생각해본 적도 없었어요. 세상사를 빼놓지 않고 접하며, 사고하고, 나만의 관점으로 전하고, 가치있는 언론과 사회를 만드는 데 참여하는 모습만을 상상했어요. 요즘은 인터넷 뉴스 볼 시간도 없는데, 사람 인생이 이렇게 달라질 수도 있다는 게 신기합니다.

작년 7월, 버티고 버티다 급기야 마음이 터질 것 같이 괴로워 남편과 바다를 보러 갔어요. 부산 앞바다를 보다가 “나 회사 관둘래” 라고 말했고, 남편은 “그래” 라고 했어요. “와 나 이제 백수다” 농담하며 뒤돌아서서 저 사진 찍었던 기억이 생생한데, 이제는 사진을 보니 부러워요. 또 바다 놀러가고 싶어요. 그 후 1년 동안 분기에 한번 출장, 휴가 빼면 한달에 반나절 이상 쉬어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많은 분들의 꿈이고, 나에게도 소중했던 큰 회사를 나오면 어떻게 되는 걸까 두려웠어요. 이렇게 세상 속에 잊히겠구나. 내 인생에 빛나는 시기는 이미 끝나버린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우습게도 서른살에 했어요. 이미 결혼까지 했으니까, 서른이 넘은 여자니까, 같은 어리석은 생각들과 함께.

가장 두려운 건 하고싶은 일이 없다는 것이었어요. 하고싶은 일은 이미 빼앗겨버려 당시에는 새로운 일을 찾을 수가 없었어요. 내가 좀 더 잘했다면, 유명했다면, 탁월했다면, 예뻤다면, 부자였다면 이렇게 억울한 일을 당했을까, 이렇게 무력할까 같은 나약한 생각을 하기도 했어요. 잘 웃다가도 텔레비전에 나오는 사람을 보면 눈물이 나기도 했어요. 그때 곁을 지켜준 남편이 없었다면.

그후 한동안 내가 바로서기 전까지는 아무에게도 내 상황과 감정을 말하지 않았어요. 다행히 책방을 열고 싶다는 작은 꿈, 알고보니 너무 어려운 꿈이 생겼어요. 그리고 달리다보니 1년이 지났어요. 흔히 말하는 대박도 아니고, 알고보면 분투하는 나날이지만 확실한 건 이제는 며칠에 한 번은, 꽤 행복한 것 같아요.

요즘은 업무 외에도 고민과 괴로움을 호소하는 많은 분들, 손님들의 이야기를 듣곤 합니다. 눈물 흘리며 인생의 답을 찾고, 상의를 요청하는 분도 많지만, 저도 응해드리지는 못합니다. 일단 저도 답을 모르고, 늘 “저도 다음달에 또 망할지도 몰라요” 라고 답해요. 저역시 갈 길이 멀기에 고민에 답할 자격이 없고, 누굴 가르치고 싶진 않아요.

하지만 내가 끝이라 생각하는 것이 끝이 아니라는 것. 정말 안 좋다 생각했던 일들도 나아질 가능성이 존재하고, 누가 나를 괴롭히고 세상이 나를 밀치는 것 같아도 알고보면 별 일 아닐 수 있고. 나에게 세상에서 가장 중요했던 꿈도 대수롭지 않은 것이 될 수 있고, 생각도 못했던 작은 상상이 큰 기회가 되고, 괜찮아지지 않을 거라 생각했던 오늘이 지나고 썩 괜찮은 날이 올 수도 있다는 것을.

물론 미친듯이 노력하고 운도 따라야 하겠죠. 그래도 해볼만 한 가치는 있죠. 저 혼자 한 것은 아니고, 제가 행복해질 수 있었던 것도 많은 분들의 응원과 사랑이 있었기 때문이겠죠. 앞으로도, 책방과도 상관없이, 저와 가능한 많은 사람들이 행복한 삶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살게요. 감사합니다.

#1yearla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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