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MA

[팝업리뷰]'배반의 장미', 웃음·메시지 다 어정쩡…케미만 남았다

입력 2018-10-18 18:4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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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배반의 장미' 포스터
영화 '배반의 장미' 포스터

[헤럴드POP=이미지 기자] 무거운 주제를 웃음으로 승화, 색다른 코미디를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배반의 장미’는 슬픈 인생사를 뒤로하고 떠날 결심을 했지만 아직 하고픈 것도, 미련도 많은 세 남자와 한 여자의 아주 특별한 하루를 그린 코미디 영화.

가족과 회사를 위해 하얗게 불태운 인생에 지친 가장 ‘병남’(김인권), 청산유수 입담과 달리 글만 못쓰는 시나리오 작가 ‘심선’(정상훈), 공부만 빼고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은 사수생 ‘두석’이 세상으로부터 좌절을 맛보고 한날한시에 떠나기 위해 모이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하지만 당찬 매력의 소유자이면서도, 남다른 사연을 가진 미스터리한 여인 ‘미지’(손담비)가 나타나면서 원래 모인 목적을 조금씩 뒤로 하게 된다.

영화 '배반의 장미' 스틸
영화 '배반의 장미' 스틸

이처럼 처음 의도는 기특했다. 입시 고민, 직장 및 가정 문제 등 세대별 공감할 수 있는 상처를 토대로 무겁지 않고 유머러스하게 풀어내며 팍팍하게 살아가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 위로를 건네려고 했으니 말이다.

무엇보다 ‘코믹 연기의 대가’로 손꼽히는 김인권, 정상훈이 주연으로 나섰으니 기대될 법했다. 기대했던 것처럼 정상훈이 곳곳에 센스 있게 던지는 애드리브는 피식 피식 웃음이 터져나오게 만든다. ‘라이징 스타’ 김성철의 어눌한 듯 할 말을 다 하는 모습 역시 코미디 장르에 충실하다. 차가운 도시 여자 같은 손담비의 코믹 연기 도전도 반갑다. 애드리브로 완성된 리얼한 욕설 연기로는 그동안 볼 수 없던 반전 매력을 발산한다. 김인권은 이들 사이에서 묵묵히 중심을 이끈다.

영화 '배반의 장미' 스틸
영화 '배반의 장미' 스틸

그럼에도 손담비가 분한 ‘미지’를 늑대 같은 남성들이 탐하는 대상으로 전락시켜 ‘미지’가 처음 등장했을 때 아래위로 훑는 카메라 시선, 욕망을 상상으로 충족시키는 장면 등 불쾌함에 인상이 찌푸려지기도 한다. 함께 하고 싶지 않은 술자리를 염탐하는 기분이 든다. 물론 ‘미지’가 키를 쥐고 있는 중요한 인물이긴 하지만, 처음에 선정적인 대상으로 활용하며 과거 섹드립이 만무하는 코미디물들과 어떤 지점에서 차별성을 띠는지 모르겠다.

그나마 네 배우의 끊임없는 노력과 케미에서 비롯된 찰진 애드리브들 덕에 한정된 공간에서 일어나는 코믹극임에도 불구 지겹지는 않다. 또 특별출연한 박철민, 신현준의 노하우 바탕의 활약이 웃음지수를 높였다. 그러나 이게 다인 것 같다.

기존과 다른 코미디라는 걸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는 ‘배반의 장미’지만, 신선함은 찾아볼 수 없다. 다만 정상훈 특유의 개그를 좋아하는 관객들이라면 웃음이 터지는 순간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엄정화의 히트곡 ‘배반의 장미’를 제목으로 활용했지만, 연관성은 거의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 영화가 끝나면 ‘왜 하필 나를 택했니’라는 가사만 입 속에 맴돌 뿐이다.

다수의 뮤직비디오, CF로 내공을 다진 박진영 감독의 첫 상업영화다. 그는 “예측 불가 코미디인데 각자의 아픔도 있고 사회적 풍자도 있어서 웃다가 희망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고 소개했다. 뮤직비디오, CF 감독답게 카메라 기법에 있어서 흥미롭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긴 하지만, 사회 이슈 반영도 웃음도 모두 놓친 듯해 아쉬움이 남는다. 개봉은 오늘(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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