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고승아 기자]흰 물결로 가득 찬 잠실이었다. 그 물결 속에서 그룹 H.O.T.는 17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레전드다운 자태를 한껏 드러냈다.
13일 서울 송파구 잠실 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에서 H.O.T.는 '2018 Forever 'HighFive of Teenagers' 단독 콘서트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5만 명의 팬이 자리를 꽉 채우며 흰색 풍선 물결로 장관을 이뤄냈다.
이번 콘서트는 H.O.T.가 지난 2001년 마지막 공연 이후 무려 17년 만에 같은 장소에서 다시 완전체로 뭉친 공연이다. 지난 설 MBC '무한도전 -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로 재회한 다섯 멤버는 팬들의 끊임없는 성원에 힘입어 완전체 콘서트까지 열게 됐다. 다만 상표권 문제로 인해 이날 공연명에는 H.O.T.라는 이름이 빠졌다.
이날 공연은 오후 7시 시작이었지만 잠실 종합운동장 일대는 새벽부터 클럽 H.O.T.로 가득 찼다. 'Club H.O.T.' 문구가 적힌 흰색 우비가 곳곳에 보였고, 굿즈를 사기 위해 길게 행렬을 늘어서기도 했다. 차대절로 온 전국 각지에 있는 팬들과 해외에서 온 팬들도 눈에 띄었다. 공연 시작 시간이 다가오자 입구는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아이야'의 전주로 멤버들의 등장을 알린 뒤, H.O.T.는 데뷔곡 '전사의 후예 - 폭력시대'로 본격적인 공연의 서막을 열었다. 이어 '늑대와 양', '투지', 'The Way That You Like Me'를 연달어 선보이며 변함없는 무대를 꾸몄다. 'Outside Castle' 뮤직비디오에 이어 무대에 등장한 H.O.T.는 'Outside Castle', '열맞춰', '아이야'까지 특유의 압도적인 분위기를 더했다. 특별한 멘트 없이 공연 전반부를 꾸민 H.O.T.는 대신 타이틀곡과 퍼포먼스곡 위주로 무대를 꽉 채우며 H.O.T.만의 아우라를 선사했다.
7곡을 연이어 선보인 H.O.T.는 입을 열고 17년 만에 다시 잠실주경기장 무대에 선 소감을 전했다. 멤버들은 그라운드부터 3층까지 꽉 찬 주경기장을 둘러보며 연신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강타는 "이 장소에서 마지막으로 인사드렸던 게 2001년 2월 27일이었는데 17년이 넘었다"고 운을 뗐다. 문희준은 "그때 그 공연장에서 '절대 저희는 떨어지지 않습니다'라고 말하고 이 자리에 17년 만에 서서 죄송하다. 그만큼 많은 추억 안고 가셨으면 한다"며 진심을 담았다.
단체 무대와 더불어 멤버들은 솔로 무대도 이어졌다. 첫 주자로 무대에 오른 강타는 발라드곡 'Right Here Waiting'으로 보컬다운 폭발적인 가창력을 뽐냈다면 장우혁은 자신의 솔로곡 '시간이 멈춘 날', '지지 않는 태양'으로 여전한 댄스 실력을 선사했다. 토니안은 특별히 콘서트날에 맞춰 신곡 'HOT Knight'를 발표했다. 문희준은 'Pioneer'로 압도적인 분위기를 꾸몄다. 마지막을 장식한 이재원은 'I'm So Hot'과 함께 JTL의 활동곡 'A Better Day'로 가슴 뭉클한 무대를 만들고, "포에버 H.O.T."를 외쳤다.
후반부로 접어든 H.O.T.의 공연은 전반부의 퍼포먼스 중심적인 곡과는 다른 분위기로 변주를 더했다. '환희', '너와 나', '우리들의 맹세'를 통해 H.O.T.는 팬들을 향한 진심과 맹세, 앞으로의 약속을 다시금 얘기하기도 했다. 이어 H.O.T.의 대히트곡인 '캔디'와 '행복'에 이어 '내가 필요할 때'로 그야말로 행복 가득한 무대를 꾸몄다. 돌출 무대와 이동 차량을 사용해 2, 3층의 팬들과 더욱 가까이 만나며 잠실을 누볐다. 특히 장우혁은 팬들을 보고 끝내 눈물을 흘리기도. 팬들도 이에 눈물을 흘리며 17년 만의 재회에 감격했다.
'We are the Future'로 대미를 장식한 H.O.T.를 위해 5만 팬들은 '너와 나'를 무반주로 불렀다. 앙코르 곡은 'GO! H.O.T.!'와 '캔디', 그리고 마지막으로 '빛'이었다. 앙코르 곡까지 완벽하게 열창하며 17년만 공연의 마지막을 완벽하게 장식했다. 예상 공연시간인 150분을 훌쩍 뛰어넘은 180여 분이 지나서야 공연이 마무리됐다.
H.O.T.는 17년 만에 완전체로 돌아온 만큼 데뷔 당시를 떠오르게 하는 의상과 헤어스타일을 완벽하게 재현하며 특별함을 더했다. 은색과 레드의 조합으로 이뤄진 오버사이즈의 점퍼, 흰색 롱코트, 그리고 '캔디' 의상까지 선보인 것. H.O.T.는 '캔디' 무대 후 "심혈을 기울였다. 그 당시 소재와 사이즈를 만들기 위해 완전 똑같이 만들었다. 신발도 20년 전에 신었던 신발이다. 활동할 때 이 신발 신고 사진도 많이 찍었다"라며 발을 모으고 추억을 회상했다.
퍼포먼스 역시 90년대와 다르지 않았다. 17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지만 멤버들은 '전사의 후예'를 시작으로 앙코르 마지막곡인 '빛'까지 완벽하게 소화해내며 90년대 H.O.T.의 모습을 절로 떠올릴 수 있게 했다. '캔디'의 대표적인 춤인 망치 춤과 'We are the Future'의 점프도 여전했다. 잠실 주경기장은 이 순간 마치 90년대 그대로 돌아간 듯했다.
공연 내내 "믿기지 않는다. 실감이 안 난다"고 거듭 말하던 H.O.T.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실제가 아닌 것 같다는 토니안에 문희준은 볼을 꼬집으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또한 문희준은 "여러분들이 항상 1년에 한 번씩 꼭 저희에게 (H.O.T.를) 상기시켜주셨다. 918이나 227, 데뷔 일인 9월7일. 항상 기념해 주셨다. 벌써 17년이 흐른 게 믿겨지지 않지만 지금 느낌은 작년에 만났다가 다시 만난 기분이 든다. 참 신기하다"며 팬들에 고마움을 전했다.
H.O.T.의 새로운 페이지를 써 내려간 다섯 멤버들은 오는 14일까지 공연을 이어간다. 양일간 총 10만 명의 팬들과 잠실을 달군다.
사진=PR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