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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렁큰타이거, 한국 힙합 한 장르의 끝[종합]

입력 2018-11-14 17: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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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POP=고명진 기자]한국 힙합 레전드, 드렁큰 타이거가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14일 오후 서울 광진구 예스24 라이브홀에서 드렁큰 타이거 정규 10집 ‘X : Rebirth of Tiger JK’ 발매 기념 음감회가 열렸다. 지난 1999년 데뷔해 한국힙합의 대중화를 이끌었던 드렁큰 타이거의 마지막 음반은 대중음악사에 묵직한 의미를 더한다.

스킷을 포함해 무려 30곡이 수록될 10집은 2장의 CD로 나눠 다양한 해석을 담았다. 한 장은 특유의 붐뱁 장르로 채웠고, 다른 한 장에서는 재즈, EDM, 레게 등 여러 장르의 음악적 확장을 선보였다.

여기에 방탄소년단의 RM, 세븐틴의 버논 등 실력파 K팝 아이돌은 물론 도끼, 가리온 메타, 슈퍼비, 면도, QM, 테이크원, 김종국, 은지원, 데프콘, 하하 등 각 장르에서 실력을 인정 받는 선후배 동료 뮤지션들이 대거 참여했다.

이날 음감회의 MC는 래퍼 데프콘이 맡았다. 데프콘은 "제가 이번 앨범에 30곡 들어간다고 해서 미쳤다고 했다. 적자 볼 수도 있다, 모험이다 그랬는데 팬들을 위한 선물을 주고 싶었다고 하더라"고 드렁큰 타이거의 마음을 대신 전했다.

드렁큰 타이거는 "개인적으로 더 많이 보고, 더 많은 세상을 접하고, 아빠가 되고, 남편이 되고 하면서 제가 할 수 없는 표현들이 많이 늘어났다"며 "드렁큰 타이거 안에서 표현하고 싶었던 것들이 친구, 아빠, 남편이 되면서 말할 수 없는 게 많아졌다. 그런 의미에서 제 개인적으로 드렁큰 타이거로 살아갈 수 없게 됐다"고 드렁큰 타이거 마지막 앨범을 발표하게 된 배경을 전했다,

이어 드렁큰 타이거는 "1년 반 동안 정말 열심히 만들었다. 60곡 만들어서 추려냈다. 50곡까지 다 들려주고 싶었지만 민폐인 것 같아서 (30곡으로 냈다.)"고 말했다.

드렁큰 타이거는 "타이거JK는 아직도 진화하고 여러가지 음악 장르에 빠져있다. 삶 자체도 그렇다. 그런데 드렁큰 타이거 이름으로 제가 변하는 모습을 팬들이 이해하지 못한다. 그래서 드렁큰 타이거는 드렁큰 타이거의 이름으로 남겨둬야 겠다고 마음 먹었다. 이제는 타임 캡슐에 넣어야 할 때라고 생각해서 마지막 앨범을 냈다"고 말했다.

드렁큰 타이거는 'Timeless'에 참여한 RM에 대해 "RM은 한 5년 전에 유닛 그룹으로 활동할 때 가끔 의정부 들려서 힙합에 대해 이야기하고 그랬다. 방시혁 대표님도 저희랑 많은 교류가 있길 바라서 전화가 많이 왔다. 그때 친해졌다"며 "RM은 드렁큰 타이거 마지막 앨범 얘기를 가장 먼저 들은 친구다. 또한 콜라보 첫 섭외 아티스트"라고 말했다.

드렁큰 타이거는 "RM이 바쁘지만 워낙 음악에 빠져 있고 힙합에 빠져 있어서 열심히 참여했다. 곡도 같이 선곡했다"며 "많은 사람들이 대중적인 비트. 가장 힙합적인 곡을 원하지만 우리는 가장 언더그라운드적인 곡을 함께 내놨다. 성적, 차트 상관 없이 우리가 좋아하는 걸 해보자해서 이 곡이 나왔다"고 말했다.

드렁큰 타이거는 "마지막 정규 10집 앨범을 위해서 우선 예전 멤버들을 다 찾아다니긴 했다. 근래에 다 만났다. 믹키 아이즈는 곡을 보내줘서 참여를 했다"고 말했다.

드렁큰 타이거는 "저는 음악 활동하면서 음악 세상 속에서 살아왔지만, 그 친구들은 음악 세상을 떠난 지 오래라 부담이 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데프콘도 처음엔 제 앨범 질이 떨어질거라고 안 한다고 했다. 제 생각에 그 친구들이 참여하면 앨범이 잘 될 수 있지만 제가 또 부탁하면 큰 부담을 주는 것 같아서 응원만 받고 마무리됐다"고 말했다.

드렁큰 타이거는 "솔직히 말해서 CD를 이제 듣지 않는다. 저도 이해한다"며 "굳이 CD를 뽑아서 틀지 않더라도 마지막으로 소장할 수 있는 선물을 드리고 싶었다. 요즘 아이돌 가수들이 CD 내는 것들도 공부해서 열심히 만들어봤다"고 진심을 전했다.

드렁큰 타이거에게 힙합은 사는 방법 그 자체라고 했다. 드렁큰 타이거는 "힙합 자체는 랩이랑 다르다. 저는 힙합은 사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생각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드렁큰 타이거는 "저보고 시대의 역주행이라고 하신다. 계속 역주행으로 장거리 마라톤을 해보겠다"며 "미래가 1년 6개월 동안 우리가 열심히 만든 건 우리 사정이고 사람들이 그건 알 필요가 없다고 하더라. 음악이 좋으면 좋은 거고 싫다면 싫은 것. 오늘 차트만 보지 말고 1년 반 동안 열심히 고생한 것, 오는 6개월 동안 열심히 음반 활동 하자고 결심했다. 그게 제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 힙합 한 장르가 타임 캡슐 속으로 들어갔다. 드렁큰 타이거는 사라진 것이 아니다. 하나의 장르로 한국 힙합 역사에 이름을 남겼고, 이제 또 새로운 한 줄이 시작됐을 뿐이다.

사진=서보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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