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안태현 기자] 깊어지는 전개처럼 강지환의 열연과 웃음도 함께 깊어지고 있다.
본격적인 개과천선의 시작인걸까. 모두에게 악덕 상사의 표본을 보여줬던 KBS2 수목드라마 ‘죽어도 좋아’(연출 이은진, 최윤석/ 극본 임서라) 속 백진상(강지환 분)이 점점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루다(백진희 분)에게 묘한 감정을 느끼며 조금씩 변화의 모습을 보여줬던 백진상. 전개가 더욱 깊어지며 백진상의 개과천선 스토리 역시 속도를 높이기 시작했다.
계속해 의문의 범인으로 인해 목숨의 위협을 받는 상황에 놓인 백진상. 그런 그는 병원으로 와 자신을 걱정하는 이루다와의 포옹 이후, 그녀를 향한 마음을 제대로 깨닫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는 계약직 무기계약 문제로 마음을 쓰고 있는 이루다를 위해 뉴스에 나가 회사의 비리를 폭로하고자 하는 행동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극 말미 뉴스에 출연한 백진상은 예상과는 전혀 다른 멘트를 뱉었다. 바로 “MW치킨을 칭찬하기 위해 방송에 나왔다”라고 얘기한 것. 갑작스럽게 마음이 변한 것일까. 혹은 이 말로 시작해 또 다른 맹공을 펼칠 예정일까. 개과천선의 기미를 조금씩 보이기 시작하는 백진상이었기에 후자 쪽으로 예측이 기울어지는 것이 자연스러워졌다.
분명, 백진상의 첫 등장은 달랐다. 직급이 낮은 직원들에게 폭언을 일삼지 않았고, 팀을 위해서가 아닌 자신만을 위해 팀을 이끌어갔다. 전형적인 갑질의 표본이었다. 하지만 자신의 갑질로 인해 죽음이 반복되는 타임루프를 인식하기 시작하자 백진상은 조금씩 행동을 달리 하기 시작했다. 더불어 이루다에 대한 마음이 커지기 시작하면서부터는 그 속도가 더 빨라졌다.
과연 개과천선이 가능할까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안하무인의 인물이었지만 그의 사소한 변화들은 이러한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점쳐지게 만든다. 여기에는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그려내고 있는 강지환의 공이 크다. 첫 등장부터 남다른 갑질 연기로 시청자들의 분노를 들끓게 하더니, 그래도 백진상의 사람냄새 나는 모습에는 자연스럽게 정감이 가게 만든다.
더불어서 이루다를 연기하는 백진희와의 케미 또한 깊어지니 강지환의 연기는 날개를 달았다. 전작 OCN ‘작은 신의 아이들’에서 천재인 역을 맡았던 것과는 또 다른 매력이다. 매 작품마다 이처럼 다른 색을 녹여내 인물들을 그려내니 자연스럽게 그의 연기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덕분에 ‘죽어도 좋아’ 역시도 자연스럽게 극에 빠져들게 만든다.
이야기는 백진상을 노리는 의문의 범인이 등장하면서부터 미스터리적 부분까지 증폭됐다. 그렇다고 웃음이 줄어든 것은 아니다. 여전히 ‘죽어도 좋아’는 그 제목만큼이나 발칙한 유머들로 시청자들의 평일 밤을 웃음으로 채운다. 반환점을 돌아 후반부로 달려가고 있는 지금의 시점. 낮은 시청률은 아쉽지만 그럼에도 ‘죽어도 좋아’는 그 힘을 잃지 않으려 한다. 오피스드라마의 명가 KBS답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