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미지 기자] 박찬욱 감독이 '리틀 드러머 걸: 감독판'을 통해 매력적인 첩보 스릴러 세계를 열었다.
'리틀 드러머 걸: 감독판'(배급 왓챠) 언론시사회가 20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 아이파크몰에서 열렸다. 박찬욱 감독이 참석했다.
'리틀 드러머 걸: 감독판'은 1979년 이스라엘 정보국의 비밀 작전에 연루되어 스파이가 된 배우 '찰리'와 그녀를 둘러싼 비밀 요원들의 숨 막히는 이야기를 그린 첩보 스릴러. 스파이 소설의 거장 존 르 카레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박찬욱 감독의 첫 미니시리즈 연출작으로 주목받고 있다. 여기에 현실 세계의 스파이로 캐스팅된 무명의 배우 '찰리' 역의 플로렌스 퓨, 정체를 숨긴 채 그녀에게 접근한 비밀 요원 '가디 베커' 역의 알렉산더 스카스가드, 이 모든 작전을 기획한 정보국 고위 요원 '마틴 쿠르츠' 역의 마이클 섀넌까지 실력파 배우들의 강렬한 연기가 더해졌다.
"방송인 박찬욱이다"고 너스레를 떨면서 말문을 연 박찬욱 감독은 "첩보 스릴러라고는 하지만 내가 읽고 제일 좋았던 건 첩보 스릴러면서 동시에 로맨스라는 거였다"며 "각색할 때 주의를 기울인 건 처음 매료시켰던 특징이 긴장과 추격전, 총격전 등 흔한 첩보 스릴러의 자극적인 요소들에 묻히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각색에 있어서 신경 쓴 점을 알렸다.
이어 "TV 드라마를 하고 싶어 이걸 한 건 아니고 '리틀 드러머 걸'을 하고 싶어 TV 드라마 형식이 따라오게 됐다. 원작을 보면 굉장히 풍부하다. 영화로 옮기려나 보면 인물들을 다 쳐내야 하고 축소해야 한다. 그러고 싶지 않았다"며 "영화 편집을 왜 생각을 안 했겠냐만은 러닝타임 안에 넣으려니 작품이 훼손될 것 같았다. 애초에 영화로 생각을 해봤지만, 그때는 아닐 거라고 결론을 내린 상태였다. 아무리 그래도 답이 안 나오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요즘은 바뀌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촬영횟수가 영미권에 비하면 비교적 감독에게 많이 주어지는 편이다. 그런데 이 드라마를 제작비 한계 때문에 6시간 넘는 분량을 80회 촬영을 해야 했다. 영화 3편 분량을 영화 1편 찍을 때만도 못한 촬영횟수로 찍어야 해서 그게 제일 어려웠다"며 "또 여러 나라를 다녀야 하니 거기 현지 스태프들과 새로운 호흡을 맞춰야 했다. 적응 기간도 필요한데 그런 걸 감안했을 때 힘겨운 시간이었다. 다행히 촬영 감독님이 순발력 있고, 빨리 움직여줘서 무사히 초과하지 않고 촬영을 할 수 있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뿐만 아니라 박찬욱 감독은 "두 가지 봐도 뭐가 다르냐고 할 수도 있을 거다. 꼼꼼히 집중해서 본다면 거의 같은 게 없다고 과언이 아닐 만큼 디테일이 크게 다르다. 편집 자체가 다른 것도 있다. 똑같은 편집인데 테이크가 다른 경우도 있다. 내가 좋아하는 연기와 방송국이 좋아하는 연기 의견 차이가 있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 정도로 많이 다르다"고 감독판의 차이점을 언급했다.
아울러 "BBC는 폭력 묘사에 있어서 엄격하고, AMC는 노출과 욕설에 엄격했다. 내 입장에서는 다 못하는 거였다. 다 빼야 했다. 물론 알고 찍었기 때문에 자극적인 게 있는 건 아니었는데 찍다 보면 그렇게 보이는 게 있었다. 의도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두고 싶은데 억지로 덜어내야 하는 아픔이 있었다. 감독판에서는 그러지 않았다. 아쉽게 생각됐던 편집들이 있었는데 내 뜻대로 돌려놨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영국 BBC와 미국 AMC에서 방영된 방송판과 비교해 방송 심의 기준과 상영시간 제한에 따라 제외된 다수의 장면을 포함하고 있는 '리틀 드러머 걸: 감독판'은 오는 29일 공개를 앞두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