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안태현 기자]“위기를 기회로 만들겠습니다.”
지난해 10월, 넷플릭스와 YG엔터테인먼트가 손을 잡고 론칭한 ‘YG전자’의 제작발표회에서 등장한 발언이다. 그러면서 당시 현장에서 직접 프레젠테이션을 맡았던 이는 “빅뱅 멤버들의 군입대로 인한 부재, 다양한 아티스트들이 이슈로 인해 (YG엔터테인먼트)에 위기가 왔다”며 ‘YG전자’를 통해 이러한 위기를 기회로 만들고자 한다는 포부를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이 말을 남긴 인물이 최근 YG엔터테인먼트를 최악의 위기 속으로 이끌고 간 빅뱅의 전 멤버 승리(29·본명 이승현)였다. 물론, 그 당시 승리는 빅뱅의 다른 멤버들이 모두 군 입대를 한 상황에서도 상한가를 달리며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었다. MBC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해서는 성공한 아티스트의 모습 외에도 성공한 사업가의 모습을 보인 그였다.
지난 1월 29일 MBC ‘뉴스데스크’의 클럽 버닝썬 폭행 사건 보도만 없었더라도 승리는 여전히 성공한 사업가의 모습으로, 또 누구보다 자신의 인생을 즐기고 있는 ‘셀럽’의 삶을 살아가고 있었을 것이다. YG엔터테인먼트 역시 마찬가지다. 비록 주력 그룹인 빅뱅이 모두 군 입대를 했다고 하더라도 블랙핑크, 위너, 아이콘 등의 활약으로 국내 3대 엔터테인먼트 입지를 이어갔을 터다.
그러나 클럽 버닝썬 보도 이후 승리와 YG엔터테인먼트의 운명은 완전히 뒤틀렸다. 단순 클럽 내 폭행 사건인 줄 알았던 논란은 경찰 유착 의혹, 마약 의혹, 성접대 의혹, 탈세 의혹으로 번져나갔다. 이 과정에서 가수 정준영(30)의 불법 성관계 동영상 촬영 및 유포 혐의가 불거졌고, FT아일랜드의 전 멤버 최종훈(29)과 씨엔블루 멤버 이종현(29)까지 함께 논란에 휩싸였다.
덕분에 연예계는 제대로 휘청거리기 시작했다. 12년 동안 방송을 이어왔던 KBS2 ‘1박2일’은 무기한 제작·방송 중단의 상황에 처했고, 많은 연예인들이 승리와의 관계에 대해 선을 그었다. 이 과정에서 차태현, 김준호는 내기 골프 의혹에 휩싸이기도 했다. 그야말로 글로벌 한류의 위엄을 떨치던 연예계가 하루아침에 초상집이 된 분위기였다.
사건의 중심에 있던 승리와 그의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는 더 크게 휘청거렸다. 승리의 비위 혐의가 계속해서 밝혀지자 YG엔터테인먼트는 그와의 전속계약을 끝내고 빅뱅에서도 탈퇴시켰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YG엔터테인먼트는 양현석 프로듀서가 실소유주로 알려진 클럽 ‘러브시그널’의 탈세 의혹을 받는 상황까지 왔다.
주가는 요동쳤다. 지난달 25일 8천638억 원이었던 YG엔터테인먼트의 시총은 이달 21일 6천428억 원으로 급락했다. 2천200억 원이 증발된 것. 회사로서는 큰 타격이었고, 주주들에게도 큰 타격이 됐다. 와중에 YG엔터테인먼트는 22일 제21기 정기주주총회를 열었다. 이날의 주요안건은 양현석 프로듀서의 동생 양민석 대표이사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
2천200억 원이 증발됐지만 이날의 주총은 차분한 분위기로 진행됐다. 오전 9시 30분 시작 후 15분 만인 9시 45분 끝이 났다. 양민석 대표이사는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 주총이 시작되기 전 취재진을 만난 양민석 대표는 최근 일련의 논란에 대해 “본 사안에 대해 매우 엄중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관계기관에서 진행되는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YG엔터테인먼트가 국세청 특별세무조사를 받는 것과 관련해서는 “조사를 하고 있는 사안이라 추가적인 말씀을 드리기가 힘들다”고 해명했고, “주주들의 이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향후 계획된 일정을 통해 주주 가치가 높아지도록 노력하겠다”는 말만 남길 뿐이었다. 가시밭길 속에서 계속해 위기를 맞고 있는 YG엔터테인먼트. 위기는 기회가 될 수 있을까. 이 말을 남긴 승리가 이제 YG엔터테인먼트의 소속이 아니다라는 사실만 명확할 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