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MA

[팝인터뷰①]'악질경찰' 이정범 감독 "진정성·재미 사이 자기검열 계속했죠"

입력 2019-04-01 17:5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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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범 감독/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이정범 감독/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헤럴드POP=이미지 기자] “기획부터 지금까지 매일 기도의 연속이었다” 영화 ‘아저씨’를 통해 한국 영화계에 액션 장르로 한 획을 그은 바 있는 이정범 감독이 세월호 참사 소재를 상업 영화에 녹여내는 과감한 도전을 했다. 바로 신작 ‘악질경찰’을 통해서다. 이러한 도전은 단원고를 방문했다 참혹한 모습에 깊어진 미안한 마음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최근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헤럴드POP과의 인터뷰에서 이정범 감독은 ‘악질경찰’의 기획 단계부터 촬영, 개봉까지 매일 기도의 연속이었다고 털어놨다.

“어느 날 단원고 교실을 그냥 가고 싶었다. 300명 넘는 사람이 잘못됐다고 이야기하고 있는데, 실질적으로 고등학생이라는데서 온 충격이 컸다. 딸을 키우고 있기에 더 그랬던 것 같다. 그렇게 단원고에 자연스레 들어가게 됐는데 크게 놀랐던 기억이 있다. 내가 예상했던 충격보다 훨씬 더 크게 받았다.”

그렇다고 해서 그 당시부터 세월호 참사를 모티브로 영화화해야겠다 생각한 건 아니었다. 세월호 이야기는 전혀 없는 정통적 액션 영화 연출 제안이 왔는데, 안산에 있는 형사가 있었단다. 시나리오 속 드라마에는 관심이 생기지 않았고, 주인공인 안산 형사에서 출발해 조사를 해가면서 ‘악질경찰’ 시나리오가 만들어지게 됐다.

“어떤 영화를 할까 고민하던 도중 시나리오가 하나 들어왔다. 완전한 액션 영화였다. 하나 특이한 게 있다면 안산에 있는 형사가 중국에서 온 형사와 범죄를 소탕하는 내용이었다. 그 드라마에는 아무 관심이 없었다. 안산 형사에서 착안해 세월호 이야기를 어떻게 할 수 있을지 시나리오를 다시 쓰기 시작했다. 유가족이 집필한 책들을 보기도, 안산에 근무하는 형사님들을 취재하면서 점점 디테일을 보강시켰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를 소재로 삼았다는 이유만으로도 많은 이들이 따가운 눈총을 보냈다. 시기상조라거나 피로도가 쌓인다는 지적과 함께 말이다.

“욕을 먹을 걸 뻔히 아니 되게 두려웠다. 그럼에도 세월호 사건은 아직 현재진행형이지 않나. 아무 것도 해결된 게 없는데 시기상조라거나 그만하라는 저의를 모르겠다. 정치 프레임을 씌워 이용하는 것 역시 이해 못하겠다. 내가 상업 영화 감독이다 보니 이 범주 안에서 최대한 상처 안 되게 영화화 위해 고민했던 결과물이 ‘악질경찰’이다.”

이어 “스트레이트하게 다루지 그랬냐는 지적이 있는 것도 안다. 지금 진위가 밝혀진 게 없는데 그건 위험한 생각이지 않나. 오히려 이 팩트들은 뒤로 하고 내가 당시 봤던 충격과 분노들을 영화적으로 표현하는 거에 집중하자 싶었다. 그러면서 범죄 장르에 세월호 소재를 녹인 혼합물이 나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정범 감독/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이정범 감독/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이처럼 이정범 감독은 세월호 참사 소재를 상업 영화에 가져옴으로써 진정성과 영화적 재미의 균형을 잘 맞추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시나리오 쓸 때부터 그리고 현장에서 촬영할 때도 그 비율에 민감했다. 영화적 재미를 위해 진정성이 훼손되면 어떡할지, 진정성도 좋지만 상업 영화인데 템포나 리듬감이 죽으면 어떡하나 자기검열을 계속했다. 우스갯소리로 개런티 두 배 받아야 한다고 했었는데, 그만큼 영화 두 편 찍는 것처럼 힘들었다.”

이정범 감독 자체도 상업 영화 감독이기에 ‘악질경찰’이 세월호 참사를 다뤘다는 이유로 외면 받을 수도 있다는 게 두려웠지만, 유가족들의 격려가 힘이 됐다면서 진심만큼은 훼손되지 않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내가 진짜 두려워했던 건 유가족들이었다. 시사회 끝나고 고마워해주셔서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관객들의 사랑받는 맛을 나 역시 안다. 그렇다고 평이 두려워 기준을 들이댔다면, 아예 못만들었을 것 같다. 불편하다는 반응을 예상하면서도, 유가족들이 힘내라고 말씀하시니 버팀목이 됐다. 5년 만에 결과물을 내놓게 돼 감개무량할 뿐이다. 어떤 감정으로 찍었는지 알아주시면 감사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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