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천윤혜기자]'녹두꽃'이 동학농민운동 125주년을 기념해 민중 중심의 명품 사극을 만들어낸다.
17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SBS 컨퍼런스룸에서 SBS 새 금토드라마 '녹두꽃'(극본 정현민, 연출 신경수) 기자간담회가 열려 연출을 맡은 신경수PD가 참석해 드라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녹두꽃'은 1894년 동학농민운동의 역사 속에서 농민군과 토벌대로 갈라져 싸워야 했던 이복형제의 파란만장한 휴먼스토리를 그린 드라마. 조정석, 윤시윤, 한예리 등이 출연해 사극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녹두꽃'의 연출을 맡은 신경수PD는 '뿌리깊은 나무'와 '육룡이 나르샤' 등을 연출하며 선 굵은 SBS표 사극을 만들어낸 바 있다. 뿐만 아니라 정현민 작가는 드라마 '정도전'을 통해 믿고 보는 작가로 등극한 인물. 때문에 사극계의 일인자들이 한데 모여 그리는 '녹두꽃'에 대한 작품성은 의문의 여지조차 없는 게 사실이다.
연출을 맡은 신경수PD는 "작년부터 작가님과 기획해 촬영을 시작했다. '녹두꽃'은 동학농민혁명 125주년을 기념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시작된 대한민국의 정신이 대한민국을 여는 중요한 굵직한 역사적 흐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역사적인 배경도 중요하겠지만 2019년 대한민국에서 젊은이들이 겪고 있는 분노나 좌절, 그걸 딛고 일어날 수 있는 희망에 대한 이야기를 어떻게 하면 그려볼 수 있을까 고민을 했다"며 "때마침 회의 중 1894년 동학혁명이 일어났던 해의 형제의 이야기를 찾게 됐다. 굵직한 역사 배경은 배경이고 저희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형제와 가족과 젊은이들의 사랑과 희망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선대의 젊은이들이 겪었던 고군분투와 좌절, 도약에 대한 이야기가 지금 이 시대의 우리들에게 울림과 희망을 던져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드라마를 만들게 됐다"고 드라마의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신경수PD는 '녹두꽃'에서 주연을 맡은 세 배우들에 대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세 주인공 배우분들이 현장에서 좌절을 겪고 있는 제게 희망과 힘이 되어주고 있다"고 말문을 연 뒤 "조정석 배우는 너무나 큰 스타인데 스타같지 않고 소탈하고 소박하다. 너무 웃기고 고생하는 스태프들과 다른 배우들에게 언제나 에너자이저 같다. 항상 밝은 얼굴로 나와 힘이 되어주고 있다. 특히 어린 배우들에게도 시간이 날 때마다 연기 호흡을 맞춰주면서 이끌어줘 맏형 같은 역할을 해주고 있다. 저도 기분이 좋더라"고 극찬했다.
신PD는 이어 "윤시윤 배우는 이번 작품을 하면서 깜짝 놀랐다. 너무 철두철미하고 성실하게 현장에 나와 준비를 해주는데 지금껏 백지 상태인데 윤 배우 대본을 보면 새까맣게 이런 저런 메모와 대안이 나와있더라. 모든 지점에서 완벽하게 준비를 해온다. 윤시윤 배우의 성실하고 모범적인 청년의 모습을 봐오셨을 텐데 이번 드라마를 통해 반전, 대 변신을 기대하셔도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예리에 대한 극찬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육룡이 나르샤'로 남을 줄 알았는데 이번에 길게 남을 것 같다. 전작에서 무사여서 액션신이 많아서 이 배우와 깊이 있는 드라마를 하고 싶다는 갈증이 있었다. 이번에 함께 하게 돼 만족한다. 드라마에 깊이감을 주는 내적인 연기를 잘 보여준다. 자칫 남성 위주, 역사, 액션 위주의 드라마라 생각하실 수 있는데 우리 드라마를 윤택 있게 만들어줄 걸로 생각한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신PD는 "최무성 배우가 연기하는 전봉준이 어떻게 다가갈지 기대해주셨으면 좋겠다. 역사에 매몰되지 않는 꿈틀대는 전봉준을 보실 수 있을 거다"며 최무성이 그리는 전봉준에 대한 설명도 덧붙였다.
그는 "전봉준을 중심으로 만들어야지 생각을 했었는데 쉽지 않더라. 역사와 전봉준이 주는 아우라를 드라마로 풀어내기가 어려웠었고 전봉준에 얽매이다보면 드라마가 아닌 역사드라마처럼 흘러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주인공을 전봉준에서 다른 인물들로 바꿨다"며 "또 개인의 이야기가 아닌 그 당시의 보통 사람들, 평범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싶었다. 편협해지는 것을 막고 싶었다.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는 전봉준을 뒤편으로 두고 하려는 인물들을 앞에 내세우자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전봉준을 주인공으로 내세우지 않게 된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신경수PD는 동학농민운동 당시의 이야기를 풀기 위해 철저하게 고증을 거치고 있다고. 그는 "고려 말 조선 초라 창작의 여지가 컸는데 지금 다루는 시대는 100년이 조금 넘어가는 시절의 이야기다. 솔직히 말해서 그 당대를 구현하는 게 쉽지는 않았다. 다행히도 작가님이 굉장히 꼼꼼하시다. 방대하면서도 치밀한 사료 연구를 통해 대본을 주고 계시고 저희도 되도록이면 어긋나지 않게끔 고증과 재현에 기울이고 있다. 다만 동학농민운동에 대한 기록이 거의 남아있지 않더라. 그런 기록 자체도 윤색이 많다. 사료들 사이에서 객관적이고 안전한 작업을 거쳐 고증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PD는 이어 "사극과 시대극의 사이에 놓여있다. 굉장히 많은 변화가 일어나는 시기인데 드라마의 미술을 사극으로 가져갈지 시대극으로 가져갈지 많은 고민이 있었다. 치열한 고민 끝에 나온 결과물이라고 너그럽게 봐주시기를 바란다. 또 서울의 이야기가 아니다. 시대와 지방에 따라 고증이 편차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지켜봐주시면 고마우실 것 같다"고 덧붙여 눈길을 모았다.
'녹두꽃'은 '열혈사제'의 바통을 이어 받아 금토드라마 두 번째 주자로 나선다. '열혈사제'가 마지막 주 방송을 앞두고 있지만 신드롬급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을 감안한다면 다음 타자인 '녹두꽃' 역시 그 부담을 그대로 안고 갈 수 있을 터.
신PD는 이에 대해 "'열혈사제'가 마지막까지 잘 될 것 같아 좋다. 좋기는 좋은데 내가 안 되면 어떻게 하나 부담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이율배반적이다. 저희 프로그램에게는 너무 행운이다. '열혈사제'가 길을 잘 열어줘서 잘 이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솔직하게 설명했다.
그는 또한 사극이기에 더욱 지키기 힘든 근로 시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지방 촬영이 많다. 산중으로도 들어가야 하고 이동시간이 근로 시간에 포함되기 때문에 괴롭다. 하지만 제작진들과 이야기들을 미리 나눴었다. 촬영 중에 다시 얘기를 나눠 합리적인지 이야기했다. 근로시간 법이 개정되지 않았으면 한 팀이 촬영을 쭉 했을 텐데 B팀이 4월 초부터 함께 움직이기 시작했다"며 "시간을 넘어가는 주차는 솔직히 있다. 다만 그런 경우에는 다음 주에 여유를 둔다. 현재 시스템에서는 사실 너무 힘든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뛰어주시는 스태프들에게 고맙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고백해 눈길을 끌기도.
신PD는 마지막으로 "굵직하고 무겁고 역사적인 의미가 충만한 드라마로 생각하실 텐데 그런 배경 안 형제와 남녀의 사랑, 우애에 대한 이야기에 집중해주시면 더 좋을 것 같다. 매회 웃음이 빵빵 터지지 않을까 싶다. 눈물도 함께 하는 드라마가 될 것 같다. 많은 시청 부탁드린다"고 인사했다. 올해는 '동학농민운동이 일어난지 125주년이 되는 해. 격동의 시기 속 민초들의 저항 정신이 요즘 시대에서 어떻게 해석될 수 있을지 '녹두꽃'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녹두꽃'의 첫 방송이 더욱 의미 있게 느껴지는 이유다.
한편 SBS 새 금토드라마 '녹두꽃'은 '열혈사제' 후속으로 오는 26일 금요일 오후 10시에 첫 방송된다.
사진=SBS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