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미지 기자] “아동학대 전반적 문제 담아..관심 가져줬음 좋겠다” 칠곡 아동학대 사건을 모티브로 아동학대 문제의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의미 있는 영화 ‘어린 의뢰인’에서 배우 유선이 악역인 계모로 분해 섬뜩함을 자아내며 차마 아파서 대면하지 못한 우리 모두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게 만든다.
최근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헤럴드POP과의 인터뷰에서 유선은 아동학대예방 홍보대사 활동 경험이 있어 ‘어린 의뢰인’의 기획 의도가 반가운 마음에 출연을 바로 결정했지만, 목표와는 반대 지점에 있는 캐릭터를 표현하는 게 쉽지만은 않았다고 털어놨다. 또 관객들이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공감을 해주길 바란다는 바람을 표했다.
“내 캐릭터의 캐스팅에 있어서 난항을 겪었는지 사실 몰랐다. 실제 아이를 키우면서 보호받지 못하고 방치된 아이들에 대한 안타까움이 있었고, 아동학대예방 홍보대사로 활동했기에 ‘어린 의뢰인’ 같은 영화가 만들어진다는 게 반가웠다. 이왕이면 정의로운 역할이면 좋았겠지만, 이 영화 안에 내 역할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다음날 바로 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유선은 극중 진실을 숨기고 있는 두 얼굴의 엄마 ‘지숙’ 역을 맡았다. ‘지숙’은 의붓자녀의 젓가락질을 제대로 하지 못해 식탁에 반찬을 흘리는 것부터 장난을 치며 웃는 소리조차 참지 못하는 인물이다. 유선은 실제 딸을 키우고 있는 엄마로서 아이들에게 감정 몰입이 더 되면서 캐릭터 구축이 쉽지 않았단다.
“영화에 참여하게 된 목적과는 상반되는 역할이라 쉽지는 않았다. 하지만 내 역할로 관객들이 광분하고, 주먹 쥐게 만들고, 울분 터져 나오게 해야 하지 않나. 그래야 ‘어린 의뢰인’의 울림을 전할 수 있으니 책임감이 컸다. 감당해야 할 내 몫이었는데 시나리오를 분석하고, 캐릭터를 이해해나가는 과정에서 실제 엄마로서 상황에 처해있는 아이들이 보였다. 마음이 아파 순간적으로 하기 싫어 시나리오를 덮은 적도 있다.”
이어 “어떡하면 접근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지숙’은 가장 연약한 존재를 상대로 왜 이런 끔찍한 일을 저지르나 싶었다. 시나리오를 토대로 분노조절장애가 있어 자신의 감정을 컨트롤하지 못하는 인물로 초점을 맞추고 여러 자료를 찾아봤다. 근원은 가정환경이더라. ‘지숙’은 마지막 장면에서도 엄마라는 존재를 전혀 느끼지 못한 인물임을 알 수 있다. 그런 접근으로 ‘지숙’에게 다가갔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어린 의뢰인’이 아동학대를 소재로 삼았지만, 자극적인 장면은 최대한 지양했다. 2차 가해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대신 영화 속 ‘지숙’(유선)이 머리를 묶는 모습으로 긴장감을 조성한다. 하지만 연기하는 배우의 입장에서는 아동학대 장면을 찍는다는 건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머리를 묶는 설정은 사전에 정해져있었다. 머리를 묶고 아이들을 가하는 행동을 보여주면, 머리만 묶어도 뒤에 어떤 일이 일어나게 연상하지 않나. 자극적인 걸 최소화할 수 있는 장치였다. 아동학대의 현실을 보여주되, 관객들이 너무 불편하지 않은 선에서 전달해야 하니 그런 고민들을 많이 했다. 아동학대 장면들을 찍는 날에는 촬영장 가는 발걸음이 무거웠다. 전날에는 잠이 안 왔다. 촬영일에는 아이들이 감정적으로 깊게 빠지지 않게 신경을 썼고, 촬영이 빨리 끝날 수 있도록 다 같이 집중했다.”
앞서 ‘어린 의뢰인’과 같은 소재의 ‘미쓰백’이 지난해 10월 개봉해 입소문이 이어지면서 팬덤을 형성한 바 있다.
“‘미쓰백’이 먼저 개봉하긴 했지만, ‘어린 의뢰인’도 감독님이 3년 동안 준비한 작품이다. 촬영 들어갈 때쯤 ‘미쓰백’이 개봉해 소재가 비슷하니 봤는데, 영화가 너무 좋더라. 잘 봤다. 우리 영화는 실화를 통해 아동학대에 대한 전반적 문제를 다룬다. 또 부모의 책임이 가장 크지만, 주변 묵인한 어른들의 책임도 짚어준다. 법의 한계도 꼬집지 않나. 아동학대의 전반적 문제를 녹여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아동학대 사건을 접했던 형사, 변호사님들이 우리 영화를 보고 그래도 많이 순화했다고 말씀하실 정도로 실제 아동학대 문제는 입에 담을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다. 나도 끔찍해서 회피했던 사람 중 하나인데 홍보대사가 되면서 가깝게 접하게 됐고 충격을 받았다. ‘어린 의뢰인’은 아동학대 실화를 모티브로 현실을 제대로 보여주고 문제를 제기한다. 여전히 무관심한 분들이 많은데 공감하고, 되돌아볼 수 있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