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미지 기자] “경험해보지 못한 뜨거운 관심, 감사할 뿐”
영화 ‘PMC: 더 벙커’, ‘악질경찰’ 등을 통해 충무로에서 열일을 이어가고 있던 배우 이선균이 신작 ‘기생충’을 통해 봉준호 감독 그리고 롤모델 송강호와 처음으로 손을 잡고 스크린에 컴백했다. 이에 그는 신인시절로 돌아간 마냥 공식 석상에서 들뜬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헤럴드POP과의 인터뷰에서 이선균은 ‘기생충’의 제72회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부터 국내 흥행까지 실감이 안 난다면서 너무 감사할 뿐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봉준호 감독님 뵙기 전 ‘악질경찰’ 때 스태프가 봉준호 감독님이 내게 관심을 갖고 있다는 언질을 주더라. 그래서 바람 넣지 말라고 했다. 이후 봉준호 감독님과 만났고, 감독님이 ‘기생충’에 대해 설명을 해주시는데 뭐든 하겠다고 말했다. 설레기도, 긴장되기도 했다. 너무 기분 좋아 빨리 취했다.”
이어 “늘 가장 좋아하는 영화로 ‘살인의 추억’을 꼽았었다. 교과서 같은 영화이지 않나. 저런 작품 출연하고 싶다는 동경이 있었는데, 현실이 된 거니 너무 행복했다. ‘악질경찰’ 때 찍은 화보 속 살 빠진 내 얼굴이 피곤하고 예민해보였던 게 아닌가 싶다. 그런 피곤함과 예민함을 원하셨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선균은 극중 글로벌 IT기업의 CEO ‘박사장’ 역을 맡았다. ‘박사장’은 일이 바빠 가정의 대소사는 아내에게 일임하고 있지만, 고용인들에게 언제나 친절한 매너를 잃지 않는 인물이다. 더욱이 이선균은 드라마 ‘나의 아저씨’ 이후 ‘기생충’ 촬영에 들어간 가운데 두 캐릭터가 워낙 달라 스스로도 이질감이 있었단다. 하지만 이선균은 봉준호 감독만 믿었다.
“6개월 동안 ‘박동훈’으로 있다 보니 약간 이질감이 있었다.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은 것 같다고 할까. 내게 맞는 옷인지 부담감이 있었지만, 감독님에게 계획이 다 있으시니 믿었다. ‘박사장’의 키워드는 선, 냄새라는 보이지 않는 것들이지 않나. IT 회사 사장으로 그동안 갑질하는 재벌과는 다르게 직원들과 소통 잘하고, 가정적이라는 걸 보여주려는 강박이 있다. 하지만 결국에는 천박함, 치졸함이 있는 게 연기 포인트였다.”
그러면서 “어떤 사건에 같이 있는 인물은 아니라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캐릭터였는데 감독님께서 잘 만들어놓으셨다. 콘티에서부터 캐릭터의 모든 게 설명이 된다고 할까. 다만 영화가 너무 좋으니 수동적으로 따라간 것 같아 ‘조금 더 고민하고, 치열하게 해볼 걸’이라고 자기반성을 하게 된다”고 털어놨다.
특히 ‘기생충’은 제72회 칸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품에 안으면서 개봉 전부터 폭발적인 관심을 이끌어내더니 개봉 5일 만에 손익분기점인 370만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내가 경험해보지 못한 관심이라 감사하다. 내 일 같지가 않다고 할까. 우리 예상보다 칸 영향이 많이 큰 것 같다. 많은 분들이 경사라고 생각하시면서 축하해주시고, 또 그런 힘이 흥행으로 연결되는 것 같다. 실감은 안 나지만, 너무 행복하고 뿌듯하기도 하다.”
“‘기생충’은 봉준호 감독님처럼 하나로 규정지을 수 없는, 어느 관점으로 보느냐 따라 다른 희한한 영화다. 재밌고, 통찰력 있고, 세련돼 빠져들게 되는 매력이 있다고 할까. 웃다가 먹먹하고, 진지하지 않은데 큰 울림이 있다. 시나리오 읽거나 촬영할 때는 그냥 넘어갔던 게 완성본을 보니 의미가 와 닿으면서 쾌감이 있더라. N차 관람이 이어지고 있다고 들었는데 되게 좋은 것 같다. 나 역시 또 보고 싶다. (웃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