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천윤혜기자]배우 하재숙이 내면보다 외적인 부분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사회에 일침을 가했다.
지난 24일 하재숙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퍼퓸' 종영 소감과 함께 외모로 인해 받는 악플에 대한 자신의 소신을 전했다.
그는 "평생을 뚱뚱하게 살아왔고 현재도 개미허리를 만나려면 다시 태어나는 게 빠를 것 같은 삶을 살아가면서. 뜨겁게 느끼고 느낀 바를 '재희'를 통해 잠깐이라도 하소연해 볼 수 있었던 시간을 추억해 보고자 한다. '재희'는 찬란했던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기적의 향수라도 득템했지만 모태통통족으로 반평생 살아온 나는 향수를 손에 쥐어줘도 돌아갈 수 있는 화려한 과거의 모습이 없다는 사실에 통탄을 금할 길이 없다"고 밝혔다.
하재숙은 "실시간 댓글을 보면서 낄낄대는 재미로 살다가 한 번씩 심장이 서늘해지는 악플을 발견하곤 혼잣말로 시원하게 욕지거리를 해줬는데 오늘 한번 큰 소리로 외쳐 보련다. '뚱뚱한 걸 미화하지 말라고?' 애초에 아름답게 봐 줄 맘이 0.00001%도 없으면서 그놈의 '미화(美化)'가 되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냐"라고 반문하며 "뚱뚱한 자체를 아름답게 봐달라고 얘기한 적은 결단코 없다. 날카로운 칼날 같은 '외모의잣대'로 냉정하게 평가당하는 직업을 갖고 살아가고 있는데 나라고 내가 한심하고 답답한 날이 없었을까. 그저 날씬해지는 것이 자기관리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게 서글펐을 뿐. 배우일에 도움이 될까 싶어서 엄청나게 독서를 했고 악기를 배웠고 춤을 배웠고 운동도 참 열심히 했는데 결국 나는 자기관리를 전혀 하지 않은 한심하고 게으른 사람이 되는 순간들과 마주하면 감기약 세 봉지를 물 없이 삼킨 듯한 씁쓸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괴로움을 호소했다.
그러면서 "이쯤 되면 들리는 얘기. '다~너의 건강을 생각해서 하는 말이야' 주접떨지 마! 내 건강 내가 챙긴다! 그런 말은 다이어트 곤약 젤리라도 한 봉지 손에 쥐여주면서 해야 하는 말이다"라며 "완벽한 엄마로. 훌륭한 주부로. 다정한 아빠로. 한 사람의 인간으로 각자의 삶을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이들을 그놈의 '살'때문에 '외모'때문에 그들의 인생에 대한 노력까지 폄하하지 말아달라는 얘기다"고 말했다.
또한 "도대체 '여 배우답다'라는 게 뭔지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 배우로 살아가는 내 모습도 너무 사랑하기에. 개미허리는 못 될지언정 뭔가는 노력하고 배우고 도전하며 살아갈 것이고. 배역에 필요하다면 기꺼이 다이어트에도 또다시 목숨 걸고 달려보겠지. 그저 오늘 하루도 열심히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모습을 조금만 예쁘게 봐주십사 그리고 어떤 모습이든 묵묵히 살아가는 나를 사랑해 주자"라며 "이 세상의 모든재희야! 너 정말 열심히 잘 살아왔다. 세상? 그거 못 바꾼다! 그냥 네가 바뀌어라! 네가 바뀌면 언젠가 세상도 바뀌지 않겠니? 당당하게 살아가라! 네가 제일 이쁘다! 네가 그 누구보다 제일 소중하다"며 세상의 모든 재희들에게 마지막 조언을 건넸다.
우리 사회에서 여배우에게 외적인 조건들은 연기력보다 더 중시되고 때로는 강요되고 있다. 하재숙은 대한민국의 여배우로서 살아가는 이런 현실에 대해 꼬집으며 자신의 소신을 솔직하게 전했다. 이 글을 본 많은 네티즌들은 하재숙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가득 보내고 있다. 본인의 가치관을 솔직하게 전하는 것 자체에도 엄청난 용기가 필요했을 것. 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출연작인 '퍼퓸'과 맞물리며 단단한 내공으로 소신을 드러냈다.
배우로서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하재숙의 이와 같은 행보. 그녀의 바람처럼 외모가 아닌 내면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사회가 오기를 바라는 목소리가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