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박서현기자] 원로배우 윤정희의 안타까운 알츠하이머 투병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민들의 응원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0일 윤정희의 알츠하이머 투병 소식이 알려졌다. 남편인 피아니스트 백건우 씨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이를 직접 알린 것.
윤정희의 투병이 시작된 것은 약 10년 전 쯤이었다. 가족 외에 이를 알리지 않고 홀로 아내를 돌봐온 백건우는 올해 초 귀국해 편히 요양할 만한 장소를 찾았지만 얼굴이 알려진 배우였기 때문에 쉽지 않았다고. 지금은 파리 근교의 딸 집에서 요양 중이다.
윤정희는 기억을 잃어가면서도 '촬영 시간이 언제냐'고 묻는 등 영화에 대한 열정을 잃지 않았다. 가족들은 윤정희가 영화를 통해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은 사실을 잊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언론을 통해 알리게 됐다고.
백건우에 따르면 윤정희는 "세계 각지로 연주 여행을 함께 다니면 환경이 계속 바뀌니까 겉잡지를 못했다. 여기가 뉴욕인지 파리인지 서울인지, 또한 '30분 뒤 음악회가 시작한다'하면 '알았다' 하고 또 잊어버린다"며 "무대에 올라가기까지 한 100번은 같은 질문을 반복하는 식"으로 심각한 증세를 보였다.
딸 진희 씨는 "엄마는 본인의 기억력에 문제가 있다는 건 알지만 병이라고는 인정하지 않으시는 상황"이라며 "나를 못 알아볼 때 정말 힘들었다. 내가 '엄마'하면 '나를 왜 엄마라고 부르냐'고 하시더라. 5월부터 요양을 시작했는데 이제 많이 편해지셨다"고 밝혔다.
60년대 여배우 트로이카로 불리며 문희, 남정희와 함께 최고의 인기를 얻었던 윤정희는 지난 2010년 이창동 감독의 '시'를 마지막으로 영화계를 잠시 떠났다. '시'는 알츠하이머를 앓고 중학생 외손자와 함께 살아가며 시를 쓰는 할머니 미자의 이야기. 특히 '시'에서 윤정희가 맡은 역할이 똑같이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는 역이었다는 점에서 안타까움을 더한다.
윤정희의 투병 소식을 접한 대중들은 응원과 격려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다시 웃는 얼굴로 만날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라본다.
한편 윤정희는 1967년 '청춘극장'으로 데뷔. 300여 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1974년 영화 공부를 위해 프랑스 파리에서 유학생활을 한 윤정희는 그곳에서 만난 백건우 씨와 1976년 결혼했다.

